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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쌀 정책 대전환…생산성·수급 안정에 방점

곡산 2026. 1. 16. 08:05

日, 쌀 정책 대전환…생산성·수급 안정에 방점

김용수(일본 도쿄 특파원) 기자입력 2026. 1. 16. 05:00
쌀 비축·가격·유통 제도 개편
논활용 직접지불금 요건 완화
작물별 생산성 기준으로 지원
민간 사업자 쌀 의무보유 추진
적정가격 형성 ‘식료법’도 시행
생산~소비 전 과정 제도적 관리

2026년은 일본 쌀 정책 전반이 구조적으로 전환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쌀 수급 불안과 가격 변동, 생산기반 약화라는 복합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일본 농림수산성이 논 정책과 쌀 비축제도, 가격·유통 제도 등에 대해 대대적인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쌀 정책, 생산성과 수급안정에 방점=최근 일본 농업계에선 그동안 ‘면적 관리’에 방점이 찍혀 있었던 쌀 정책이 ‘생산성과 수요·공급 안정’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개별적으로 운영돼온 논활용 직접지불 교부금, ‘식량법’ ‘식료시스템법’이 하나의 정책 테두리로 묶이면서 변화 분위기가 감지되는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논 정책의 핵심이었던 논활용 직접지불 교부금 제도의 전환이다. 이 제도는 논에 벼 대신 보리, 대두, 사료용 벼 등을 재배할 경우 주식용 쌀과의 소득 격차를 보전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지원 여부는 ‘논’이라는 토지 형태 유지를 기준으로 판단됐다. 최근 5년간 물을 대지 않았거나 벼 재배이력이 없는 논은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엄격한 요건이 적용돼 왔다.

 

농수성은 2027년부터 논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작물과 생산체계 자체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전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작물별 생산성 향상과 수요 대응 노력을 기준으로 지원하는 구조가 기본 틀이 될 전망이다. 특히 ‘5년 물댐 규칙’에 따라 교부금을 지원하던 방식을 2027년부터 폐지하기로 하면서 지역 여건에 맞춰 채소, 사료 작물, 가공 원료 작물 등으로 전환하는 농가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수출용·가공용·쌀가루용 등 다양한 용도의 쌀 생산도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농수성은 논 정책과 병행해 논의 규모화 지원을 강화하고, 작목 전환과 지역 농업구조 개편을 함께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각 지역은 논 수익력 강화 비전 등을 통해 작물 구성과 생산 전략을 제시해야 하며, 향후 교부금 배분에서도 이러한 지역 계획의 실효성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전망이다. 중앙정부가 일률적으로 논을 관리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의 판단과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정부·민간 쌀 비축 정책에도 변화=일본 정부는 약 100만t의 쌀을 비축하는 기존 제도를 유지하면서, 민간 쌀 비축을 유도하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예고했다.

 

구체적으로 도매업자와 대형 유통업체 등 민간 사업자에게 일정량의 쌀을 의무적으로 보유하도록 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식량법 개정안’이 이번달 정기국회를 통과할 경우 최종 20만t을 목표로 올해 약 5만t부터 민간 비축 실증사업을 단계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내년도에는 유통 실태 파악을 강화한 뒤 2028년 4월 본격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사업자는 통상적인 거래 과정에서 보유하는 재고와 구분하지 않고 비축 물량의 ‘규모’를 유지하는 의무를 지게 된다. 수급 위기 시 정부는 쌀 방출을 지시하고,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권고나 공표 조치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쌀 유통업자에 대한 재고 신고·보고 의무도 강화된다. 사업자 규모에 따라 재고량 등을 정기적으로 보고하도록 해 쌀 부족 사태 발생 시 정부가 정확한 수급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올 4월부터는 농산물의 적정 가격 형성을 법적으로 뒷받침하는 ‘식료시스템법’도 전면 시행한다. 이 법은 쌀을 단순한 시장 상품이 아니라 국가 식량안보와 직결된 전략 품목으로 규정하고, 생산·유통·소비 전 과정을 제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방향을 담고 있다. 쌀은 채소·우유·두부·낫토 등과 함께 지정 식품으로 분류돼, 생산비와 유통비를 반영한 비용 지표가 작성·공표된다. 거래 과정에서 비용 상승을 이유로 가격 조정 협의가 들어올 경우 상대방은 성실히 협의하도록 하는 노력 의무도 부과된다. 일본 정부는 이번 제도 개편을 통해 쌀을 단순한 농산물이 아닌 국가안보 차원의 전략 물자로 재정의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밝혔다.

 

비용 지표는 국가가 인정한 단체가 작성해 이르면 4월에 공표될 전망이다. 다만 실제 비용을 지표에 얼마나 정확히 반영할 수 있을지는 과제로 남아 있다. 비용 지표가 가격 협상의 토대가 되는 만큼 산지 실정이 얼마나 정밀하게 반영될지가 제도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