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현 기자
- 승인 2026.01.06 07:57
‘불닭볶음면’ 동남아·유럽 확대…이노베이션팀 신설 주효
오뚜기, 제품·마케팅 재정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 강화
신시장 개척·맞춤형 제품에 글로벌 문화 행사와 협업
2025년 라면 시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 원재료 가격 상승, 소비 트렌드 변화 등 복합적 요인 속에서 성장과 한계를 동시에 보인 한 해로 평가된다. 특히 원재료와 고환율로 인해 경영 부담이 커졌고, 이에 업계는 라면 가격 인상으로 위기를 돌파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라면 한 개에 2000원이 진짜냐”는 발언에 라면은 서민들 장바구니 부담의 주범으로 입방아에 오르는 등 정부의 물가안정 압박 속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이런 상황에서도 업계는 건강·프리미엄, 비건·대체육 등 다양한 신제품을 쏟아냈고 글로벌 시장 확대, 디지털 마케팅 강화 등 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수출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5년 1~11월 라면 누적 수출액은 13억8176만 달러로, 전년 연간 실적인 12억4838만 달러를 넘어섰다. 원화로는 2조 원을 웃돈다.
업계에서는 K-라면이 일시적 유행을 넘어 현지 식문화에 본격적으로 안착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농심은 2025년 글로벌 콘텐츠와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 경험을 확장하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강화해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6319억 원, 150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 5.5%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 ‘신라면 툼바’ 등 신제품을 앞세워 해외 매출 비중을 4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2030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60%로 끌어 올린다는 농심의 목표다.
이의 일환으로 농심은 작년 8월 넷플릭스와 손잡고 신라면, 새우깡, 신라면 툼바 만능소스 등 대표 제품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주요 캐릭터를 적용한 제품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글로벌 영스터’ 세대와 소통하는 새로운 방식을 열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애니메이션 속에 등장한 컵라면을 실제 제품으로 구현한 제품 3종(신라면 햄버거컵·슈퍼스타컵·스파이시퀸컵)을 출시하기도 했다. 해당 제품은 1월 말 미국을 시작으로 호주, 캐나다 등 해외 시장에서도 순차적으로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콘텐츠 속 세계관을 실제 제품 경험으로 확장한 이번 활동은 팬과 소비자가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형태로 이어지며, 브랜드와 콘텐츠 간의 시너지를 한층 강화했다.
농심 관계자는 “이번 협업을 통해 라면이 식품의 영역을 넘어 전 세계 소비자를 연결하는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확장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협업과 참신한 도전을 통해 K-라면의 맛과 가치를 세계 시장에 진정성 있게 알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뚜기도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에 뛰어 들었다. 글로벌사업본부에 외부 인재를 영입하고, 오너 3세가 미국 법인에서 현지 사업을 총괄하는 등 조직적 지원을 강화했다. 하지만 해외 매출 비중은 10% 수준에 머물고, 전체 매출에서 라면이 차지하는 비중도 약 30%에 불과하다.
이에 오뚜기는 불확실한 시장 환경 속에서 ‘무엇을 더할 것인가’보다 ‘소비자에게 실제로 의미 있는 가치가 무엇인가’를 기준으로 제품과 마케팅의 방향을 재정의했다. ‘소비자의 관점’을 핵심 화두로 삼아 모든 제품 기획과 커뮤니케이션의 출발점을 소비자의 생활 맥락과 선택 기준에 뒀다.
소비자가 선택할 만한 분명한 이유를 제시한 제품들을 출시했으며, 간편함은 강화하면서도 맛의 기준은 유지하고, 변화하는 입맛과 트렌드, 라이프스타일을 시의성 있게 반영해 지금의 소비자가 기대하는 사용 가치와 즐거움을 담아냈다.
특히 지역상생과 청년 매운맛 니즈를 결합한 ‘더핫열라면’은 청년층의 강한 매운맛 선호 트렌드와 지역 원료를 활용한 상생 가치를 동시에 담아낸 신제품이다. 자극적인 맛 경쟁에 머무르지 않고, 제품이 지닌 스토리와 메시지가 분명히 전달되도록 기획했다. 영양지역 고추를 사용한 제품으로, 행정안전부 지역·기업 협업사례 발표회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작년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전체 라면 수출액 중 60% 비중을 넘어서며 K-라면 성장을 견인한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불닭’은 하나의 문화 코드로 자리 잡으며 단순한 라면 브랜드를 넘어 글로벌 지식재산(IP)으로 성장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삼양식품의 존재감은 해외에서 두드러졌다.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이 80%가 넘는다. 미국과 중국을 넘어 유럽과 동남아 시장까지 매출 기여도가 확대됐다. 3분기까지 누적 해외 매출은 1조3747억 원으로 전년 연간 해외실적(1조3359억 원)을 앞섰고, 누적 영업이익도 3850억 원을 달성, 전년 연간 영업이익(3446억 원)을 넘었다.
이러한 성과는 식품업계 처음으로 ‘9억불 수출의 탑’이라는 금자탑을 완성했다. 전년 7억불 수출탑 수상 이후 불과 1년 만에 기록이다.
이는 작년 6월부터 가동에 들어간 밀양 2공장의 역할이 컸다. 6개 생산라인을 갖춘 이곳에선 연간 최대 라면 생산량이 8억3000만개에 달해 글로벌 컵라면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생산 여력을 확보, 공급 병목이 완화되며 해외 주문 대응력이 개선됐고 이는 추가적인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다.
또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차별화된 R&D 조직 신설도 주효했다. 삼양식품은 ‘컬리너리 이노베이션’(Culinary Innovation)팀을 구성하고 팀을 진두지휘할 수장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5성급 호텔 셰프를 선임했다. 신설 부서는 단순 제품 연구를 넘어 실제 조리 현장의 감각을 R&D에 접목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컬리너리 이노베이션팀은 신제품 콘셉트 설계부터 조리 프로토타입 제작, 원재료와 향신료 조합을 활용한 푸드 페어링 연구, 재현성 테스트와 시장 검증 등 초기 개발 전 과정을 직접 주도하며, 이를 통해 글로벌 현지화 제품을 개발한다.
또 주목할 점은 ‘삼양라면’의 부활이다. 삼양식품이 내놓은 야심작 ‘삼양 1963’은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700만 개를 돌파했다. 삼양라면(오리지날)의 2025년 월평균 판매량의 80%를 넘는 수치다.
‘삼양1963’의 소비자 가격이 기존 삼양라면에 비해 약 1.5배 비싼 프리미엄 라면임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판매 성과다. 높은 소비자 선호도를 보여준 결과이자 브랜드 경쟁력을 확인한 성과로 해석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우지라면에 대한 제품력과 소비자 선호도를 확인한 만큼 올해도 다양한 고객 접점의 온·오프라인 마케팅 콘텐츠를 계속 선보여 ‘삼양1963’의 점유율 확대에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라면 시장도 인구 구조 변화와 내수 소비 둔화 등의 영향으로 제한적인 양적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가격 대비 가치와 품질을 중시하는 소비 성향이 확산되면서 제품 고급화와 차별화 전략을 중심으로 한 질적 성장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프리미엄 제품군과 브랜드 신뢰도를 기반으로 한 경쟁이 한층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해외 시장 역시 양적·질적 성장 기회가 함께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중국, 일본 등 기존 주요 시장을 넘어 유럽과 남미 등 신흥 시장에서도 K-라면의 수요가 점차 늘어나면서 업계의 글로벌 시장 공략 활동 역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각국의 식문화와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현지화 전략과 유통 채널 다변화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단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제 물류 환경 변화 등 외부 요인이 원부자재 수급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대내외 정치·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환율 변동성 확대 역시 비용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안정적인 조달 체계 구축과 환율 변동 대응 전략 등을 통해 전반적인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농심이 작년 창립 60주년을 맞아 2030년까지 매출 7조3000억 원, 영업이익률 10%, 해외사업 비중 61% 달성을 목표로 하는 중장기 전략 ‘비전2030’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농심은 7대 타깃국가(미국·멕시코·브라질·인도·영국·일본·중국)를 선정, 해당 국가를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국가별 식문화 및 소비 트렌드에 대한 면밀한 시장 조사를 바탕으로 현지 소비자들의 입맛을 반영한 신제품을 개발하는 한편 각 타깃 국가의 유통 환경에 맞춘 글로벌 영업 전략으로 현지 시장을 공략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지역별 소비자 니즈에 부합하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 내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첫 신제품으로 ‘신라면 골드’를 출시했다. 글로벌 라면시장의 주요 풍미 중 하나인 닭고기 국물 맛을 신라면 고유의 한국적인 매운맛과 결합해 신라면 출시 40주년을 맞아 농심의 글로벌 확장 의지를 담은 전략제품이다.
‘신라면 골드’는 닭고기를 우려낸 진하고 감칠맛 나는 육수에 신라면 특유 매운맛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강황과 큐민으로 닭 육수와 어우러지는 독특한 향을 구현했고 청경채, 달걀 플레이크, 고추맛 고명 등 풍성한 건더기로 식감을 살렸다.
농심은 지난 2023년 해외 전용 제품인 ‘신라면 치킨’을 출시해 영국, 호주, 말레이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 판매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번에 출시하는 ‘신라면 골드’는 해외에서 검증된 신라면 치킨의 맛을 국내 소비자의 입맛에 맞춰 업그레이드한 제품이다.
농심은 2026년 신라면 40주년을 맞아 글로벌과 로컬의 경계를 허문 ‘글로컬(Glocal, Global+Local)’ 마케팅을 통해 신라면 브랜드가치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농심은 포트폴리오 구조 다변화를 위해 기존 라면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나아가 스낵을 제2의 핵심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을 밝혔다. 이를 위해 현지 투자 및 파트너사 선정, M&A 등 다양한 방식을 검토하며 글로벌 스낵 시장에서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중장기 목표 달성을 위해 올해 중으로 중국, 러시아 등으로 ‘신라면 분식’의 진출 국가를 확대하고 하얼빈 빙설제·퀘벡 윈터 카니발 등 글로벌 문화 행사와의 협업을 이어나가며 글로벌 시장 내 입지를 지속적으로 넓혀 나갈 계획이다.
오뚜기는 단기적인 트렌드 대응이나 일회성 히트 상품보다는 소비자가 오뚜기 제품을 선택하는 이유를 명확히 만들고 이를 반복 가능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신제품과 기존 제품을 막론하고 ‘소비자의 어떤 불편을 해소하는가’ ‘왜 이 선택이 오뚜기여야 하는가’를 명확히 정의한 뒤 해당 기준에 부합하는 제품과 커뮤니케이션을 전략적으로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도 단기적인 화제성 중심의 활동보다는 온·오프라인 소비자 접점 전반에서 오뚜기다운 가치가 일관되게 전달하는데 집중한다. ‘잘 보이는 마케팅’이 아니라 소비자가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만드는 데 집중하며 브랜드와 제품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것.
특히 글로벌 시장 확대를 중장기 목표로 설정하고, 할랄을 비롯한 신규 시장 개척과 현지 맞춤형 제품 기획을 통해 외형 성장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 미국 생산 공장을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설립해 주요 제품의 현지 생산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해외 거점 중심의 생산·유통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북미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유통 채널과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또 전자상거래, 라이브 커머스, 글로벌 캠페인 및 현지 식품 박람회 참가 등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강화해 ‘OTOKI’와 ‘진(Jin)’ 브랜드의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고, KFS 및 할랄 인증을 통한 품질·안전 신뢰도 제고와 함께 글로벌 매출 구조 개선과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한다는 포부다.
삼양식품은 갈수록 성장하는 글로벌 불닭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제조 효율화를 통한 생산능력 극대화에 집중하고, 중국 제조거점을 활용한 다양한 현지화 신제품 출시를 준비 중에 있다. 또한 미국과 유럽시장에서는 MT채널(대형마트, SSM, 할인점 등)을 중심으로 영업력 강화를 도모해 입점과 회전율을 높이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전망 및 결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2025결산/2026전망-음료·주류] 제로·라이트 ‘1조 시대’ 활짝…2026년 ‘건강·환경·취향’ 경쟁 본격화 (0) | 2026.01.07 |
|---|---|
| [2025 식품 10대 뉴스] 불황·무역 장벽 등 잊고 싶은 을사년…농식품 수출 100억 불 육박 성과 (0) | 2025.12.30 |
| 2025년 글로벌 식품 시장 분석 및 2026년 전망 (1) | 2025.12.24 |
| 글로벌 2025년 식품시장 트렌드 및 2026 전망 (0) | 2025.12.17 |
| 미국 2025년 식품시장 트렌드 및 2026 전망 (0) | 2025.1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