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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식품시장이 주목하는 ‘라이트밀’ 열풍

곡산 2025. 1. 11. 06:14
중국 식품시장이 주목하는 ‘라이트밀’ 열풍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5.01.10 10:52

건강·외모 관리 옌즈경제 영향…10조 원 규모
재료 본연의 영양·맛에 저지방·저칼로리·저당의 고섬유질 식품
프랜차이즈 확장 가속…싸예라이트밀 50개 도시에 매장 300여 개
닭가슴살 밀키트에 뜨거운 액체 샐러드 인기…‘헤이티’ 브랜드 유행
열량 적고 포만감 주는 곤약 젤리 주목…채소 가공식품 두 자릿수 증가
 

건강과 비만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중국에서 라이트밀(Light-meal) 열풍이 불고 있다. 또한 곤약 간식, 액체 샐러드, 밀키트 등 다양한 형태가 개발돼 수요에 대응하며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코트라 베이징무역관에 따르면, 최근 중국 사회의 전반적인 발전과 더불어 건강관리의 중시, 외모 중심의 소비 활동에 따른 경제효과를 뜻하는 옌즈경제의 열기가 지속적으로 뜨거워지면서 많은 소비자가 신체 강화 및 체중 감량 수단으로 식단 관리를 우선순위에 놓고 있다. 이에 '칭쓰(가벼운 식사)'로 불리는 라이트밀 소비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라이트밀은 간단한 조리법을 통해 재료 본연의 영양과 맛을 유지한 가벼운 음식으로, 저지방과 저칼로리, 저당 등 특징을 갖춘 고섬유질 식품을 의미한다. 중국에서 라이트밀이 주목받는 데는 현재 많은 현지인이 주요 건강 문제로 ‘비만’을 꼽고 있기 때문이다.

웨이러뎬에서 실시한 중국인들의 건강 문제에 관한 관심 조사에 따르면, 비만에 관한 관심이 86.63%로 가장 높다. 이어 삼고(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와 우울증이 각각 84.87%와 84.68%로 뒤를 이었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체중 관리에 관한 관심이 높은데, 이는 라이트밀 소비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라이트밀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으며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라이트밀 시장 규모는 2019년 이후 꾸준히 성장해 2023년에는 1760억 위안에 달했다. 2024년 1분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31% 증가한 613억 위안을 기록하며 건강한 식단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과 함께 라이트밀 시장의 지속적인 확장을 보여주고 있다.

 

 

자료: 즈옌잔산업연구원

라이트밀의 인기는 중국 소셜 플랫폼에서도 엿볼 수 있다. 틱톡에서는 라이트밀 관련 검색어가 태그된 영상이 84억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학생과 헬스인, 직장인, 집콕러 등 다양한 유저층의 소통이 이뤄지면서 라이트밀 조리법과 라이트밀 음식점 추천 등 화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KFC의 라이트밀 전문 브랜드 KPRO도 주목할 만하다. KPRO의 주요 메뉴는 에너지 보울과 파니니, 또띠아롤, 와규 버거 등으로, 단백질과 탄수화물, 지방을 균형 있게 배합한 건강한 조리법으로 영양소를 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한 요구르트 셰이크, 탄산 커피, 제로 설탕 음료 등 저칼로리 음료도 함께 제공해 주식과 곁들여 섭취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온종일 포만감을 유지하면서도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시한다. KPRO는 신선하고 안전한 식자재를 활용해 도시의 젊은 층에 편리하면서도 맛있는 건강식을 제공하며 라이트밀 시장에서 차별화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한편, 중국 라이트밀 시장의 이러한 열기에 대해 무역관이 인터뷰한 현지 프랜차이즈 관계자도 “작년부터 라이트밀을 찾는 고객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업계 모두가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특히 점심시간에는 200개 이상의 배달 주문이 몰릴 정도다. 현재 업계는 중국인의 입맛과 식단에 맞춘 중국식 라이트밀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깨끗한 재료와 최소한의 조리법으로 최대의 영양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밝혔다.


급성장하는 라이트밀 프랜차이즈


라이트밀 관련 프랜차이즈 확장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중국 배달 서비스 플랫폼인 메이투안 배달에는 라이트밀 카테고리가 별도로 만들어져 주변의 라이트밀 전문 음식점을 한 번에 검색할 수 있게 했다. 요식업 산업 데이터 플랫폼인 짜이먼찬옌에 따르면, 현재 인기가 가장 높은 라이트밀 음식점 10곳은 모두 전국 체인점이 100개 이상에 달하며, 평균 판매가격은 29.24위안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싸예라이트밀은 상하이, 베이징, 항저우, 톈진 등 50개 이상의 도시에 체인점을 두고 있으며, 총 매장 수 300여 개에 달한다. 이 브랜드는 특히 상하이, 베이징, 선전 지역의 샐러드 음식점 매출 1위를 기록하며 영향력을 과시했다. 3위에 오른 차오넝루잔두이는 IFBB국제영양사연구팀이 개발한 식단으로 유명하며, 실제로 중국 내 많은 헬스클럽에 식품을 납품하고 있다. 또한 중식, 프랑스 음식, 이탈리아 음식, 일식 등 다국적 요리와 융합시킨 혁신적인 라이트밀 메뉴 개발에 앞장서고 있으며, 파니니, 메밀냉면, 저지방 스파게티 등 음식이 대표적이다.

인기 순위 7위에 오른 씨짠라이트밀도 주목할 만하다. 씨짠의 창업주는 "라이트밀이 채소만으로 구성된 음식이라는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쓰촨과 충칭처럼 평소 훠궈와 마라탕 같은 자극적인 음식을 즐겨 먹는 지역에서는 단순히 채소 위주의 식단을 제안하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씨짠은 이러한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샐러드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메뉴를 개발해 선택지를 넓혔다. 라이트밀을 선호하지만 배고픔이 걱정되는 소비자들을 위해 흑미와 잡곡을 포함한 주식을 제공하며 포만감을 높이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후 메밀면이나 채소 위주의 식단으로 점차 전환할 수 있는 단계적인 접근법을 도입해 건강한 식단 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주목받는 라이트밀 밀키트


중국인들의 라이트밀 사랑은 이커머스 플랫폼 징둥에서도 엿볼 수 있다. 현재 징둥에서 매출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밀키트 중에는 이하오농창과 아이셰이프, 루이쓰저 등의 비중이 높다.

이하오농창은 밀키트의 신선도를 보장하기 위해 매일 오전 8시 30분에 주문을 마감하며, 주문 순서에 따라 당일 배송을 진행한다. 매출 1위와 2위를 기록한 샐러드 제품도 이하오농창에서 출시됐으며, 각각 비닐 패키지와 용기 패키지 형태로 판매된다.

간질환 예방에 좋고 단백질이 풍부해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닭가슴살 제품도 주목받고 있다. 아이셰이프(iShape)는 바비큐, 훈제, 매운 후추 맛, 뉴올리언스, 시나몬 등 총 다섯 가지 맛의 샐러드용 닭가슴살을 출시했다.

루이쓰저의 샐러드 밀키트도 다양한 채소 구성으로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제품에는 양배추, 적상추, 루콜라, 방울토마토, 당근, 적환무 등 신선한 채소가 포함돼 있다. 루이쓰저 샐러드의 후기를 살펴보면, 한 팩당 가격이 5.1위안으로 가성비가 뛰어나 단골이 많다는 점이 특징으로 나타났다.


인기 뜨거운 '액체 샐러드'


액체 샐러드의 인기도 뜨겁다. 액체 샐러드는 다양한 과일과 채소로 즙을 내 만든 음료로, 과채주스에 비해 원료와 영양소가 더욱 풍부하며 칼로리는 낮아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음료로 주목받고 있다.

2024년 1월부터 4월까지 액체 샐러드의 월평균 매출액은 3000만 위안에 달하며 이후에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초기에는 호기심으로 시작된 소비가 곧 열기를 잃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맛과 기능이 업그레이드된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현재까지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중국 밀크티 브랜드 헤이티(HEYTEA)의 액체 샐러드도 중국에서 출시된 지 며칠 만에 160만 개에 달하는 매출량을 기록하며 큰 유행을 일으켰다. 화제를 모은 상품은 녹차 베이스에 케일, 사과, 레몬, 청포도, 치아시드를 혼합해 만든 액체 샐러드 '둬관셴티핑'이다. 치엔과데이터에 따르면, 둬관셴티핑은 출시 열흘 만에 샤오훙슈에서 관련 게시물이 432개, 조회 수 97만 회에 달했고, 해당 상품에 관해 “맛있다", "건강하다", "추천한다” 등 네티즌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빼놓을 수 없는 곤약 간식


2023년에 중국 내 간식 매출량이 소폭 하락한 데 반해, 매출량과 매출액이 모두 상승세를 기록한 곤약 젤리에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곤약은 현재 열량이 적고 포만감을 주는 식사 대용 식품으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식품이다. 곤약으로 제조된 젤리와 푸딩은 무지방, 무방부제, 무인공색소 등 셀링포인트를 내세워 중국 간식 시장의 떠오르는 신흥 제품으로 그 영향력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중국 빅데이터 분석기업 마상잉에서 발표한 2023년 젤리‧푸딩종류 시장점유율 TOP 20을 확인해 본 결과, 20개 제품 중 14개 제품이 곤약으로 제조된 제품이었다.

곤약 젤리에 이어 사랑받는 또 하나의 곤약 식품은 바로 곤약 라티아오다. 현지 경제매체 중신경위가 12개 대표 간식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일부 기업의 매출 상승이 단일 제품의 인기에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웨이롱사의 채소가공식품(곤약 라티아오 포함)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6.6% 증가한 14.61억 위안을 기록했는데, 이 중 곤약 라티아오가 차지하는 비중은 49.7%에 달했다. 곤약 간식을 잇따라 출시한 옌진푸즈사도 작년 상반기 곤약 관련 식품 매출액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8.90% 증가한 3.10억 위안에 이르렀으며, 곤약 라티아오의 매출 비중은 12.61%로 집계됐다. 또 다른 간식 업체 찐자이사도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회사 관계자는 곤약 라티아오의 매출 상승이 주요 요인이라고 밝혔다.

곤약 라티아오는 잘게 채 썬 곤약묵을 소스에 버무려 팩에 소분해 진공 포장한 형태로 판매된다. 가장 대중적인 맛은 마라 맛과 향라 맛으로, 독특한 자극적인 풍미와 쫄깃한 식감, 그리고 저칼로리와 영양소 풍부함이라는 장점으로 남녀노소에게 사랑받고 있다. 곤약 라티아오를 접한 소비자들은 “출출할 때 간편하게 먹기 좋은 간식이다”, “칼로리가 과일보다 낮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무역관은 중국 라이트밀 산업의 성장은 우리나라 유기농 식품 기업이나 건강식품 제조 기업에게도 기회와 도전의 장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맛과 건강을 모두 고려한 혁신적인 라이트밀 제품을 개발하거나 기존 간식 및 디저트의 성분과 조리법을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으로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