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시장은 국내 식품시장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동종 업계 간의 치열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업체들은 신제품을 출시해 새로운 시장 개척보다는 기존 주력 제품에 마케팅을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국물없는 라면(비빔면, 볶음면) 계열의 약진과 2013년부터 이어진 모디슈머 열풍으로 자신만의 레시피로 요리하거나 라면과 다른 재료들을 섞어 새롭게 요리해 먹는 경향이 두드려졌다. ◇1인당 라면 소비량 세계 1위 농림축산식품부가 최근 발간한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라면 생산량은 2013년 말 기준 59만t, 액수로는 2조124억 원을 기록하며 1인당 라면 소비량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용기라면 생산실적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지난 2008년 3634억 원에서 2013년에는 6066억 원으로 67% 증가했다, 같은 기간동안 봉지라면도 9505억 원에서 1조2023억 원으로 26.5% 늘었다. 건면 또한 1222억 원에서 2035억 원으로 813억 원 증가했다. 수출 분야에서도 증가세는 이어졌다. 수출은 2008년 1억2952만 달러에서 2013년 2억1253만 달러로 5년 사이에 64% 증가한 반면 수입은 122만 달러에서 153만 달러로 1.2배 늘어나는데 그쳤다. 일반라면에서는 봉지라면 보다 용기면의 매출 비중이 증가했으나 짜장라면에서는 봉지라면의 매출 비중이 증가하는 양상이 보였다. ◇농심 리뉴얼 효과 톡톡 농심은 작년 8월에 대표 제품인 신라면의 맛과 포장을 새롭게 바꿔 시장 점유율이 올라가 비용 대비 큰 효과를 거뒀다. 실제 신라면(봉지) 점유율은 리뉴얼 이전인 7월 13%에서 8월 13.3%, 9월 14%로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이에 힘입어 올해 하락세를 보이던 농심의 전체 라면 점유율도 회복세로 돌아섰다. ◇모디슈머 열풍에 국물 없는 라면 인기 여전모디슈머(Modisumer=Modify+Consumer)들이 늘어나면서 섞어 먹기에 좋은 국물 없는 라면의 판매가 상승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 자료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1~6월) 라면시장은 8930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0.9% 소폭 신장한 가운데 국물 없는 라면(짜장, 비빔, 볶음 라면류)은 2005억 원으로 18.7% 신장했다. 반면 국물 있는 라면은 6925억원으로 3.3% 감소했다. 2013년부터 급성장하기 시작한 볶음면 시장은 작년 상반기 679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과 비교해 158.1% 신장했다. 작년 상반기 국물 없는 라면시장은 짜장라면이 47%, 볶음면이 33.8%, 비빔면이 19.2%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실제 농심 찰비빔면은 전년 대비 3배가 넘는 높은 판매를 기록하면서 여름철 비빔면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시장조사기관 AC닐슨에 따르면 농심 찰비빔면은 작년 상반기 5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15억4000만원 대비 220% 성장했다. 이에 맞서 비비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팔도에서는 ‘팔도비빔면’ 출시 30주년을 맞아 마케팅을 강화했하며 연빔면(연어+팔도비빔면), 쫄비빔면 등을 출시했다. 또한 편의점 ‘CU(씨유)’는 모디슈머 콘셉트 제품을 개발했다. 소비자 레시피를 그대로 구현한 ‘자떡라볶이’와 짜파구리와 같은 매운볶음라면 맛을 낸 ‘불타는짜장’이 대표 상품이다. 라면 업계 관계자는 "1인가구의 증가로 간편식 시장이 성장하며 자신만의 레시피로 한 끼를 해결하려는 모디슈머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국물 없는 라면 시장은 이런 트렌드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판매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뚜기 2위 굳히기 돌입…가격 인상도 예상 작년 오뚜기는 라면 점유율 2위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판촉활동과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라면 시장 점유율 싸움을 치열했다. 공격적인 판촉활동과 프로모션을 펼친 오뚜기의 라면 시장점유율은 2013년 14.9%에서 적년 3분기 기준 19.2%로 4.3% 성장했다. 반면 같은 기간 농심의 점유율은 62.9%에서 59.3%로 하락했으며 삼양사는 13%를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 시장 점유율 전쟁은 사그라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점유율 전쟁 선봉에 섰던 오뚜기의 영업실적이 라면 점유율 확대에 따른 판매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작년 3분기 영업이익률이 하락했다. 또 경쟁상인 대상이 카레 부문의 판촉 활동을 강화해 기존 1등 제품 군들에게서 경쟁사를 견제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내년에는 소맥의 가격 상승세가 다른 어떠한 곡물보다 가파르며 원화약세가 지속되면서 라면 가격이 2011년 이후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LIG투자증권 서영화 연구원은 “원재료 구입 부담은 가격 인상에 가장 합당한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