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시장동향

`생면주세요`, 생면시장 年 20%씩 성장

곡산 2008. 1. 16. 08:44
`생면주세요`, 생면시장 年 20%씩 성장

`가쓰오우동, 유부우동, 돌냄비김치우동, 허브 카레면, 야끼소바 볶음면, 산둥간짜장, 사천짬뽕, 평양물냉면…`

일식 우동집이나 외식집 메뉴 같지만 그렇지 않다. 대형마트나 슈퍼마켓에서 살 수 있는 생면 제품들이다. 요즘 마트에 가면 생면 제품 시식행사도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생면 제품을 두는 냉장 진열 공간도 2~3배 정도 커졌다.

서울 공릉동에 사는 30대 주부 한 모씨는 "라면을 안 사먹은 지 한참 됐다. 생면이 라면보다 몸에 좋을 것 같고 종류도 다양해 주로 생면을 사먹고 있다"고 했다.

생면시장이 팽창하고 있다. 웰빙 트렌드의 영향으로 기름에 튀기는 인스턴트 라면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다양하고 고급스런 생면 제품들이 속속 나와 인스턴트 라면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출시된 생면 신제품만 해도 50여 종이나 된다. 한 달 평균 3~4개씩 신제품이 나온 셈이다.

풀무원이 클로렐라 물냉면, 김치말이 생라면, 순메밀 물냉면 등 20여 종을 내놨고 CJ는 쌀국수 얼큰 국시, 매실냉면, 뽕잎냉면, 크림스파게티소스 등 10여 종을 선보였다. 오뚜기 면사랑도 녹차소바, 동치미말이 날씬 누들, 미트스파게티, 멸치얼큰 우동 등 8종을 출시했다. 대상도 15일 신제품을 내놓고 생면시장에 진출했다.

국내 라면시장은 최근 2년간 1조5000억원 안팎에서 정체된 데 반해 생면시장은 웰빙 트렌드가 본격화한 2000년부터 연평균 20% 이상 매출이 늘어 지난해 3000억원대에 올라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대표 품목인 우동은 지난해 시장 규모가 24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생면은 밀가루로 면을 반죽한 뒤 바로 잘라 냉장 유통하는 것으로, 면을 찌고 튀기는 라면이나 말려서 보존 기간을 늘리는 건면류와 차이가 있다.

특히 면의 수분 함량이 높아 면 굵기는 라면이나 국수보다 굵지만 조리 시간은 3~4분으로 더 짧다.

생면이 대중화를 향해 성큼 다가설 수 있었던 것은 전문점에서나 맛볼 수 있었던 면 요리를 소스, 육수와 함께 한 봉지에 담아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게 한 제품이 나오면서부터다.

면과 소스 제조 전문업체인 면사랑은 스파게티를 제품화하는 한편 중국집에서 맛보는 `직화 조리 자장면`도 선보여 히트했다.

과거에는 생면시장 대부분을 우동 한 품목이 차지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파스타, 자장면, 짬뽕, 칼국수, 쫄면 등 360여 개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정세장 면사랑 대표는 "일본은 이미 10년 전부터 전체 면시장 중 50%를 생면이 차지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생면이 이제 점유율 20%를 형성한 만큼 앞으로 생면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