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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쌀 수출 제한조치 완화에 따른 국제 쌀시장 변화 전망

곡산 2024. 9. 19. 14:03
인도의 쌀 수출 제한조치 완화에 따른 국제 쌀시장 변화 전망

 

  • 경제·무역
  • 인도
  • 뭄바이무역관 이준호
  • 2024-08-29
  • 출처 : KOTRA

 

인도, 전세계 쌀 생산량 1위로 국제 쌀 시장에 지대한 영향 미쳐

인도의 쌀 생산 및 수출

 

인도는 전 세계 경작 면적의 11.2%를 차지하는 곡물 생산국으로, 세계 농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넓은 쌀 재배 면적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확량은 2,809kg/ha로 중국보다 낮은 상황이다. 문제는 낮은 생산성에 있으며, 수년에 걸쳐 개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글로벌 표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연도별 인도의 쌀생산량 및 쌀 재배면적 변화>

[자료: 인도농업농민복지부]

 

세계 전체 쌀 생산량의 10%에 불과한 쌀 무역량은 전체 생산량의 86% 이상을 차지하는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들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물론, 중국은 최대 생산국임에도 불구하고 수출 점유율이 낮고 과도한 내수로 인해 오히려 쌀을 수입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이후 파키스탄, 태국, 베트남 및 기타 국가에서 쌀을 충분히 공급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에 중국은 인도로부터 쌀을 수입하기도 했다. 한편, 최근에는 사하라 사막 이남에 있는 기니, 나이지리아 등 국가들이 쌀을 주식으로 삼기 시작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쌀 수입을 주도하고 있다.

 

인도는 세계 최대의 쌀 수출국으로 2012년 이후 이 위치를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 몇 년 동안 수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여 2022년 기준 쌀 수출량이 2,210만 백만 톤으로 정점을 찍었다. 우호적인 대외 관계를 유지하면서 경제발전에 따른 국내 식량 안보를 책임지기 위해 인도는 균형 잡힌 무역 정책을 수행하고자 한다.

 

<세계 쌀생산량 대비 주요국 생산 비중 및 국별 수출 비중 (2023년)>

[자료: ICRA]

 

<연도별 인도 쌀 수출량(단위: 천 톤)>

[자료: 국제식량정책연구소]

 

인도 정부의 쌀 수출 제한 조치

 

지난 몇 년 간 코로나19의 발발 등 국제 정세에 많은 변화가 발생하면서 인도 정부는 자국의 쌀 시장 안정화를 위해 쌀 수출 제한정책을 펼쳐왔다. 2022년 8월, 인도 정부는 깨진 쌀(Broken rice)의 수출을 금지하고 바스마티(Basmati)품종이 아닌 백미의 수출에 대해서도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반숙 쌀 제외). 2023년 7월까지 인도 정부는 백미 수출을 더욱 제한하였고, 반숙 쌀 수출에 20%의 관세를 부과했으며, 바스마티의 최소 수출 가격을 1톤당 900달러로 제한한 바 있다.

 

주로 바스마티, 반숙, 백미, 깨진 쌀 등으로 구성된 인도의 쌀 수출은 2022 회계연도 전체 쌀 수출의 98%를 차지했다. 2022년 8월 백미에 대해 20%의 수출세를 부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정학적 불안 요인과 기후변화로 인한 국제적 수요로 수출이 증가했다. 그러나 내수 가격 안정을 위해 2023년 7월 20일에 수출 금지 조치를 단행했다.

 

2022년 마지막 분기에 깨진 쌀의 수출이 급감했으며, 특히 중국(동물 사료로 깨진 쌀을 수입하고 있었음)에 대한 수출이 급감했다. 2023년 상반기 내내 세네갈과 같은 주요 서아프리카 시장에 대한 수출은 계속되었지만, 2023년 7월 이후로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2023년 8월부터 11월까지 인도는 전년 대비 95% 감소한 28,500톤의 깨진 쌀을 수출하는 데 그쳤다. 백미에 대한 수출금지 조치도 수출량의 감소를 가져왔다. 2023년 8월부터 11월까지 백미 수출량은 약 154,000톤으로 전년 대비 93% 감소했다.

 

인도 정부는 자국의 쌀 수출업자들이 세계식량계획(WFP)의 쌀 입찰 과정에 참여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아 반발에 직면해 있다. 지난 2∼3월 제13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서 미국은 인도가 이러한 조치를 중단하고 WTO 의무에 따라 통보해야 한다며 깊은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인도의 쌀(HS1006) 수출 규제 정책>

[자료: 인도농업농민복지부] 

 

인도 정부의 쌀 수출 제한 조치 완화와 인도 쌀의 가격 경쟁력

 

그러나, 최근 인도 언론에서는 정부가 백미 수출 허용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당국은 ‘반숙 쌀(Parboiled rice)’ 수출에 부여했던 20%의 세금을 폐지하고 고정 부과금을 추징하는 방안을 고려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블룸버그 통신에서도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인도가 올해 10월경 추수가 끝나기 전에 일부 품종의 쌀 수출 제한을 완화하여 자국 내 공급과잉을 방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2024년 7월 10일, Piyush Goyal 인도 상공부 장관은 수요-공급 및 가격 상황을 살핀 후 특정 품종의 쌀에 대한 수출 금지 해제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S&P Global Commodity Insights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7월 인도 정부의 반숙 쌀에 대한 20%의 수출 관세 부과조치에도 불구하고 인도산 쌀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가격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와 태국의 톤 당 쌀 가격 변화 추이>

[자료: S&P Global Commodity Insights]

 

또한 S&P Global Commodity Insights에 따르면 2024년 인도의 쌀 생산량은 약 1억 3,500만 톤에서 1억3,800만 톤으로, 사상 최대의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의 2024년 풍작이 쌀 가격 인하와 수출제한 정책의 후퇴 가능성과 맞물려 세계 쌀 시장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진다.

 

<주요국의 2024년 쌀 생산량 전망>

[자료: 미국 농무부]

 

<한국의 쌀 수입 규모>

[자료: 한국무역통계진흥원(KTSPI)]

 

 

시사점

 

최근 엘니뇨의 영향으로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생산량이 감소했고, 인도에서도 쌀 수출량이 절반으로 감소하면서 세계 쌀 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의 쌀 수입국들은 인도가 수출 제한 조치를 취한 이후 세계 쌀 가격이 20% 이상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체 공급원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한편, 인도 기상청은 2024년 몬순 시즌(6월-9월) 동안 인도의 강우량이 평균을 웃돌 것으로 예측했는데, 이는 쌀을 포함한 카리프(kharif) 작물의 작황에 매우 유익할 것으로 전망된다.

 

쌀수출협회(TREA)를 포함한 무역 단체와 협회는 인도 정부에 백미 및 깨진 쌀에 대한 수출 금지 조치를 해제하고 고정 관세가 부과된 선적을 허용할 것을 촉구했다. 그들은 잉여 정부 비축미와 올해 충분한 강우량을 감안했을 때, 정부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인도는 국내 가격을 안정시키고 식량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다양한 제한 조치를 취했다. 이러한 조치에는 백미 및 깨진 쌀 수출 금지, 반숙 쌀에 대한 20% 수출 관세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인도가 2024년 추수한 작물이 도착하기 전에 이러한 제한을 완화할 수 있다는 여러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국내 시장의 공급 과잉을 피하고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함인 것으로 분석된다. 인도가 쌀 수출 금지 조치를 해제하고 수출 관세를 인하할 경우, 국제 쌀 가격과 공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는 높은 비용과 공급 부족에 직면한 수입국에 안도감을 줄 것이다.

 

한국은 중국, 미국, 태국, 베트남, 인도 등 다양한 쌀 수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의 쌀 수입에서 인도의 점유율은 미미했지만, 인도의 수출 제한 완화는 한국에 보다 경쟁력 있고 안정적인 쌀 공급원을 제공할 수 있다. 이는 엘니뇨와 같은 기후 변화로 인한 세계 쌀 시장의 현재 변동성을 감안할 때 특히 중요하며, 인도산 쌀에 대한 접근성 개선은 한국의 쌀 공급을 안정화하고 국제 쌀 가격 상승이 한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료: 인도농민농업복지부, ICRA, 국제식량정책연구소, S&P Global, 한국무역통계진흥원, KOTRA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