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중동 전쟁에 따른 나프타 부족 현상 가시화
■ 포장 산업의 특징 및 유럽의 나프타 의존성
포장재 산업은 나프타 수급 상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나프타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핵심 석유화학 원료로, 에틸렌·프로필렌 등 기초 화학물질로 전환된 뒤 PE(폴리에틸렌), PP(폴리프로필렌), PET(페트) 등 식품 포장재의 주요 소재로 사용된다. 특히 포장산업은 대량생산·저마진 구조로 원가 상승분을 흡수하기 어렵고,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가격과 납기 모두에 즉각적인 압박이 나타나기 쉽다.
유럽은 미국보다 나프타 의존도가 높아, 국제 유가 변동과 지정학적 리스크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는 유럽이 석유화학 기초원료를 생산할 때 나프타를 상대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반면, 미국은 셰일가스에서 얻는 에탄을 활용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스팀크래커는 나프타나 에탄을 고온에서 분해해 플라스틱·합성수지·포장재의 원료를 만드는 설비인데, 유럽의 스팀크래커는 나프타 비중이 높은 편이어서1)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원가 상승과 원료 확보 불확실성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을 가능성이 있다.
■ 중동 사태 이후 나프타 공급 차질과 시장 충격
중동 정세 불안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나프타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Trading Economics에 따르면 4월 16일 기준 나프타 가격은 톤당 915.43달러로 한 달 전보다 11.05% 상승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로는 66.32% 올랐다.2) 일부 화학 공장들은 원료 수급 애로로 공급 불가항력을 선언하거나 가동률을 낮추고 있으며, 이에 따라 포장재 시장 전반에서 납기 불확실성과 계약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 유럽 내 포장재 수급 불안과 식품 업계의 대응
독일플라스틱포장산업협회(IK)의 2026년 2분기 조사결과에 따르면, 플라스틱 포장재 및 필름 제조업체 다수가 재정적 압박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독일플라스틱가공산업협회(GKV) 3월 조사에서도 포장재 제조업체 대부분이 원료 가격 인상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부 업체들은 이익률 하락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3)
PET 시장에서도 공급 부족과 가격 급등이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기관 ICIS에 따르면, 유럽 PET 구매업체들은 공급업체로부터 가격 인상 압박을 받고 있으며, 일부는 추가 할증료를 수용하기 시작했다. 또한 글로벌 화학기업 인도라마 벤처스(Indorama Ventures)는 3월 폴란드·리투아니아 공장에서 공급 차질로 프리폼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4)
영국 대형 식품기업 프린스 그룹(Princes Group)은 지난 4월 1일 제품 전반에 대해 최소 5%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동사의 최고사업책임자(CCO) Giuseppe Mastrolia는 이번 중동 사태가 “원재료 조달부터 제조, 포장, 유통에 이르는 공급망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으며, 포장비용이 10~25% 상승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5) 해당 가격 인상은 현재 이탈리아, 독일 등 일부 유럽 국가에 적용되고 있으며, 향후 영국 시장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6)
■ 포장재 공급망 리스크 확대에 따른 전략적 시사점
이번 나프타 수급난은 유럽 식품업계 전 공급망에 걸쳐 영향을 주고 있다. 포장 비용 상승은 에너지·운송 비용 상승과 함께 식품 가격으로 전이되고 있으며, 영국식음료연합(Food and Drink Federation)은 올해 영국 식품 물가 상승률이 기존 전망(약 3.2%)에서 최대 10% 수준까지 상향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7)
단기적으로 기업들은 원료 및 포장재 확보를 최우선으로 두고, 패키징 경량화를 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장기적으로는 2026년 8월 12일 시행되는 EU의 PPWR(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정)과 맞물려 재사용·재활용 포장 전환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또한 유럽 최대 화학산업 클러스터인 벨기에 앤트워프(Antwerp)에서 추진 중인 Project ONE(에탄 기반 스팀크래커)과 같이, 나프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설비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8)
이러한 환경 변화는 한국 식품기업의 유럽 진출 과정에서 비용 불확실성과 운영 리스크를 동시에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시아에서도 포장재 수급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현지 생산 거점을 보유한 기업조차 유럽 내 원부자재 조달 차질로 납기 지연을 겪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럽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이나 제품 차별화뿐만 아니라 납기 이행 능력과 공급망 안전성이 핵심 경쟁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수급 변동성이 확대되는 현 시점에서는 비용 관리, 대체 소재 대응, 공급 안정성 확보 등의 유연한 운영 역량과 신뢰 구축이 시장 진입과 유지의 핵심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출처
2) https://tradingeconomics.com/commodity/naphtha
문의 : 파리지사 박주연(juyaun.park@at.or.kr)
'유럽 , 아프리카등'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영국] 식품광고 제한 규정과 한국 라면 (0) | 2026.04.22 |
|---|---|
| [독일] 독일 스포츠 보조식품 시장, “근육 중심에서 일상 건강 관리로 전환” (0) | 2026.04.22 |
| [EU] PPWR 적용에 따른 업계 주요 문의사항에 대한 전문기관 자문 (2) (1) | 2026.04.19 |
| [EU] PPWR 적용에 따른 업계 주요 문의사항에 대한 전문기관 자문 (1) (0) | 2026.04.19 |
| [EU] PPWR 등 포장 및 포장재 관련 규정 개관 (1) | 2026.04.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