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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경영 유통업<7>]-이마트/에브리데이리테일

곡산 2016. 5. 12. 08:37

[위기경영 유통업<7>]-이마트/에브리데이리테일

이마트 굴욕인가…기업형 슈퍼에 동네슈퍼 ‘선전’

유통공룡 자존심 꺾은 인기없는 ‘정용진 SSM’…소비자들 외면에 적자폭 확대

신정연기자(pringles331@skyedaily.com)

기사입력 2016-03-22 01:03:27


▲ 신세계그룹의 기업형 슈퍼마켓 ‘이마트 에브리데이’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제기됐다. 적자폭이 확대됐을 뿐만 아니라 점유율 면에서 4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굳이 이용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의견까지 나왔다. 사진은 이마트 에브리데이 방배효령점. ⓒ스카이데일리

신세계그룹의 기업형 슈퍼마켓(SSM) ‘이마트 에브리데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배회사인 이마트는 흑자를 유지하며 유통업계 강자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업계 4위에 적자폭까지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마트 에브리데이의 운영사는 ‘에브리데이리테일’이다. 이랜드리테일을 신세계 그룹의 이마트가 2011년 11월 인수했고 이듬해 에브리데이리테일로 사명을 바꿨다. 회사 지분 가운데 99.26%를 이마트가 보유했다.
 
신세계그룹은 기업형 슈퍼마켓 ‘에브리데이리테일’과 소형 슈퍼마켓 ‘에스엠’을 운영하고 있다. 그룹은 에브리데이리테일이 에스엠을 합병하는 방식으로 오는 5월 두 회사를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에브리데이리테일이 연속 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개별 기준 에브리데이리테일의 매출액은 ▲2013년 6847억원 ▲2014년 7743억원 ▲2015년 8594억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2013년 각각 27억원과 20억원으로 흑자였지만 ▲2014년 영업손실 7억원, 당기순손실 25억원 ▲2015년 영업손실 105억원, 당기순손실 98억원으로 점점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업계에서 1위지만 기업형 슈퍼마켓 부문에서는 시장점유율 4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5월 기준 직영점포수는 ▲롯데슈퍼 517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377개 ▲GS수퍼마켓 269개인 반면 에브리데이리테일은 197개에 불과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16년 3월 14일 기준.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이런 가운데 현장에서 만난 몇몇 이용 고객들은 이마트 에브리데이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마트 에브리데이 정자점을 찾은 주부고객은 “인근에 가까운 슈퍼가 여기밖에 없어서 왔다”며 “오늘처럼 급한 경우가 아니면 보통 큰 이마트나 다른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산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마트에 비해 물건이 월등히 좋은 것도 아니면서 물건 값이 비싸다”며 “가까운 거리에 대한 지불을 비싼 값으로 대신하는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저녁에 가면 큰 매장인데도 불구하고 캐셔가 1명밖에 없다”고 했다. 또한 “야채가 특히 일반 슈퍼보다 비싼 것 같다”고 전했다.
 
소비자 “가까워서 오지 특별한 메리트 없어”…이마트, 지원 사격 나서
 
서울 양재점 인근 소비자들 역시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싱싱함이 생명인 야채는 일반 슈퍼만 해도 날마다 가격조정을 하면서 재고처리를 한다. 하지만 이마트 에브리데이의 경우 가격을 내리지 않아 재고처리가 안된다는 것이다.
 
인근 ‘장수마트’를 이용하던 소비자는 “주변에 슈퍼가 4개나 있는데 굳이 이마트 에브리데이를 이용할 메리트가 없다. 상품구성이 다양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안 가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이 근처 슈퍼 가운데 가장 늦게 생겼다”며 “처음엔 대기업 슈퍼마켓이 생겨 주변 슈퍼들이 망할 것 같았지만 기존 슈퍼들이 잘 버티고 있다”고 했다.
 
대체로 가까워서 오긴 하지만 가격이나 제품 측면에서 특별한 메리트가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한 슈퍼에서 주로 야채 종류를 많이 사는 주부들은 물건이 별로 싱싱하지 않고 비싸다는 볼멘소리도 있었다.
 
▲ 자회사가 어려워지자 이마트는 지난해 약 397억원 가량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이마트 에브리데이의 신규 점포를 확대하고 재무구조 개선을 하겠다고 나섰다. 이를 두고 유통업계에서는 회사를 살리려는 몸부림이라는 평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평이 동시에 나왔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반대로 긍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한 소비자는 “가까운 곳에서도 이마트 기획 상품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저렴한 노브랜드 상품이 들어오면서 많이 이용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자회사가 어렵자 이마트는 지난해 약 397억원에 해당되는 792만주를 현금출자해 신규점포 확대와 재무구조 개선을 하겠다고 발표하며 이마트 에브리데이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 같은 출자를 통해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지난해 5월 197개 매장에서 지난해 말 기준 220개로 매장이 늘었다. 이마트 홍보팀 관계자는 “이마트 에브리데이가 워낙 소규모라 시장상황에 따라 신규점포를 설립하기도 하고 폐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해 노브랜드 제품을 출시한 후 반응이 좋자 에브리데이에 접목할 방안을 찾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노브랜드 제품 접목은 이마트 에브리데이를 살리려는 전략 중 하나”라고 답변했다.
 
일각에서는 이마트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한다는 지적도 있었고 올해 적자 늪에 빠진 자회사를 통합하기로 하면서 영업손실을 줄이려는 노력이라는 평가도 동시에 나왔다.
 
이경환 이마트 홍보팀 과장 역시 “현재로서는 내실을 다지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