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자, 분유, 면류 등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다소비 식품에서 징그럽고 혐오스러운 벌레들이 속속 발견돼 소비자들이 때아닌 '벌레 공포'에 떨고 있다.
벌레가 나온 식품의 제조사는 주로 C제과, O제과, P사, S식품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명 대기업이고 유통기한이 지나지 않은 제품이란 점에서 충격적이다.
소비자들은 "믿고 구입한 식품에 벌레가 나온 것은 제조·유통 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이 이같은 벌레 식품을 먹게 되면 복통과 설사, 심할 경우 장염과 식중독을 일으키게 된다.
하지만 해당 식품회사들은 "그럴 수도 있다"며 대수롭지 않은 태도를 보여 또 한번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사례1=소비자 조 모(30·인천시 부평구 부평1동)씨는 지난 6일 동네마트에서 보리건빵을 4봉지 샀다.
아버지께서 한 봉지 드시고, 하루 지나 조 씨가 한 봉지 먹던중 이상한 거미줄이 보였다. 처음에는 별다른 의심을 하지않고 그냥 먹었다.
그런데 다 먹어갈 무렵 애벌레가 나왔다. 자세히 보니 대여섯 마리가 있었다.
기분이 매우 나빠 제조사인 S사 고객상담실로 전화했다. 상담원은 “주소를 알려달라. 다른 걸로 몇 봉지 보내주겠다”고 하더니 그냥 콩벌레라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길래 ‘소비자고발센터’에 고발하겠다고 하니 “하세요. 그럼 문닫아야죠”라고 비아냥댔다.
조 씨는 “할 말을 잃었다”며 “개봉하지 않은 다른 봉지도 거미줄과 애벌레 있다”고 본보에 사진과 함께 고발했다.
#사례2=초등학교 교사인 신 모 씨는 10월 30일 오전 아이들에게 주려고 출근길에 마트에 들러 C제과의 ‘죠리퐁’ 7봉지를 포함해 21봉지의 과자를 샀다.
그런데 죠리퐁에서 벌레 5~6마리가 발견됐다. 이미 아이들이 과자를 다 먹고 몇 개만 남겨놓은 뒤였다.
무척 걱정이 되어 C제과 홈페이지에 메일를 보냈고, 한국소비자원에도 신고했다. 동영상도 찍어놓았다. 과자 봉지는 둘 수가 없어서 버렸다. 유통기한은 지나지 않은 제품이었다.
구입한 곳은 경남 밀양시 가곡동의 한 편의점이다.
#사례3=소비자 김 모 씨는 지난 주말인 10월 27일 친구들과 집 앞 슈퍼에서 O제과 과자를 사먹었다. 과자 몇 개는 뜯지도 않고 두었다가 일요일 저녁에 먹게 되었다.
같이 먹는 한 친구가 갑자기 과자를 다 뱉어버리더니 벌레를 보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봉지를 모두 찢어 살펴보니 살아있는 애벌레가 3마리, 죽은 애벌레가 2마리가 있었다. 황당했다.
김 씨는 신경을 쓴 탓인지 배도 계속 아프고, 자다가 일어나서 설사까지 했다.
월요일(10월 29일) 아침 과자봉지에 적혀있는 번호로 전화했다. 남자 직원이 전화를 받았는데, 이런 일에 익숙한 듯 “미안하다. 유통과정에서 벌레가 봉지를 뚫고 들어간 것같다. 과자를 보내드릴테니 집주소를 알려달라”고 말했다.
그걸 먹고 설사까지 했다고 하니까 “연관을 그렇게 지으면 그럴 수도 있다. 시간이 좀 지나서 몸에 이상한 반응이 나타나면 다시 연락하라”고 덧붙였다.
김 씨는 “말로는 죄송하다고 하지만 정말 죄송한 기미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며 “너무너무 불쾌하다”고 털어놨다.
#사례4=소비 유 모 씨는 얼마전 새로 산 P사 분유를 뜯어 아이에게 먹였다. 아이는 모두 토해버렸다. 그 후 계속 토해서 병원에 갔더니 장염초기라고 진단했다.
원인을 몰랐다. 병원에서 돌아와 분유를 연하게 타서 아이에게 주려는 순간 벌레가 나왔다. 분유통에서 반사된 줄 알고 다시 봤는데, 분명 벌레였다. 기절하는 줄 알았다.
분유회사로 연락했다. 금방 직원이 온다고 하더니 오후 4시가 되어도 연락이 없어 다시 전화하니 그때서야 온다고 했다.
유 씨는 “면역력이 약한 아기들이 먹는 분유에서 이런 벌레가 나오는데도 직원들의 업무처리가 짜증난다”며 “며칠 후 검사결과가 나왔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통보왔다”고 어이없어했다.
#사례5=소비자 전 모 씨는 최근 S식품의 ‘짜짜로니’에서 구더기같은 벌레가 10마리 이상 나왔다고 주장했다.
다 익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한두가닥 집어서 먹어보았다. 다 익었길래 국자로 국물을 떠서 싱크대에 2번 정도 버리고 한번 더 떳는데 뭔가가 둥둥 떠 있는 것이 보였다.
가까이서 보니 벌레였다. 구더기같은 벌레가 10마리 이상 나왔다. 버린 것까지 하면 20 마리도 넘을 듯했다.
전 씨는 “지금까지 한두마리 정도 나왔다는 소리는 들어봤지만, 이렇게 많이 나온 것은 처음 본다”며 “그날 하루 종일 먹지도 못하고 속도 안좋았는데, 회사측은 라면값 정도만 변상해주겠다고 했다”며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