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0주년 특집-식품경쟁력 R&D에 달렸다 : C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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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주도할 ‘맛의 한류’ 창조 ‘디스커버리 센터’ 성장 엔진 발굴 원동력 ‘온리 원’에 과감한 투자…특허 138건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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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분야에 대한 정부의 연구개발비 지원액은 산업 규모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으로 앞으로 확대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의 식품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 지원액은 2003년 169억 원에서 2004년엔 148억 원으로 12.7% 감소했으며 지원 과제 수도 2003년 234개에서 2004년엔 218과제로 16개나 줄어 과제당 지원액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국내 식품기업들은 글로벌 시대 명실상부한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한 연구개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국내 식품 산업을 이끌어가는 리딩 기업들의 R&D 현황을 현장 중심으로 진단해 보고 이들이 추구하는 미래 식품 산업의 모습을 그려 보았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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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의 식품 기업인 CJ의 저력은 히트 상품의 산실 식품연구소에서 나온다. 1978년 설립된 식품연구소는 소재 식품 분야에서 출발해 다양한 가공식품, 신선식품 등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내면서 CJ를 국내 선도적인 식품 기업으로 성장시켰고 국내 식품 가공기술 발전을 이끌고 있다.
CJ의 상품 연구 개발사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가장 큰 사건은 ‘다시다’의 개발이다. 자사 브랜드 ‘미풍’으로 경쟁사의 ‘미원’을 단 한 번도 이겨 보지 못한 70년대 중반 제일제당은 기존의 ‘미풍’을 대체할 천연 조미료 ‘다시다’를 내놓게 된다.
하지만 좀처럼 시장에서 별 반응이 없던 ‘다시다’는 연구소 설립을 계기로 탄력을 받아 80년대 들어 국내 조미료시장의 판도를 뒤바꿔 놓게 된다. 결국 ‘다시다’는 오늘날의 CJ의 근간을 이룰 정도의 빅 히트 상품이 됐다.
이후 CJ는 1992년 '컨디션'으로 숙취 해소 음료라는 새로운 개념의 음료 시장을 만들어 냈다. 또 1996년에는 즉석 상품밥 시대의 개막을 알린 '햇반'을 개발하는 등 꾸준한 연구개발 투자로 승승장구의 길을 걷는다.
특히 ‘햇반’ 개발에 있어서 식품연구소는 첨단 무균화 시스템과 포장 과정을 거쳐 햇반을 상온에서 무려 6개월간이나 보관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CJ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쌀밥에 이어 현미밥 흑미밥 오곡밥 보리밥 등 잡곡밥과 햇반죽, 쌀생면 등 쌀 관련 제품을 잇따라 개발해 우리 나라 쌀 가공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3년여에 걸친 연구개발 끝에 인공 성분인 소포제와 유화제를 첨가하지 않고 저온에서 콩을 불려 두유를 숙성·응고시켜 순수한 자연 두부를 개발해 냈다. 3NP (Natural Processing) 공법으로 명명된 신기술로 만들어진 '백설 행복한 콩'이 그것이다. ‘백설 행복한 콩’은 두유를 고온에서 응고시키는 기존의 온두유 방식과는 달리 저온에서 숙성시킨 후 응고시키는 냉두유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두부 고유의 고소한 맛은 살리고 콩 비린내 등의 잡미를 최소화했다.
이렇듯 국내 식품사에서 일대 전환을 이룰 만한 블루오션 상품을 결정적 시기마다 꾸준히 내놓고 있는 CJ는 현재 매출액의 1.5%를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고 있으며 2013년까지 4%대로 늘려 나갈 방침이다. 이는 세계 유수의 기업들조차 3%대에 머무르고 있는 현실과 비교할 때 파격에 가까우며 그만큼 경영진들의 연구개발에 대한 의지를 잘 보여 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현재 CJ식품연구소에는 컨디션, 팻다운, 한뿌리 등 CJ의 굵직한 히트 상품의 주역이기도 한 이강표 상무가 소장을 맡아 140명의 연구인력을 12개 분야별로 나눠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들 각 센터의 업무를 살펴보면 우선 ‘디스커버리센터’는 신규 성장 엔진을 발굴하고 M&A를 준비하며 그룹내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이들의 노력은 올해 들어서 쉼 없는 영토 확장을 펼치고 있는 CJ의 원동력이 됐다.
디저트 식품 개발, 두부, 김치(발효 제품), 과일·야채 가공, 면류(생면 쌀생면 기능면) 등은 ‘신선 식품센터’가 담당한다. 또 조리 편의식과 레토르트 제품, 장류 등은 ‘조리식품센터’ 제분·제당·유지 등은 ‘소재식품센터’, 기능식·건강식·인삼 가공은 ‘건강 식품 센터’, 햇반·복합밥·쌀가공·곡물 가공은 ‘쌀가공센터’가 각각 담당한다.
이와 함께 ‘육냉식품개발센터’에선 육가공·수산가공·냉동 제품 개발을, ‘연구기획팀’에서는 R&D기획·프로젝트 관리·관능 평가·R&D 서비스(지원)를, ‘안전설계지원팀’에서는 제품 안전설계 리뷰와 제품 안전 확보 프로그램을, ‘푸드개발팀’에서는 새 카테고리 개발과 웰빙 스낵·곡물 음료 등의 개발을, ‘포장개발센터’에서는 신포장 및 포장 개발을 각각 담당한다. 이 밖에도 ‘조미글로벌센터’에서는 다시다를 비롯한 맛 소재와 중국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을 담당한다.
이들이 각기 담당한 연구 수행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연구소는 200여 건 특허 출원에 138건의 특허 등록이란 결과를 얻었다. 연구소 관계자는 “우리의 비전은 국내 시장에 국한되지 않는다”면서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핵심 역량과 끊임없는 연구개발이 가능한 창의적 문화가 공존하는 연구소 창조 △안전하면서도 맛있는 온리 원(Only-One) 상품의 지속적인 개발을 통한 새로운 식문화 창조 △기초 연구에서 상품화까지의 연구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해 한국을 대표하는 연구소 △세계를 앞서가는 연구소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고 있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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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연구소는 ‘햇반’등에 적용하는 무균화 시스템 등 최첨단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사진 왼쪽). 사진 오른쪽은 CJ식품연구소가 있는 구로공장 전경. | | 연구소는 향후 국민 건강을 위한 식품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미 3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지난 2002년 일본 가오사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디글리세라이드' 생산기술을 개발, 체지방 억제를 위한 기능성 식용유 '로프리'를 선보인 바 있다.
당시 '식용유는 살이 찐다'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오히려 살이 빠질 수 있다는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었다. 또 대투펩타이드, L-카르니틴,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등 체지방 연소 기능 성분으로 만든 기능성 피트니스 음료 '팻다운'을 상품화해 2000만 병 이상의 판매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연구소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맛의 한류’를 창조하는 데 더욱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현재 연구소 내 신선식품센터는 전담 연구팀을 구성해 김치의 '생리 기능성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김치가 인체에 구체적으로 어떤 기능을 하는지 밝혀 내 김치를 세계화하기 위해서다.
연구소 관계자는 “미래 글로벌 식품은 지극히 동양적인 것이 트렌드로 부각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우리 고유의 식품을 세계적인 식품으로 발돋움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CJ는 우리 김치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과 표준화 연구, 다양한 프리미엄 김치를 개발해 일본 등 세계 시장에 내놓겠다는 구상이다.
연구소의 이러한 움직임은 정부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해 현재 CJ는 국책 산학협동 연구 과제 및 G7 과제에 참여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김치류 제조 공정별 기본기술 확립과 전통 장류용 메주의 제조공정 연구에 몰입하고 있다. 또 올해 들어 BK21(brain Korea 21) 사업의 4개 과제에도 참여하고 있다.
CJ는 창립 60주년을 맞는 2013년 매출액 10조, 영업이익 1조를 달성하고 이 중 50% 이상을 해외에서 창출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날 것을 목표로 ‘인재 기술 스피드로 Global Food&Bio Company가 된다’는 비전을 수립했다. 이를 위한 연구소의 일거수일투족에 국내 식품 산업계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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