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서영 기자
- 승인 2022.10.24 07:55
국내선 성업…CJ 2027년 매출 5000억 목표
대상, 전문팀 구성 판매 채널별 제품 개발 박차
농심·풀무원, 비건 레스토랑으로 사업 확대
신세계푸드 ‘베러미트’ B2C·B2B 부문 공략
몸집을 불려가는 대체육 시장에 ‘인플레이션’이 제동을 걸고 있다. 인플레이션 부담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값싼 고기를 선호하게 됐고, 다른 기업에 비해 대체육 기업들은 비용 상승에 대응한 가격 인상을 선택하기 어려운 이유로 실적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글로벌 대체육 시장은 2030년까지 전 세계 육류 시장의 30%, 2040년에는 60% 이상을 차지하며 일반 육류 시장 규모를 따라잡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있었지만 일각에선 최근 이어진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대체육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감소한 수요 상황에 일각에선 향후 식물성 육류 부문의 판매는 그닥 유망하지 않다는 전망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식품 전문 미디어인 푸드인스티튜드(The Food Institute)가 보고한 IRI 통계에 따르면 냉장 식물성 고기의 판매는 9월 18일까지 52주 동안 전년 동기에 비해 10.4% 감소했다. 같은 기간 판매량은 11.1% 감소했다.
또 글로벌 회계컨설팅기업인 딜로이트(Deloitte)는 미국 소비자의 47%가 때때로 식물성 고기를 구매한다고 답했으며, 이는 1년 전에 가끔 구매한 사람들보다 3% 낮은 수치다. 또한 소비자들은 식물성 고기를 더 건강하거나 더 지속 가능한 것으로 볼 가능성이 적었고 그것에 대해 프리미엄을 지불할 의향도 적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혁신적인 기술력으로 초기 성장을 이끌던 미국 식물성 대체육 가공업체들을 기점으로 대체육 시장은 매출 악화의 늪에 빠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완전한 시장 형성 이전에 맞은 인플레이션으로 수요는 적어지는 반면 진입 기업은 많아 경쟁이 격화되면서 생긴 일로 분석된다.
미국의 식물성 대체육 가공업체 비욘드미트는 최근 직원 200명을 감원하고 연간 매출 전망도 하향 조정했다. 비욘드미트는 올해 들어 물가 상승, 식물 단백질 제품을 둘러싼 경쟁 격화 등으로 실적이 나빠졌다. 올해 상반기에도 실적발표에서 큰 손실을 보고, 주가가 폭락한 바 있다. 3분기 순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한 8200만 달러, 2022년 전체 매출은 4억7000만~5억2000만 달러보다 낮은 4억~4억2500만 달러로 예상되고 있다.
다른 대체육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지난주 임파서블푸드(Impossible Foods)는 직원을 약 6% 줄였고, 지난 8월 메이플 리프 푸드는 식물 기반 부문 을 약 25% 줄였다. 그리고 지난달 말 JBS USA는 식물성 육류 부문인 플란테라(Planterra)를 폐쇄해 운영 및 제조 공장의 직원 121명을 모두 해고했다.
반면 국내 식물성 대체육 사업은 성황 중이다. CJ제일제당은 대체육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론칭한 이후 만두·떡갈비·함박스테이크 등 제품군을 확대하며 식물성 식품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2025년까지 매출 2000억원, 2027년까지 매출 5000억원 규모로 사업을 성장시켜 해외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일으키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현재 비비고 플랜테이블 왕교자를 미국, 일본, 호주 등 20개국 이상으로 수출하고 있다.
풀무원도 지난 5월 비건 레스토랑 공식 인증을 강조한 비건 레스토랑 ‘플랜튜드’를 선보인데 이어 지난 8월 ‘식물성 지구식단’과 ‘동물복지 지구식단’의 2개 하위 브랜드로 구성한 지속가능식품 전문 브랜드 ‘지구식단’ 론칭을 공표했다. 플랜튜드에선 식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대체육 등 식물성 지향 식품을 활용한 메뉴를 선보이며 비건식의 높은 인기에 오픈 두 달 반 만에 메뉴 2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대상은 식물성 대체육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판매채널별로 적합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식품연구소에 전문팀에 구성했고, 다양한 식물성 단백질 소재를 분석, 적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밖에도 신세계 푸드의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 또한 식물성 슬라이스 햄 등을 출시하고 외식 매장에 적용, 현장 피드백 수집 및 공급 확대에 적극 나서며 B2C·B2B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고 있다. 오뚜기는 사내 벤처에서 개발한 식물성 참치 통조림으로 대두단백을 가공해 살코기를, 기름은 카놀라유를 사용한 '언튜나(UNTUNA)'제품을 시판하기도 했다.
농심도 작년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베지가든’을 선보였고, 지난 5월에는 채식 코스요리를 내는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을 열며 오픈 한 달 만에 방문객 1000명 달성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부담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기능성 육류 등에 대한 소비를 줄이는 대신에 값싼 고기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다른 대형 식품업체들은 제품 판매 가격을 올려 비용 상승에 대응하고 있지만, 대체육 기업들의 경우 그럴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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