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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밥 되는데”…밥 대신 간편한 ‘건강 식사빵’ 본격 경쟁

곡산 2025. 4. 23. 07:27
“이거 밥 되는데”…밥 대신 간편한 ‘건강 식사빵’ 본격 경쟁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5.04.22 07:55

식빵·베이글 등 작년 1600억 규모
뚜레쥬르, 찹쌀식빵 등 건강 겨냥 제품 다양화
파리바게뜨 ‘파란라벨’ 한 달 만에 120만 개 팔려
풀무원, 특별한 레시피로 ‘저당 베이글’ 3종 출시
편의점도 CJ와 제휴 냉장빵·조리빵 등 선봬

밥 대신 먹을 수 있는 ‘식사빵’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 제품들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저속노화, 즐거운 건강 관리를 뜻하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건강에 방점을 둔 식사빵 제품이다. 밥을 주식으로 먹는 국내 특성상 빵은 그간 디저트나 간식 등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젊은 소비자 사이 간편하고 가벼운 식사를 찾는 스내킹(Snacking) 트렌드가 자리 잡으며 판도가 바뀌고 있다.

 
밥 대신 먹을 수 있는 ‘식사빵’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에 신세계푸드, SPC, 풀무원 등 식품기업들에 이어 편의점들도 최근 출사표를 던졌다.

업계에 따르면 약 7000억~1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전체 양산빵 시장 내에서 식빵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베이글 시장이 최근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식사빵류로 분류되는 플레인형 양산빵(식빵, 베이글 등)의 국내 시장 규모가 지난 2018년 약 796억 원에서 작년 약 1598억 원으로 2배가량 늘었다고 밝히기도.

이에 신세계푸드, SPC에 이어 풀무원도 최근 출사표를 던졌다. 신제품들의 핵심 콘셉트는 ‘건강’으로, 헬스앤웰니스, 저속노화 등 건강 관리 트렌드를 겨냥한 것들이 주력이다.

 

풀무원식품은 최근 ‘풀무원 저당 베이글’ 3종을 출시했다. 저당 베이글은 100g당 당류 함량을 5g 미만으로 설계, 대체당인 알룰로스를 사용해 저당을 구현하면서도 풀무원만의 특별한 레시피로 맛과 풍미를 살렸다. 또한 반죽에 풀무원 순두부 원물을 더하고 제빵 기법 중 하나인 탕종을 적용해 속까지 촉촉하고 쫄깃한 식감을 완성했다. 풀무원은 이 제품을 ‘자사 식사빵 1호’라고 설명하며 관련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풀무원 관계자는 “한 끼를 합리적인 가격에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는 식사 대용 빵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시장 흐름을 반영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식사빵을 중심으로 건강한 식사 옵션을 제공해 소비자 만족도를 끌어올리고 시장 내 입지를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커리나 카페들도 ‘카페 밀(Cafe Meal)’ 트렌드를 반영한 식사빵 제품이나 메뉴 개발에 힘쓰고 있다. SPC 파리바게뜨는 지난 2월 말 건강빵 브랜드 ‘파란라벨’을 론칭하며 건강 식사빵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파란라벨의 빵은 SPC식품생명공학연구소와 핀란드 헬싱키 대학교가 지난 4년여 간 연구 끝에 개발한 통곡물 발효종 ‘SPC×헬싱키 사워도우’와 ‘멀티그레인(통곡물) 사워도우’를 쓰는 것이 특징. 이를 통해 기존 빵 대비 식이섬유·단백질 등 영양분 함량이 풍부하고, 기호성과 식감이 보완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파리바게뜨는 현재 전국 3400여 개 매장에서 노르딕 베이커리 4종, 식빵 3종, 모닝롤 2종, 샌드위치 4종 등 총 13종의 파란라벨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출시 한 달 만에 120만개가 팔릴 만큼 입소문을 타 향후 쿠키, 케이크, 선물 제품까지 관련 라인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국내 시장 안착에 성공할 경우 수출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CJ푸드빌 뚜레쥬르도 건강빵 종류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흑미로운 찹쌀식빵’을 새롭게 선보였다. SPC삼립 역시 작년 5월 선보인 건강빵 브랜드 ‘프로젝트:H’ 신제품 4종을 최근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장했다.

 

신세계푸드는 이마트 매장에 입점한 베이커리 브랜드 ‘E베이커리’를 통해 작년 10월부터 유산균 쌀빵을 표방하는 ‘건강 식사 빵’ 시리즈를 판매하고 있다. ‘건강 식사 빵’ 시리즈는 출시 후 월평균 판매량이 12% 증가하며 지난 2월 누적 판매량 70만개를 돌파했고, 해당 매장에서 모닝롤·식빵·크라상·베이글 등 전체 식사대용 빵류 판매량은 올해 1~2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전년도 상위권에 올랐던 찰깨빵, 앙금슈크림빵, 소시지빵 등 디저트 및 간식용 빵류의 판매 순위는 하락했다.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에서 베이커리 상품의 수요가 증가하자 편의점 업계도 관련 상품 구색을 늘리고 있다. 특히 세븐일레븐은 편의점 베이커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올해 식사빵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세븐일레븐의 베이커리 매출은 올해(1월 1일~4월 7일)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으며, 작년의 경우 20%, 2023년 30%로 매해 증가세를 보여오고 있다.

 

세븐일레븐이 첫 번째로 선보인 식사빵 시리즈 상품은 ‘세븐셀렉트 버터스노우롤’이다. 모닝빵 4개가 들어 있으며, 빵 내부에는 뉴질랜드산 버터와 국내산 사양벌꿀을 첨가해 모닝빵에 버터를 따로 발라먹을 필요 없이 한번에 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 취식의 간편성을 높였다. 16일부터는 식사빵으로 인기가 높은 베이글 2종도 출시했다. 베이글에 크림치즈가 발라져 있어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이용 가능하다. 쫄깃하고 담백한 베이글 빵의 맛을 구현했으며, 13g으로 단백질 함량을 높인 건강 빵으로 선보인다. 크림치즈에도 대체당을 사용해 당 함량을 22% 줄였다.

 

세븐일레븐은 앞으로도 모닝빵, 베이글, 소시지빵, 옥수수빵 등 달지 않고 식사로 즐길 수 있을 정도의 포만감을 제공하면서 영양적인 측면까지 고려한 베이커리류들로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편의점 CU와 GS25도 CJ제일제당의 대표 브랜드들과 손잡고 식사대용 빵 제품을 선보였다. CU는 CJ제일제당의 대표 브랜드인 비비고, 햇반, 백설, 맛밤을 활용한 프리미엄 냉장빵 4종을 공동 기획해 선보였고, GS25는 맥스봉, 고메를 활용한 조리빵을 선보였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식사빵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서구식 식문화 확산,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간편식 선호가 주요 동력이다. 특히 건강 트렌드에 맞춰 통곡물, 저당 등 기능성 제품과 냉동 베이글과 같이 편의성을 높인 제품의 성장이 두드러질 것”이라며 “식빵 시장은 성숙 단계이나 베이글 등 새로운 카테고리가 성장을 견인하며 향후 프리미엄화, 제품 다양화, 유통 채널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