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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PPING] 이참에 콩고기로 바꿔볼까

곡산 2008. 6. 16. 21:14
 

[SHOPPING] 이참에 콩고기로 바꿔볼까 [중앙일보]

AI·쇠고기 문제로 채식에 관심
콩으로 만든 햄·소시지에
우유·계란 안 넣은 빵·아이스크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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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 인플루엔자(AI)와 미국산 쇠고기 안전 문제가 뉴스를 휩쓸고 있다. 소 사육 환경이 집중 조명되면서 ‘동물의 생명 존중’도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기회에 채식에 도전해 보려는 이들을 위해 채식의 기본을 소개한다.

◇단계별 채식=채식에도 종류가 있다. ‘비건(vegan)’은 완전 채식주의자를 일컫는다. 계란과 유제품, 벌꿀처럼 동물로부터 얻는 모든 산물을 먹지 않는다. 곡물·채소·과일·견과류 같은 순식물성 위주로 식사한다. 우유·버터·치즈 같은 유제품을 섭취하면 ‘유제품 채식주의자(lacto vegetarian)’, 계란을 먹으면 ‘계란 채식주의자(ovo vegetarian)’다. 계란과 유제품을 모두 먹으면 ‘유제품·계란 채식주의자(lacto-ovo vegetarian)’다. ‘프루테리언(fruitarian)’은 비건보다 더 엄격하다. 과일·견과류·씨앗류 등 식물을 훼손하지 않고 얻을 수 있는 수확물만 먹는다.

주로 채식을 하되 예외를 허용하는 이들은 ‘반(半) 채식주의자(semi-vegetarian)’에 해당한다. 고기 섭취를 줄이려 노력 중이거나, 채식으로 가는 전환기에 있는 사람이 여기에 해당한다. ‘페스커테리언(pescetarian)’은 생선은 먹되 육류와 유제품은 멀리한다. 닭고기를 먹는 경우는 ‘폴로테리언(pollotarian)’이다. 초보 채식주의나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야 하는 성장기 청소년이 주로 이 같은 변형 채식주의를 택한다.

◇채식 식품=채식의 핵심 재료 중 하나는 콩이다. 채식으로 인해 부족할 수 있는 단백질의 공급원이며, ‘씹는 맛’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콩의 단백질 성분을 원료로 고기와 비슷한 질감의 ‘채식용 고기’를 만들 수 있다. 부드러운 두부와 쫄깃한 유부를 모두 콩으로 만드는 것에서 볼 수 있듯, 콩 단백질은 질감을 조절할 수 있다. 두유는 우유를 대체하는 역할을 한다.

국내 채식 가공식품 시장은 크지 않다. 큰 식품기업 중에서는 풀무원이 육가공 대체 식품을 내놓고 있다. 2002년 ‘콩으로 만든 소이구이’(200g, 3000원)와 ‘콩으로 만든 소이 윈너’(140g, 2200원)를 출시했다. 콩 단백질을 원료로 햄과 소시지의 부드럽고 쫄깃한 맛을 냈다.

전기환 풀무원 연구원은 “콩에서 추출한 단백질과 밀의 단백질을 일정한 열과 압력을 가해 배합하면 섬유질 조직이 만들어지는데, 고기와 비슷한 맛과 질감을 낸다”고 말했다. 순식물성이기 때문에 콜레스테롤이나 트랜스지방을 염려할 필요가 없다.

남부햄의 ‘콩마을’(250g)은 대형마트에서 3500원 선에 판매된다. 채식 식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 베지푸드(vegefood.co.kr)에서는 콩가스, 베지 스테이크, 베지프랑크, 채식 장조림을 판다.

동물성 지방을 넣지 않은 샐러드 드레싱은 채식주의자에겐 필수품이다. 이마트는 자체 브랜드로 채식용 소스 10여 가지를 판다. 올리고당·레몬·검은깨가 들어간 ‘콜슬로우 드레싱’, 오이 피클·벌꿀·겨자 씨앗을 갈아넣은 ‘허니 브라운 머스터드 소스’가 인기다. 마기환 이마트 가공식품바이어는 “광우병 소동으로 채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생겨나면서 동물성 지방이 들어가지 않은 드레싱과 소스류의 매출이 이달 들어 15%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채식 간식=‘스티키 핑거스’는 계란·우유·버터·마가린·꿀을 사용하지 않는 빵집이다. 미국 워싱턴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창업주가 ‘비건’이다. 우유 대신 두유, 버터·마가린 대신 ‘비경화 식물성 유지’를 쓴다. 식물성 기름을 딱딱하게 굳힌 게 마가린이다. 비경화 식물성 유지는 굳히지 않고 얼려 만든다. 식빵 6000원, 바게트 4000원, 단팥빵 3000원이다. 서울 8곳에 매장을 뒀다. 홈페이지(stickyfingers.co.kr)에서 온라인 판매도 한다.

김은숙 이사는 “계란·우유 등 특정 재료에 알레르기가 있거나, 아토피를 앓는 사람, 채식주의자들이 주로 찾는다”고 말했다.

순식물성 아이스크림도 있다. 아이스크림 전문점 ‘퓨얼리 데카던트’는 18가지 아이스크림을 ‘비유지방’으로 만든다. 계란은 쓰지 않고, 우유 대신 두유를 사용했다. 데카던트코리아의 임수정 팀장은 “마치 우유를 넣은 듯 부드럽고 크리미한 맛과 느낌을 내는 게 핵심 기술”이라고 말했다. 

박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