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전반

[송년기획] 식품업계 2007년도 10대 뉴스

곡산 2007. 12. 19. 20:30
[송년기획] 식품업계 2007년도 10대 뉴스
2007-12-19

각종 사고로 식탁 위협받은 한 해

태안 기름유출사고로 먹거리·환경재앙
우리 전통식품 우주식품 개발은 희망

2007년에도 예전과 마찬가지로 각종 식품 위해 사고가 발생해 우리식탁이 위협을 받은 한 해로 기록됐다.

우리의 전통식품인 고추장, 특히 대기업에서 유통중인 제품에서 쇳가루가 나오는가 하면 영유아용 제품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사카자키균과 식중독균이 검출되기도 했다.

모유에서도 환경호르몬이 검출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특히 지난 4월에는 한미FTA가 14개월의 마라톤 협상 끝에 마무리가 됐으나 미국측에 우리의 생명줄인 먹거리를 대폭 양보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최근에는 충청남도 태안 앞바다에 1만500㎘의 기름이 쏟아지는 사상 최악의 기름 유출사건으로 이 일대가 온통 시커먼 기름으로 뒤덮였다. 이로 인해 충남 서해안 일대 어장의 폐허로 이 곳의 경기가 마비가 됐다. 복구 또한 수 십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환경 또한 재앙을 입었다.

그러나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사건도 있었다. 지난 10월에는 우리의 전통식품이 우주식품으로 개발되는 개가를 이루기도 했다. 이번에 개발되는 우주식품은 내년 4월에 우주로 떠나는 한국 최초의 우주인 고산 씨에게 제공된다. 올 한 해 있었던 식품사고 사건을 간추려 봤다.

 

1. 사상 최악 기름유출 사건

12월 7일 1만500㎘의 기름이 태안 앞바다에 쏟아지는 사상 최악 기름유출 사건으로 충청남도 태안군을 비롯해 서해안 일대가 온통 시커먼 기름으로 뒤범벅이 되며 어장이 폐허가 됐다.

당장 생계에 직접적인 피해를 받고 있는 어민들은 물론이고 지역횟집, 팬션업계 등 서해안 일대 경제는 공황상태다.

기름유출로 인해 태안군 일대 어장에서 잡힌 수산물은 곧바로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가 하면 먼 바다에서 잡은 수산물도 제값을 받지 못하는 등 태안군은 직격탄을 맞았다.

이 지역의 횟집이나 관광객 유치를 위한 팬션사업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환경 또한 재앙상태이나 다름없다.

바다, 갯벌 오염이 복구될 때까지는 향후 수 년에서 십 수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충남 서해안지역의 지역경제 붕괴 위기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당국은 이번 사고를 국가재난사태로 규정했으며 미국, 중국, 일본 등 국제사회도 피해복구를 위해 적극지원에 나섰다.

이번 기름유출 사고는 지난 7일 오전 7시 15분 충남 태안군 만리포 북서방 5마일 해상에서 예인선 삼성 T-5가 예인 중이던 부선이 6일 오후 7시 18분부터 정박 중이던 홍콩선적의 유조선과 충돌해 발생했다.


2. 식품값 천정부지 인상
 
CJ제일제당이 12월 7일 밀가루 가격을 최고 34% 인상함에 따라 밀가루를 원료로 하는 라면, 과자, 제빵 등 가격도 일제히 오르는 식품업계 전반에 가격인상 도미노 현상이 빚어질 전망이다.

CJ는 이날 강력분(빵 제조용)은 20㎏ 한 포대에 종전 1만4410원에서 1만7930원으로 24.4%, 중력분(다목적용)은 1만3640원에서 1만7380원으로 27.4%, 박력분(과자, 케이크용)은 1만3060원에서 1만7510원으로 34.0% 각각 올린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삼양사, 대한제분 등 다른 밀가루 업체들도 조만간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밀가루 가격이 인상됨에 따라 밀가루를 원료로 사용하는 과자, 라면 등의 제품가격도 덩달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제과와 크라운-해태제과, 오리온 등 제과업계는 10∼30% 인상하기로 했다. 농심도 지난 3월 모든 제품 값을 평균 7.4% 올린 데 이어 곧 가격을 추가 인상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월 라면 제품을 7% 인상한 오뚜기는 추가 인상폭과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빙과업체도 내년 중 아이스크림 가격은 최고 50% 선까지, 오렌지 음료 가격도 20∼30% 올릴 예정이다.


3. 박종세 前 식약청장 구속


초대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을 지낸 박종세 한국바이오벤처협회장이 생동성시험(생물학적동등성시험)조작 혐의로 11월 28일 검찰에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에 따르면 박 전 청장은 허위로 만든 카피약 시험결과 보고서를 제약회사측에 넘겨 해당 약품이 식약청 허가를 받아 유통되도록 한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다.

조사결과 박씨는 해당 카피약들의 생동성 시험 결과 오리지널약과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나면 제약회사로부터 용역비 잔금을 받지 못하거나 향후 다른 카피약에 대한 시험 의뢰가 중단될 것을 우려해 보고서 조작을 지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박씨는 식약청장 시절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2003년 5월 서울고법에서 징역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현재 집행유예기간 중이다.
 
 
4. 전통식품, 우주식품으로 개발


김치, 고추장, 된장 등 우리 전통식품이 우주식품으로 개발된다.

한국식품연구원과 10월 18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대상, 오뚜기, 원자력연구원 등과 한국 우주인 우주식품 개발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와 협찬계약을 체결하고 우주식품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현재 한국 우주식품 개발은 항공우주연구원 주관으로 한식연과 원자력연구원이 담당중이며 한식연은 대상과 공동연구를 통해 볶은 김치와 고추장, 된장국 등을, 오뚜기와는 밥을 각각 개발하고 있다.

우주식품은 한식연에서 볶은김치, 고추장, 된장국, 밥, 홍삼차, 녹차 등 6개 품목, 원자력연구원에서는 김치, 라면, 생식 바, 수정과 4개 품목이 개발 진행 중이다.

개발된 한국 우주식품은 향후 러시아 의생물학연구소(IBMP)에서 총 3단계의 엄격한 우주식품 인증 절차를 거치게 되며, 이를 통과하면 국제우주정거장에서 한국 우주인이 식사할 수 있는 우주식품으로 공식 인정받게 된다.

러시아로부터 품질인증을 받은 우주식품들은 내년 4월 한국 최초 우주인 고산 씨에게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체류 기간 중 제공될 예정이다.

 
5. 식품공전 전면개편


식품의약품안전청은 10월 18일 위생규격은 강화하고 품질규격은 삭제 방향의 식품공전을 전면 개편하고 12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개편된 식품공전에 따르면 컵모양 젤리의 원료로 곤약과 글루코만난 사용이 금지된다. 젤리의 크기는 뚜껑과 접촉하는 면의 최소내경이 5.5㎝이상 이어야 한다.

컵모양 젤리의 높이와 바닥면의 최소내경은 3.5㎝이상이 되도록 제조해야하고 컵모양 등 젤리의 압착강도는(Newton)은 5이하 이어야 한다.

고추장 및 향신료조제품 제조시 홍국색소 사용금지 및 시트리닌 불검출 규정이 신설되고, 고춧가루 제조공정에 금속성이물 제거장치 설치가 의무화된다.

모든 식용유지에 대한 벤조피렌 기준이 2.0 ㎍/kg 이하로 신설됐다.

식품 중 말라카이트그린 등 동물용의약품이 검출돼서는 안된다.

6개월 미만의 영유아가 섭취할 수 있도록 제조판매하는 식품에서는 엔테로박터 사카자키균, 대장균군, 타르색소가 검출돼서는 안되며 세균수는 g당 2만이하(액상제품은 100이하)이어야 한다.

이 외에도 식육에서의 다이옥신, 먹는물에서의 노로바이러스 등의 기준이 제정됐다.


6. 영유아용 분유서 사카자키균


영유아용 분유 제품에서 치명적인 뇌수막염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엔테로박터 사카자키균’과 식중독균이 잇따라 검출돼는 사건이 발생했다.

대구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은 9월 6일 대구 달서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매일유업의 ‘유기농 산양분유-1(400g)’ 제품을 수거·검사한 결과 ‘엔테로박터 사카자키균’이 검출됐다고 9월 3일 밝혔다.

매일유업은 이에 앞서 지난 4월 이유식 제품인 ‘베비비웰아기설사’, ‘3년정성유기농쌀이유식’, ‘베이비사이언스맘마밀’제품에서 사카자키균이 검출돼 자진회수 및 생산중단 조치를 취한 바 있다.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획득으로 안전한 영유아 제품을 생산하게 됐다고 대대적인 홍보전을 펼치던 매일유업 분유에서 또 다시 ‘사카자키균’이 검출돼 망신살을 사기도 했다.

사카자키균은 사람이나 동물의 장과 야채 등에서 많이 발견되는 대장균의 일종으로 생후 4주 이내의 신생아와 면역결핍 영아 등에게는 수막염, 패혈증, 괴사성 장관염 등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어 지난 6월에는 영유아 조제분유인 ‘베이비사이언스맘마밀-2(유통기한 2008.01.23)’에서 식중독균의 일종인 ‘바실러스 세레우스’가 나와 행정조치를 당했다.

 
7. 모유에 환경호르몬 검출


5월에는 아이를 갓 낳은 산모의 모유(母乳)에서 신종 환경 호르몬이 검출돼 충격을 줬다.

국내에서 모유에 환경 호르몬이 든 사실이 확인되기는 지난 2000년 다이옥신 이후 두 번째다.

랩프론티어는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연구용역을 받아 전국 산모 120명의 출산 후 30일 째 모유를 분석한 결과 가전제품 외장재에 첨가하는 물질과 유사한 환경 호르몬이 검출됐다고 5월 18일 밝혔다.

이번에 검출된 환경호르몬은 PBDE(폴리브롬화디페닐 에테르)로 갑상선과 신경발달, 유아의 정상적인 뇌 발달을 저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강윤석 랩프론티어 박사는 “PBDE는 태반과 수유 같은 과정을 통해 태아나 갓난아이에게 전달될 수 있다”고 말했다.

PBDE는 1980년대 스웨덴과 북극해 등지의 바다표범과 바다오리, 물고기 등에서 처음 발견되기 시작한 이후 인체의 모유와 혈액, 탯줄 등에서도 검출되고 있다.

하지만 PBDE의 독성 등에 대한 연구는 국제적으로도 이제 막 본격화하는 단계여서 각 국은 인체 허용 섭취량 같은 기준을 아직 세우지 못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모유에 환경 호르몬이 들어 있더라도 부작용보다는 모유의 이로운 점이 훨씬 많다는 점을 들어 모유를 먹일 것을 권장하고 있다. 


8. 쇠고기, 3년5개월만에 수입재개


4월에는 광우병 발생으로 2003년 12월 이후 수입이 중단된 미국산 소고기가 3년 5개월 만에 수입이 재개됐다.

농림부와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미국육류수출협회 등에 따르면 미국산 소고기 6.4톤이 4월 23일 오전 8시25분 대한항공 화물기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냉동상태로 쇠고기는 캔자스주 아칸소시티에 작업장을 둔 ‘크릭스톤팜스’가 수출하고 국내 육류 수입업체 ‘네르프’가 수입한 것으로 안심과 등심 등 13개 품목 6.4톤이다.

검역 당국은 지난해 1월 양국이 합의한 ‘30개월 미만, 뼈 없는 살코기’라는 조건에 맞는지 전량에 대해 엑스레이 이물질 검사 등을 실시하고 뼈조각 등 이물질이 검출되면 해당 상자만 반송하고 나머지는 모두 국내로 반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와 의회, 축산업계는 5월 국제수역사무국(OIE) 총회에서 미국의 ‘광우병 위험 통제국’ 판정이 확정되면 즉시 갈비 등 뼈 있는 부분까지 모두 수입하도록 위생조건을 바꿔야 한다며 우리나라를 강하게 압박했다.

농림부는 24일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이 본격 재개된 데 이어 칠레의 요청에 따라 칠레산 쇠고기에 대해 수입위험평가 절차를 거쳐 칠레산 쇠고기도 수입 허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9. 한미FTA 타결


한미FTA가 협상 14개월만인 4월 2일 마무리 됐다.

한국과 미국 양국은 지난 2006년 6월 5일 워싱턴에서 1차 협상을 시작으로 지난 4월 2일 서울에서 8차 협상까지 서울과 워싱턴을 오가며 14개월여 만에 한미FTA(자유무역협정) 협상을 마무리 했다.

이번 한미 FTA 협상 결과를 분야별로 보면 쌀은 양허 대상에서 제외됐다.

농업 분야에서 가장 큰 이슈였던 쇠고기는 40% 관세를 1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폐하기로 했으며, 뼈 있는 쇠고기는 하반기에 수입을 재개하기로 합의를 봤다. 오렌지는 수확기에 현재의 50% 관세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식품 분야 관련업계에서는 이번 한미FTA 체결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분야는 농업분야라며 분야별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한미 FTA 협상에 따라 식품분야(농업)에서는 오렌지주스(냉동), 화훼류, 커피, 포도주, 옥수수 등은 관세가 즉시 없어진다. 반면 쇠고기, 고추, 마늘 등은 15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관세가 철폐된다. 돼지고기는 냉장육은 10년, 냉동육은 2014년 1월까지 관세를 없어진다. 또 탈지·전지 분유 등 낙농품과 식용감자, 식용대두 등은 현행 관세를 유지하고, 오렌지와 포도는 국내 출하기를 감안해 시기별로 다른 관세가 적용된다.


10. 대기업 고추장 쇳가루 범벅


CJ, 대상, 샘표 등 유명 대기업에서 시중에 판매하고 있는 고추장에서 쇳가루가 검출돼 파문이 일었다. 특히 검출된 쇳가루는 육안으로도 식별이 가능할 정도로 나와 충격을 줬다.

신상진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3월 31일과 4월 3일 2차례에 걸쳐 국내 6개 업체에서 제조된 3㎏짜리 고추장을 각각 실험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4월 5일 밝혔다.

신상진 의원에 따르면 1차 실험에서는 정수기물과 고추장을 섞은 다음 막대자석을 사용해 불순물 검사를 실시한 결과 미세 입자의 쇳가루가 관찰됐다.

2차 실험은 신중성과 공정성을 고려해 국회의원실 관계자 등 총 8명 입회하에 실시됐다.

실험은 불순물이 전혀 없는 증류수와 1차 실험에서 사용된 고추장과 동일한 제품을 구입해 실험한 결과 마찬가지로 쇳가루가 나왔다.

해당업체는 실험 방법에 의문을 제기하며 “쇳가루가 나올리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고추장에 쇳가루가 들어가는 원인은 고춧가루를 분말로 만드는 제조 과정에서 분쇄기의 롤러가 맞물려 돌아갈 때 쇠끼리 부딪치는 마찰로 인해 쇳가루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춧가루를 분말로 만드는 공정은 4∼5단계를 거친다. 이후 분쇄과정이 모두 끝나면 금속선별기로 불순물을 완벽하게 제거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경우 쇳가루가 들어있는 고춧가루를 배합해 고추장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수입 고춧가루는 분쇄기의 상태가 좋지 못해 쇳가루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인수 기자 kis69@fm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