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경영

미국 베이커리 ‘파네라’ 성장 신화

곡산 2011. 4. 7. 12:53

미국 베이커리 ‘파네라’ 성장 신화
불화익 매출 감소 속 순익 급증·매장 확장
연소득 5만불 건강 중시 소비자 겨냥
가격 안 낮추고 좋은 제품으로 승부

요즘 미국에서 제일 잘 나가는 베이커리가 있어 소개한다. 1981년에 처음 문을 연 베이커리 ‘Panera’. 미국의 패스트 캐주얼 레스토랑 가운데 최근 몇 년 사이에 가장 눈부시게 발전하는 요식업체 중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2008년부터 불어닥친 세계적인 금융 위기로 인해 레스토랑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미국 외식산업을 대표하던 베니건스와 스테이크&엘 등 수많은 레스토랑 기업들이 문을 닫았다. 또 2009년 하반기부터 요식업 경기가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하나 스타벅스 같은 곳도 매장 수를 줄이고 다른 기업들도 신규매장 확대 속도를 늦췄다. 그렇치만 베이커리 파네라와 멕시칸그릴 치폴레, 양식당 치즈케이크 팩토리 같은 곳은 오히려 매장 수를 늘리고 있다.

이 가운데 파네라는 2009년 매출이 4% 감소했음에도 순이익은 20% 이상 놀라운 성장을 지속했고, 2010년의 매출은 15억 4200만 달러로 전년보다 14% 늘었고 순이익은 1억 1200만 달러로 30%나 증가했다. 또 파네라는 미 전역 40개 주와 캐나다 온타리오에 직영매장 662개, 프랜차이즈 가맹점 791개로 총 1453개의 매장을 운영하는데, 이는 2009년에 비해 73개나 늘어난 것이다. 또한 파네라의 영업실적은 매장의 평균 매출액 규모로도 가늠할 수 있는데, 2010년 신규오픈매장의 평균 주간 매출액은 2009년에는 3만6326달러에서 2010년에는 3만8841달러로 늘어났다.


이러한 파네라의 성장에는 몇가지 요인이 있다. 먼저 “불황기가 성장에 최적기” 라는 창업주의 철학이다. 파네라의 창업자이자 회장인 Ronald Shaich의 철학은 ‘실행 가능한 콘셉트만 있다면, 불황일 때가 사업확장과 성장에 가장 좋은 시기, 오히려 호황기가 사업확대에는 최악의 시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부동산 가격 폭락 덕분에 새로운 매장을 70개 가까이 늘리면서 비용은 종전의 15~20% 정도 아낄 수 있었다고 한다. 그간 착실하게 현금보유를 늘려온 덕분에 남들이 사업을 축소할 수밖에 없을 때 확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게 된 것이기도 하다.

둘째로 ‘가격 고수’에다 ‘품질개선’으로 경쟁한다는 것이다. 불황이라 해도 가격을 내리지 않는 것이 파네라의 정책이다. 또 파네라는 최근의 성장세가 콘셉트, 마케팅, 운영 및 고객체험에 대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려온 덕분으로 보고 있다. 또한 파네라의 타깃 마켓은 연소득 5만~10만 달러대의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로, 가격민감도가 높은 계층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따라서 가격을 내리고 품질도 떨어뜨리는 경쟁업체들에 반해, 파네라는 가격을 유지함으로써 품질을 올릴 여력을 확보, 이를 통해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고, 샐러드, 마카로니 치즈, 수프 등 새로운 메뉴를 지속적으로 개발, 도입하고 있다.

그리고 파네라 제품은 약하게 도정된 통밀로 만든 빵, 항생제를 먹이지 않고 키운 닭, 친환경 재료와 트랜스지방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저염 및 저칼로리 닭고기 수프 등과 같이 건강에 좋은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세째로 ‘로열티 프로그램’으로 열성고객의 성원에 보답하는 것이다. 즉 단골에게 공짜선물을 나눠주는 것보다는 파네라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체험을 선사해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전략이다. 이 프로그램에 따라 새로운 메뉴 개발시 시판 전 시식기회를 제공하거나 아이들과 베이커리에서 빵을 구워볼 수 있는 요리학교 프로그램 등을 제공함으로써 뜻밖의 선물로 단골손님을 기쁘게 만드는 기회를 발굴해내는 것이다.

2010년 11월에 도입된 로열티 프로그램 'My Panera'에는 4개월만에 450만 명이 가입했는데, 2011년 매출 신장에 기폭제가 돼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고객들이 파네라 서비스에 대해 더 좋은 경험을 하게 함으로써 파네라 사업에 새 지평을 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또 다른 성장 엔진 ‘캐이터링’ 사업 육성이다. 고객들이 제3의 장소에서 모임을 할 때 식사를 제공하는 캐이터링 서비스가 앞으로 상당히 성장할 수 있는 분야로 보고 파네라는 몇 년에 걸쳐 투자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09년부터 2년여 기간을 캐이터링 부분의 세일즈팀을 보강하고 장비와 직원 교육 훈련에 투자하고 있다. 또 파네라의 캐이터링 서비스는 2010년에 26% 성장하고 동일점포 매출 증가에는 1%가량 기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파네라의 성공비결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른 경쟁업체들이 취한 전략을 따라 하지 않은 것’이 주효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즉 불황으로 인해 레스토랑들이 가격은 내렸지만 앞다투어 생산원가를 낮추고 종업원을 줄인 결과, 소비자들은 더 길게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고, 테이블도 더 지저분해졌고, 지쳐서 기진맥진해 있는 종업원들의 서비스를 받는, 유쾌하지 않은 경험을 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렇게 나빠진 서비스를 누리며 외식을 즐기기 보다는 차라리 외식을 않거나 조금 비싸도 좋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파네라와 같은 식당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한편, 앞으로 세계적인 이상기후로 곡물가격도 상승하고 있어 올 하반기부터는 파네라도 원자재가격 상승부담을 해결해야 하는 도전에 처하게 될 것이다. 다른 경쟁업체들도 같은 부담을 안게 돼 있기는 하지만 파네라가 기존의 고급화 전략을 유지하며 계속 성장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식품음료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