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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가 맞수 CJ·동원, 물류 등 격전지 늘려

곡산 2017. 3. 17. 08:18

식품가 맞수 CJ·동원, 물류 등 격전지 늘려

M&A가 나비효과처럼 격전지를 늘린 모양새다. 식품가의 오랜 맞수 CJ와 동원 얘기다. 식품업계서 자웅을 겨뤄왔지만 앞으로는 물류시장서 격전이 이뤄질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두 기업의 물류부문 공히 M&A로 컸다.

식자재‧급식 분야서 경쟁하던 CJ프레시웨이와 동원홈푸드의 전선도 HMR(가정간편식)로 확장됐다. M&A가 만든 효과다. HMR 맞수였던 CJ제일제당과 동원F&B도 생물자원부문서 신경전을 펼치게 됐다. 기업을 통째로 사고파는 M&A가 현장에도 날개짓으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가의 오랜 맞수 CJ와 동원의 맞대결 격전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안팎의 관심을 모으는 분야는 물류다. 동원이 자회사 동원산업을 통해 지난해 12월 16일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해서다. 디백스홀딩스로부터 지분 100%를 4200억원에 사들이는 방식이다. 이미 로엑스(LOEX)를 통해 연간 2500억원 규모 사업을 운영 중인 동원은 인수 덕에 물류부문서 1조원 수준의 매출을 올리게 됐다.

4200억원짜리 대규모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동원의 M&A 행보에 대한 관심은 더 커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식품업계에서 몸집을 키운 그룹들의 공통점은 오너의 M&A 공세였다”며 “(동원 역시) 오너가 적극적인 역할을 하려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당장 동원이 물류시장서 CJ를 크게 위협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CJ대한통운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6조819억4564만원으로 직전 해보다 20.3% 증가했다. 이에 더해 M&A를 통해 규모를 더 키워가고 있다.

CJ대한통운은 2013년 중국 스마트카고 인수부터 시작해 지난해 말레이시아 물류기업 ‘센추리 로지스틱스’를 인수하기까지 여러 M&A를 단행했다. 지난해 8월에는 중국 CJ스피덱스도 설립했다. 2015년 중국 최대 냉동물류기업 룽칭물류(現 CJ로킨)를 사들였다. 또 6일에는 M&A 전문가로 꼽히는 이희재 부사장을 선임하기도 했다.

송재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CJ대한통운 중장기 고성장 전략 핵심은 글로벌 M&A”라며 “아시아 핵심 물류업체를 인수하면서 아시아 역내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물류기업으로 성장할 전망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동원도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하면서 향후 추격양상이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 대한통운 역시 M&A를 통해 CJ그룹의 일원이 됐다. 식품가 라이벌이 물류시장서 수조원 대 매출을 둘러싼 경쟁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식품부문서 경쟁열기가 식은 것도 아니다. 동원은 지난해 동원홈푸드를 통해 300억원에 국내최대 온라인 HMR(가정간편식) 업체 더반찬을 인수했다. 더반찬은 서울 가산동에 연매출 1000억원 규모 생산이 가능한 새 공장을 준비 중이다.

이렇게 되면서 식자재‧급식시장서 대결하던 CJ프레시웨이와 동원홈푸드가 HMR 시장서도 경쟁하게 된 모양새다. 역시 연결고리는 M&A다.

식자재업계 1위업체인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매출액 215억원 규모 중견업체인 ㈜송림푸드를 인수했다. 송림푸드는 다양한 소스와 분말 시즈닝, HMR 등 1000여개의 제품을 생산하는 조미식품 전문회사다. 업계서는 CJ프레시웨이가 올해 안에 HMR제조에도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문종석 CJ프레시웨이 대표가 동원홈푸드 출신이라는 점은 얄궂은 대목이다.


HM​R 시장서 대결해온 동원F&B와 CJ제일제당은 생물자원부문서도 새 격전을 펼친다. 역시 M&A가 고리 노릇을 했다. 동원F&B가 인수주체가 돼 두산생물자원 지분 100%를 353억 원에 인수하기로 해서다. 기존 동원팜스와 지난해 매출액을 합하면 1700억원 규모다.


아직 CJ제일제당의 규모를 따라가려면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해 CJ제일제당의 생물자원부문 매출액은 2조 129억원이다. 직전해보다 11.5%가 성장한 수치다. 이 중 72%가 해외서 발생한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시장 성장 덕이다. 지난 6일 인사를 통해 생물자원부문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담당인 이태기, 김선강 씨가 상무로 승진하기도 했다.

식품업계서 가장 규모가 큰 두 그룹의 격전지 증가는 업계 안팎에서도 관심거리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내수와 중국 다 어려워서 식품 대기업들도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업계 수익률이 부진 탓에 M&A가 많아지는 모습”이라며 “기존 식품업과의 포트폴리오 연관 효과도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