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및 결산

[2025결산/2026전망-음료·주류] 제로·라이트 ‘1조 시대’ 활짝…2026년 ‘건강·환경·취향’ 경쟁 본격화

곡산 2026. 1. 7. 07:44
[2025결산/2026전망-음료·주류] 제로·라이트 ‘1조 시대’ 활짝…2026년 ‘건강·환경·취향’ 경쟁 본격화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6.01.06 07:53

1조5000억대…제로 탄산·이온·제로 주류, 업체 매출 비중 20% 선
롯데칠성 외형 4조 원 달성 글로벌 종합음료 기업 도약
무·논알코올 맥주 시장 700억대…K-소주 수출 확대
새해 건강·환경 등 기능성 웰니스 음료가 주도할 듯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전체 소비 경기는 정체됐지만, 2025년 국내 음료·주류 시장은 제로 음료, 라이트 맥주, 논알코올 맥주를 앞세워 건강 지향 카테고리 중심으로 구조 재편이 가속화된 한 해였다. 과거 ‘틈새시장’으로 여겨지던 이들 카테고리가 이제는 전체 시장의 판도를 뒤흔드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제로 음료 시장은 2018년 1630억 원에서 2023년 1조2780억 원으로 7.8배 성장했으며, 2025년에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제로 탄산·제로 이온·제로 주류까지 확장되며 음료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 안팎까지 올라왔다는 게 업계 추정이다. 여기에 무·논알코올 맥주 시장이 2024년 704억 원 규모에서 2027년 946억 원까지 확대되며 연 10% 내외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가 음료·주류 전반의 상수가 됐다.

 

특히 올 한 해 음료업계는 ‘제로’와 ‘글로벌’ 키워드를 중심으로 시장 외연을 확장하고, ‘초개인화’ 마케팅을 통해 세분화된 소비자 취향을 공략하는 데 집중했다.

‘제로·라이트’ 열풍으로 헬시플레저 트렌드가 안착한 음료·주류 업계는 2026년 건강·환경·취향을 아우르는 ‘초개인화 웰니스’ 전략과 글로벌 시장 공략에 집중할 전망이다. (사진=각 사)
 

롯데칠성음료는 고환율과 원자재 수급 불안 속에서도 2025년 매출 4조 원 시대를 열며 글로벌 종합 음료 기업으로 도약했다. 특히 필리핀펩시(PCPPI) 경영 효율화와 함께 일본, 동남아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며, 2028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4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수립했다.

 

내수 시장에서는 철저한 소비자 조사 기반의 ‘취향 맞춤형 제로’ 전략이 주효했다. ‘칠성사이다 제로’의 상큼함을 강조한 ‘칠성사이다 제로 오렌지’와 과일 탄산 브랜드 ‘탐스’의 라인업(오렌지·포도·사과·파인애플)을 ‘탐스 쥬시’ 및 ‘탐스 제로’로 세분화해 출시하며 소비자 선택권을 대폭 넓혔다. 또한, 에너지 음료 ‘핫식스’가 ‘2025 월드 이스포츠 대회’ 공식 음료로 참여하며 Z세대와의 접점을 확대한 점도 젊은 층 공략에 힘을 실었다.

 

주류 부문에서는 제로 슈거 소주 ‘새로’의 글로벌 브랜드화가 눈에 띄었다. ‘새로’는 미국 진출 1주년 기념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아시아·태평양 광고제에서 수상하는 등 K-소주의 위상을 높였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팝업스토어 등 소비자 참여형 마케팅을 강화하며 브랜드 경험을 확대하고 있다.

 

ESG 경영 측면에서도 업계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롯데칠성은 올 10월 국내 최초로 100% 재생원료(CR-PET)를 도입한 ‘칠성사이다 500ml’를 출시했다. 이를 통해 연간 약 2200톤의 플라스틱 사용량과 약 2900톤의 탄소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질소 충전 기술을 적용한 ‘초경량 아이시스’를 통해 연간 127톤의 플라스틱을 감축하는 등 전방위적인 친환경 활동을 펼쳤다. 이러한 성과로 식품업계 최초 SBTi 승인을 획득하고 한국표준협회 주관 ‘2025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에서 4년 연속 음료 부문 1위를 달성했다.

 

2026년에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더욱 집중한다. 음료 부문에서는 제로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존 제품을 넘어선 ‘넥스트 탄산’과 ‘건강 지향 음료’를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주류 부문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포트폴리오 내실화에 주력하며,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 등 선진 시장 내 ‘보틀러 사업’ 확대 기회까지 모색하며 현지 시장 공략의 수위를 높일 계획이다.

 

한국 코카콜라는 2025년 ‘건강 지향’ ‘개인화 마케팅’ ‘디지털 경험 강화’를 핵심 전략으로 삼아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마케팅 채널도 TV 광고 중심에서 벗어나, AI와 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앱(App)과 SNS 중심의 디지털 마케팅으로 전환하며 실시간 이벤트와 소비자 트렌드 예측을 통해 개인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했다.

 

제품 포트폴리오도 세분화된 취향과 트렌드에 맞춰 확장됐다. ‘환타 멜론’은 350ml 캔과 600ml 페트로 출시하며 호기심을 자극했고, 북미 한정판으로 나온 ‘코카콜라 오렌지 크림’은 1980~90년대 향수와 MZ세대의 힙한 감성을 동시에 공략한 미국 감성의 복고(Retro) 콘셉트로 한국에서도 이슈가 되기도. 편의점(CU, GS25) 단독으로 출시된 프리미엄 RTD ‘잭다니엘 & 코카콜라 제로슈가’는 알코올 도수 5%, 350ml 기준 4500원이라는 구체적인 스펙으로 홈술족의 파티 수요를 흡수했다.

 

디지털·체험형 마케팅으로는 현대카드 쿠킹 라이브러리에 팝업 체험 공간을 오픈하고, ‘워터밤 서울 2025’에 후원사로 참여해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음악 페스티벌에 브랜드 노출을 확대했다. 방탄소년단 ‘뷔’를 앰배서더로 발탁하고, 에스파 윈터와의 콜라보, ‘워터밤 서울 2025’에 모델 카리나를 참여시키며, K-팝과 K-드라마를 활용한 브랜드 홍보도 적극적으로 전개했다.

 

건강과 환경을 고려한 ESG 행보도 두드러졌다. ‘코카콜라 제로’뿐만 아니라 ‘환타 제로’ ‘파워에이드 제로’ 등으로 저칼로리 제품군을 확장하며 글로벌 제로슈가 판매량 증가 추세에 발을 맞췄다. 스포츠·라이프스타일 연계로는 파워에이드 ‘나만의 P’ 러닝 챌린지를 통해 건강·운동을 중시하는 소비자층과의 소통을 강화했다. 또한 ‘원더플 캠페인’ 시즌6과 ‘바다쓰담’ 캠페인을 통해 투명 페트병 자원순환과 해안 정화 활동에 소비자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며 환경 보호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이처럼 2025년 코카콜라음료는 건강·환경·취향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통해 Z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웅진식품은 2025년 ‘하늘보리’ ‘초록매실’ 등 전통적인 강점을 가진 브랜드를 넘어 스포츠, 디저트, 논알코올 시장으로 포트폴리오를 공격적으로 확장했다.

 

가장 눈에 띄는 행보는 스포츠 마케팅을 통한 헬시 플레저 시장 공략이다. 이온음료 ‘이온더핏 제로’를 앞세워 ‘2025 JTBC 서울마라톤’과 ‘2025 아리바우 경포트레일런’ 공식 음료로 참여, 급수대 지원과 완주자 패키지(이온더핏 제로 스파클링+솔브앤고 프로타민) 제공을 통해 러닝·피트니스 인구에게 ‘운동 필수템’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MZ세대의 새로운 니즈를 겨냥한 ‘카테고리 파괴’도 돋보였다. 지난 6월 출시한 ‘자연은 디저트 음료’ 2종(크림치즈케이크·크렘브륄레)은 마시는 디저트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고, 12월에는 연말 파티 수요를 겨냥한 ‘샤토 와인 논알콜 스파클링’을 선보이며 홈술 및 파티용 음료 시장에 진입했다. 7월 올림플래닛과 협업해 공개한 ‘하늘보리 XR(확장현실) 팝업스토어’는 디지털 공간에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며 웅진식품의 젊은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일조했다.

 

주류업계는 대대적인 브랜드 리뉴얼과 맞춤형 투트랙 전략으로 불황을 정면 돌파하며, K-소주를 필두로 한 글로벌 시장 확대에 총력을 기울였다.

 

오비맥주는 맥주·논알콜·소주를 아우르는 전방위적인 혁신과 ‘건강·환경·경험’ 트렌드에 집중하며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했다. 제품 측면에서는 국민 맥주 ‘카스’의 대변신이 돋보였다. ‘카스 프레시’를 필두로 ‘카스 라이트’ ‘카스 0.0’ ‘카스 레몬 스퀴즈’ 등 전 라인업의 패키지를 리뉴얼해 ‘신선함’과 ‘혁신’의 가치를 재정립했다. 특히 논알코올 제품인 ‘카스 0.0’의 판매망을 유흥업소까지 넓혀 음주 문화의 저변을 확대했으며, ‘한맥’은 영화와 결합한 ‘수요 한맥회’ 캠페인을 통해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했다.

 

마케팅은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입체적 전략을 구사했다. 오프라인에서는 대형 뮤직 페스티벌 ‘카스쿨’로 소비자와 직접 소통했고, 온라인에서는 메타버스와 라이브 커머스 등 신규 채널을 통해 참여형 캠페인을 확대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스텔라 아르투아’는 미쉐린 가이드 및 미식 프로그램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미식 맥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가장 공격적인 행보는 글로벌 확장이다. ‘제주소주’ 인수를 통해 과일소주 등 K-소주의 해외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으며, 모기업 AB인베브의 유통망을 활용해 소주와 ‘스텔라 아르투아’ 등 프리미엄 브랜드의 수출 확대에 박차를 가했다.

 

ESG 경영도 한층 고도화됐다. ‘2025년 탄소배출 25% 감축, 2040년 탄소중립(Net Zero)’ 비전을 선포하고, 맥아포대 업사이클링과 재생에너지 전환 등 실질적인 친환경 활동을 펼쳤다. 또한 ‘1사-1하천 가꾸기’ 운동을 통해 지역사회 환경 보전에도 앞장섰다.

 

하이트진로는 2025년 원가 상승 압박에 대응해 불가피하게 소주와 맥주 가격을 인상하면서도 소비 양극화 현상을 겨냥한 정교한 ‘투트랙(Two-Track)’ 전략으로 내수 침체를 정면 돌파했다.

 

대중 시장에서는 ‘가성비’와 ‘리뉴얼’에 집중했다. 필라이트 라인업의 9번째 신제품인 발포주 ‘필라이트 클리어’를 출시해 깔끔한 맛을 선호하는 트렌드를 반영했으며, 주력 제품인 ‘테라’는 ‘Jump Up 2025!’ 캠페인을 전개하며 패키지와 브랜드 모델을 교체하는 등 대대적인 리뉴얼로 시장 점유율 방어에 나섰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희소성’을 극대화했다. 25년 목통 숙성 원액을 담은 ‘일품진로 25년산’을 한정판으로 출시하며, 온라인 추첨 판매 방식을 도입해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수입 주류 부문에서도 젊은 층을 위한 가성비 위스키와 중장년층을 위한 프리미엄 데킬라 라인업을 동시에 확대하며 하이볼 및 믹솔로지 트렌드에 유연하게 대응했다.

 

마케팅 채널 역시 다각화했다. 라이브 커머스와 SNS 이벤트를 강화해 MZ세대와의 접점을 늘리고, 이종 업체와의 과감한 브랜드 협업을 통해 소비자 경험을 확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소주의 독립 카테고리화’ 전략이 빛을 발하며 ‘테라’와 ‘참이슬’이 ‘2025 뉴욕페스티벌 대한민국 국가브랜드 대상’ 맥주·소주 부문에서 2년 연속 1위를 수상,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2026년 국내 음료·주류 시장은 건강과 환경, 그리고 개인의 취향이라는 세 가지 핵심 가치를 모두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단순한 제로 트렌드를 넘어 프로바이오틱스, 마그네슘 등 구체적인 효능을 앞세운 기능성 웰니스 음료가 시장의 새로운 고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분석된다.

 

환경과 취향 부문에서는 구체적인 수치와 세분화가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6년부터 시행되는 재생원료 사용 의무화에 따라 정량적 ESG 성과가 중요해지는 한편, 급성장하는 논알코올 및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소비자 상황에 맞춘 제품 세분화가 가속화될 예정이다.

 

이에 기업들은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초개인화 마케팅과 글로벌 유통망 확대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2026년이 데이터 기반의 ‘초개인화 웰니스’ 시대가 될 것이라며, 기능성 강화와 투명한 ESG 실천, 글로벌 전략이 결합된 역량이 기업 생존의 핵심 지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