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서영 기자
- 승인 2025.01.07 07:52
CJ 햇반 점유율 69% …7대 전략 제품 육성
‘오뚜기밥’ HMR 핵심 사업…컵밥만 32종 구비
동원 ‘쎈쿡 100% 잡곡밥’에 수출용 ‘비빔드밥’
하림 ‘더미식 밥’ 진출 이어 농심 ‘통귀리밥’ 선봬
즉석 가공밥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쌀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도 1인 가구 증가 등에 힘입어 국내 시장 수요 성장이 지속되고 있고,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도 간편식 수요 증가의 영향을 받아 전자레인지로 조리해 한국식 쌀밥을 먹을 수 있다는 편의성을 강조한 냉동 볶음밥과 즉석밥 등 가공밥이 다수 수출되며 시장 몸집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작년 국내 즉석밥 시장 규모는 5297억 원으로, 코로나19 전인 2018년(4279억 원) 대비 23.8% 커졌다. 코로나19 이후 내식소비가 늘어난 데다 1~2인 가구 형태로의 개편에 속도가 붙으면서 즉석밥 소비가 촉진됐다. 또 배달 시장의 성장 이후 외식 메뉴가 다변화한 점도 즉석밥 등 가공식품에 사용되는 쌀 소비를 늘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즉석밥 시장은 CJ제일제당 ‘햇반’이 점유율 68%로 시장 성장 주도하고 있으며, 오뚜기의 ‘오뚜기밥’이 30%대 점유율로 뒤따르는 형태다. 동원(양반밥·쎈쿡), 하림(더미식) 등이 후발주자로 제품 라인업을 확장 중이고, 이외에도 대형마트 등에서 PB상품으로 내놓는 즉석밥, 컵밥 제품이 있다.
1996년 12월 출시된 CJ제일제당의 ‘햇반’은 올해로 29주년이 된 장수 제품이지만 현재까지 즉석밥 시장 선두를 지켜오고 있다. 작년엔 역대 최대치인 850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햇반의 대표 제품인 햇반백미는 유일하게 작년보다 점유율을 늘리며 선전했다. 지난해 3분기 햇반백미의 점유율은 전년보다 1.2%포인트 늘어난 69.8%를 차지했다. CJ제일제당은 햇반백미에 이어 2015년에는 간편 대용식 '햇반컵반', 2021년에는 즉석 영양 솥밥 '햇반솥반' 등을 내놨고, 올해는 뜨거운 물만 부으면 4분만에 완성되는 국밥 간편식 ‘부먹밥’도 선보였다.
특히 최근엔 '서리태 흑미밥' '렌틸콩퀴노아 곤약밥' '병아리콩퀴노아 곤약밥' 등으로 구성된 햇반 곤약밥과 서리태 흑미밥 등 잡곡밥 라인업 등 웰니스 트렌드를 겨냥한 제품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올해 ‘햇반 곤약밥’ 판매량은 2022년 9월 첫 출시 이후 누적 1000만개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에는 식후 혈당 상승 억제, 혈중 중성지질 개선, 배변활동 원활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알려진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이 함유된 신제품 '햇반 라이스플랜'을 출시하기도.
햇반 제품의 국내 선전에 힘받아 해외에서도 가공밥을 7대 글로벌 전략제품 중 하나로 삼고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백미밥과 잡곡밥 등을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수출하고 있다. 특히 백미밥이 상온 가공밥 수출액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대표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작년 북미 햇반 백미 매출은 1년 전보다 20.6% 증가한 약 1600억 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9월까지 누적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약 12%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뚜기는 2004년 ‘맛있는 오뚜기밥’으로 즉석밥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는 총 5개 라인, 14종을 갖췄다. 오뚜기는 2004년에는 발아현미, 발아흑미밥을, 2011년 찰현미밥을, 2014년에는 오곡밥을 출시하는 등 10여 종의 오뚜기밥을 선보이고 있다. 오뚜기밥은 오뚜기의 가정간편식 사업부문 핵심 중 하나로, 작년 오뚜기는 이 부문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영업이익(2548억 원) 37% 증가를 이룰 수 있었다.
이후 오뚜기는 지난 2022년 식감을 기준으로 개발한 즉석밥 브랜드 ‘식감만족’을 선보였다. ‘식감만족’은 진밥, 된밥 등 취향에 따라 선택이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식감만족은 고온, 고압 처리 후 증기로 취반하는 2단 가열 방식을 적용해 밥알의 찰기를 높여 백미밥 2종, 잡곡밥 3종 등 총 5종으로 구성된다. 즉석밥에 이어 이색 컵밥 종류도 늘리고 있다. 오뚜기는 작년 5월 MZ세대를 겨냥해 다양한 맛 조합으로 만든 ‘골드 치킨마요컵밥’을 선보였으며, 이를 포함해 현재 총 32종의 컵밥 라인업을 갖췄다.
이외에도 2022년 5월 ‘더(The)미식 밥’으로 즉석밥 시장에 진출한 하림은 100% 국내산 쌀과 물로만 지어 밥 본연의 냄새, 색깔, 식감 등 풍미를 최상으로 끌어올린 점을 강조했다. ‘더미식 밥’은 밥 소믈리에 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종합만족도 항목 평균 4.3점으로 경쟁사 제품을 포함한 5개 제품 중 1위에 올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 올초에는 ‘찰보리밥’과 ‘보리쌀밥’ 등을 내놓고 잡곡밥 라인을 강화했으며, 지난 6월에는 국내 다양한 지역의 대표 별미를 집에서도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더미식 요리밥을 출시했다.
프리미엄 제품으로 시장 점유율 10%를 차지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갖고 출시됐으나 현재 시장점유율은 3~5% 수준으로 추정된다. 올 3분기 하림 '더 미식'의 즉석밥은 동기간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67억 원을 기록했다.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운 고가 정책이 소비자 접근성을 낮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하림은 더미식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 안착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동원F&B는 100% 잡곡만으로 된 즉석밥 '쎈쿡 100% 잡곡밥'을 판매하고 있고,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한 비빔밥 HMR '양반 비빔드밥'을 선보이고 있다. ‘양반 비빔드밥’은 100% 국산 쌀과 각종 자연재료들이 이미 비벼져 있는 형태의 상온 즉석밥 제품이다. 700W 전자레인지 기준으로 용기는 2분 30초, 파우치는 1분 30초만 데우면 바로 먹을 수 있으며, 상온 보관이 가능하다. △매운참치 비빔밥 △불고기 비빔밥 △돌솥 비빔밥 △참치김치 비빔밥 △불고기 비빔밥 △짜장밥 등으로 구성됐다.
‘양반 비빔드밥’은 제품 아이디어 기획 단계부터 해외 수출을 염두에 두고 만든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6종 가운데 4종은 고기를 넣지 않아 각종 육류 규제에서 벗어나 수출에 유리하고, 비건 소비자에게도 선택폭을 넓혔다. 동원F&B는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레디밀(Ready-Meal) 시장과 K푸드 트렌드에 맞춰 비빔드밥을 수출 주력 품목으로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리얼 브랜드로 유명한 농심켈로그는 작년 8월 100% 통귀리로 만든 즉석밥 '통귀리밥'을 출시하며 즉석밥 시장에 진출했다. 농심켈로그는 국내 최초로 백미 혼합이 아닌 100% 통귀리만을 사용한 즉석밥 개발에 성공했다. 귀리의 질긴 식감을 제거하기 위해 켈로그만의 수분 최적화 공법을 적용했다고.
업계 관계자는 “1~2인 가구의 증가로 소비자들이 밥솥을 사용하기 보다 즉석밥을 찾아 간편하게 요리하는 경향이 늘었다. 여기에 제조업체들도 자사몰이나 이커머스 입점 등 온라인 유통 경로를 다각화하면서 매출을 키우는 상황”이라며 “최근에는 선호도는 높았으나 기술력의 한계로 상품화가 어려웠던 ‘건강밥’ 출시가 기업들이 가장 주력하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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