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과 인플레’ 이중고에 직면한 美 기업들 대응방식 양분화
- 가격인상 및 가격인하로 뚜렷한 양분화 -
- 급작스런 가격인상·인하조치보다는 시범적 인상·인파 판매 통해 고객반응 살펴야 -
보고일자 : 2008.8.28.
이용하 워싱턴 무역관
□ 미국 경제에 드리워진 ‘불황과 인플레’의 그림자가 좀처럼 걷혀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상당수 기업들은 가격인하를 통해 불황을 타개하고자 하는 반면, 일부 기업들은 오히려 가격을 인상해 인플레를 정면 돌파하는 정반대의 결정을 내리고 있음.
□ 가격인하 기업들
○ GM, 직원할인가제 재도입
- 미국 최대의 자동차 회사인 GM은 2006년 철폐를 공언했던 “직원 할인가 (employee discounts)” 제도를 최근(8월 19일) 2008년 모델 대다수 및 2009년 신차 모델 일부에 대해서까지 부활하겠다고 발표함으로써 경기불황의 타개책으로 가격할인이라는 고육책을 다시 꺼내들 것임을 분명히 함.
- 과거 GM은 “직원 할인가” 제도를 운영한 바 있었지만, 이 제도가 재고차량 감소에는 혁혁한 기여를 한 반면, 고객들에게 GM이 만든 차량의 실제가치는 소비자 권장가에 비해 훨씬 낮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게 됐음. 그리고 이에 따라 GM은 2006년 이 제도를 없애겠다고 공언한 바 있음.
○ eBay, 판매자 부과 수수료 대폭 인하
- 최대 온라인 경매 사이트인 eBay는 자사 사이트에 고정가격으로 제품을 올리는 판매자에게 부과해 오던 수수료를 대폭 낮추겠다고 최근(8월 20일) 발표함으로써 최근의 경기불황이 온라인 시장에도 예외 없이 찾아왔으며 이를 가격할인을 통해 극복하겠다는 경영층의 의중의 일단을 드러냄.
□ 가격인상 기업들
○ 중화학기업 (BASF), 고유가 대응 위해 가격 인상 정공법
- 본사가 독일에 위치한 거대화학기업 BASF는 미국시장에서도 가격결정권을 거머쥐고 있는 기업으로도 유명함. 브랜드 제품인 Styrolus 플라스틱의 경우에도 6월에 이어 7월에 다시 한번 가격을 인상하는 등 고유가에 가격인상이라는 정공법으로 매우 신속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음. 하지만, 다른 제품라인의 경우 이전에 고객과 체결한 계약에 따라,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추가비용부분을 고객에게 바로 전가하지 못하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짐.
○ 소비재 기업 Kimberly-Clark, Proctor & Gamble, 제품 전반에 대해 일제히 가격인상 단행
- Kimberly-Clark는 최근(올해 7월) 작년에 내놓은 2008년 비용 예측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하고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생산제품 전반에 대해 가격을 다시 인상하겠다고 발표함. Proctor & Gamble은 올해 7월에 새 회계연도가 시작됨과 동시에 제품 전반에 대해 4~6%의 가격인상조치 예정 발표(주요원인은 원자재 구입비용 30억 달러 증가)
□ 시사점
○ 가격 인상·인하정책 부작용 우려 점검 필요
- 경기 침체 시 많은 기업들은 시장점유율 유지 또는 증가의 유혹을 위해 가격인하조치를 취하려는 유혹을 받기가 쉬움. 하지만 자칫 가격인하가 이후에 봇물 터지듯 계속될 위험이 있고, 기업 입장에서 가격인하에 따른 매출증대효과를 지나치게 부풀려 예측할 가능성 또한 적지 않음.
- 전술한 가격인하 조치에 따른 리스크 때문에 많은 기업들은 경기불황 시 오히려 제품가격을 인상하는 정공법을 택함. 하지만, 이처럼 원자재 및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상승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게 되면, 장기적으로는 인플레를 부추기게 돼 결국에는 기업입장에서 향후 가격을 결정하기가 더 까다로워 질 우려 또한 상존함.
- 가격 인상 시에는 미국 역시 경영진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와 같은 결정이 시장에서 무력화되는 사례도 자주 있는 것으로 드러남. 즉, 영업사원이 단골고객에게 계속해서 할인혜택을 주거나 관리자들이 “임시” 예외 규정을 자체적으로 마련해 가격인상조치가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있는 것으로 시장관계자들은 파악하고 있음. 반대로, 가격인하의 경우 시장에서는 일단 가격이 인하되기 시작하면 그 트렌드가 계속될 것으로 기대하는 경향이 강하며, 바로 이런 배경 때문에 결국 GM도 2년 전 시장과의 약속을 번복하고 다시 “직원 할인가” 제도를 도입할 수밖에 없게 된 것으로 보임.
○ 우리 기업이 택할 수 있는 대안은?
- 우리기업 역시 가격인상 및 인하조치가 각각 기업에 안겨다줄 득실을 확실히 이해할 뿐만 아니라, 가격 결정을 내리기 전에 손익분기점 및 수요의 가격민감도 등에 대한 면밀한 사전 예측을 수행해야 할 것으로 보임.
- 이를 위해 시장테스트가 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일례로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기업인 맥도널드(McDonald's)의 경우 미국에서 대개 1달러에 판매돼 온 더블 치즈버거의 가격을 미국 내 몇몇 매장에서만 시범적으로 인상 판매하고 있음. 결국 식자재 가격인상에 따른 손실을 보상해주기 위해 가격인상조치를 단행할 경우 이를 고객이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해 면밀한 샘플조사를 시행하는 것임. 맥도널드는 이밖에도 몇몇 매장에서는 가격은 현 상태로 유지하고 햄버거에 들어가는 치즈와 소고기의 양을 줄여 판매함으로써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도 관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남.
- 가격인상 또는 인하 시 고려해야 할 또 하나 중요한 요소는 경쟁기업이 이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 지를 예측하는 것임. 업계 내 모든 기업들이 영업매출 마지노선 유지에 절박한 상황이라면 먼저 가격 인상조치를 취한 기업이 혼자 시장에서 외면당할 위험은 그만큼 상대적으로 적음. 이러한 예가 미국의 항공 산업으로 한 항공사에서 연료할증료(fuel surchages)를 고객에게 부과하기로 결정한 뒤 다른 항공사들도 잇달아 비슷하게 가격인상 조치를 취한 바 있음.
자료원: 이코노미스트,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캐나다등'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 건강스낵 시장 동향 (0) | 2008.10.01 |
---|---|
금융위기 여파 이후, 美 식품업체들 親지갑형제품 판매에 총력 (0) | 2008.09.30 |
한국 식품업체의 캐나다 시장진출 전략 (0) | 2008.09.30 |
美 입맛 공략하는 한인기업들 (0) | 2008.09.30 |
美, 애완동물용 천연식품 시장 2010년 10억 달러 규모로 확대 전망 (0) | 2008.09.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