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전반

강준수 교수의 식품이야기 <17> 당질식품의 두 얼굴

곡산 2008. 1. 13. 15:33
강준수 교수의 식품이야기 <17> 당질식품의 두 얼굴
가공식품 줄이고 자연식품으로 섭취해야
에너지 원천…과잉섭취하면 질병 불러

 
당질은 탄수화물(Carbohydrate)이라고도 하며 이 말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탄소와 물의 결합체라는 뜻이다. 당질은 녹색식물의 엽록소라는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이 공장에서 사용되는 원재료는 태양에너지,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 그리고 뿌리를 통하여 땅 속에서 끌어 올린 물이다. 이산화탄소의 탄소와 물이 태양에너지의 도움으로 엽록소에서 탄수화물이라는 영양소가 만들어진다.

당질은 분자 크기에 따라서 단당류 이당류 올리고당류 그리고 다당류로 나누어진다. 단당류는 당질의 가장 기본단위이며 과당과 포도당 등이 있다. 포도당은 각각 여섯 분자씩의 탄소와 물로 구성되어 있다. 이당류는 단당류가 두 개 결합한 당질로 설탕과 유당 등이 이에 해당한다. 최근 체내의 다양한 생리기능을 갖고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고 있는 올리고당은 3~10개의 단당류가 결합한 당질이다. 다당류는 단당류가 10개 이상 결합된 당질로 자연계의 식품에서는 전분 글리코겐 그리고 섬유소 형태로 존재한다. 전분은 식물체가 여분의 포도당을 효과적으로 저장하기 위하여 만드는 식물성저장다당류이다. 동물 역시 글리코겐 형태로 포도당 중합체를 만들어 여분의 당질을 간과 근육에 저장한다. 섬유소는 체내에서 분해되지 않고 배설되므로 과거에는 영양소로 인정받지 못했으나 섬유소의 건강과 관련된 중요한 역할이 밝혀지면서 최근 중요한 영양소로 각광 받고 있는 다당류이다.

당질은 우리 체내에서 아주 중요한 몇 가지 기능을 한다. 첫째가 주요 에너지 공급원이라는 점이다. 당질 1g이 체내에서 완전히 분해되면 4㎉의 에너지를 낸다. 우리가 섭취하는 전체 에너지의 50~70%를 당질로부터 충당한다. 당질식품을 세계 어느 나라든 주식으로 권장하는 이유는 사람의 두뇌는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단식을 하거나 당뇨병 등의 질환 때문에 세포 내에 포도당이 공급되지 못할 경우 신체는 단백질로부터 포도당을 합성하여 이용한다.

당질은 지질의 산화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당질을 섭취하지 않고 지질과 단백질 식품만을 섭취하면 '케토시스(Ketosis)' 증상이 나타난다. 케토시스는 체내에서 지방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케톤체 물질이 혈액에 증가하는 현상으로, 주된 증상은 식욕저하 다뇨 갈증 등이며 심할 경우 뇌손상에 이르기도 한다. 특히 성장기 아이나 산모의 경우 케토시스를 방치하면 두뇌발달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케토시스는 주로 고지방 저탄수화물 식품의 섭취로 발생하므로 당질을 적절하게 섭취해야 막을 수 있다.

여기서 가공식품의 '당류'를 정의할 필요가 있다. 가공식품의 당류는 탄수화물의 일종으로 꿀 시럽 및 산업체, 소비자 등이 식품에 첨가하는 단당류와 이당류를 말한다. 잘못된 식습관과 가공식품의 홍수로 최근 20년 사이에 설탕 소비량이 배 가까이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당의 과잉섭취로 인해 비만 당뇨 암 심혈관계질환 등의 질병이 계속 증가하는 등 건강상의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당류의 1일 섭취 목표량을 총 열량의 10% 미만으로 권고하고 있다. 30, 40대 여성의 하루 권장섭취열량 2000㎉기준 시 당류는 50g 미만 섭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가공식품 100g에 들어 있는 당의 함량은 초콜릿 가공품이 27.2g으로 가장 많고 비스킷류 21.8g, 스낵류 15.5g, 빵 9.2~14.0g, 과실 및 탄산음료 8.9~11.6g의 순이다.

과다한 당류 섭취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인공감미료'가 개발되어 이용되고 있다. 인공감미료는 단당류에 수소를 첨가시켜 만든 '당알코올'과 당질과 전혀 다른 원료로부터 인공적으로 합성한 '대체감미료'가 있다. 무설탕 껌이나 캔디의 시원한 느낌의 단맛이 당알코올에 의한 것이다. 사이클라메이트 아스파탐 사카린 등 대체감미료의 단맛은 설탕의 30~300배 정도로 매우 다양하다. 이 중 사이클라메이트와 사카린은 열량이 전혀 없으며 아스파탐은 g당 4㎉의 열량을 내지만 단맛이 설탕의 200배에 이르므로 실제 아스파탐으로부터 공급되는 열량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설탕이 들어 있는 일반 콜라와 아스파탐이 들어 있는 다이어트 콜라는 감미는 비슷하지만 캔(250ml)당 열량은 각각 113 ㎉와 0.9㎉로 큰 차이를 보인다. 그래서 인공감미료는 비만 및 당뇨환자의 식사에 널리 이용되고 있으며 충치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당질식품은 우리의 주식이자 뇌가 이용하는 유일한 에너지원인 아주 중요한 영양소이다. 이와 동시에 과잉섭취 시 비만 고혈압 등 많은 문제를 야기하는 두 얼굴을 갖고 있다. 가공식품을 줄이고 자연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건강한 삶으로 가는 길임을 다시 한 번 명심해야 한다. 동의과학대 입학홍보처장·식품과학계열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