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능성 식품이 바꾸고 있는 맛의 기준
“맛이 전부를 좌우한다(Taste trumps all).”
오랫동안 식품·음료 업계, 특히 관능 평가의 세계에서 통용되던 불변의 법칙이었다. 연구실에서도, 시장에서도 가장 맛있는 탄산음료, 스낵, 디저트가 항상 승자가 됐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어떤 제품이 가장 맛있는가'를 묻기보다, '지금의 나, 혹은 내가 되고 싶은 나의 모습에 가장 잘 맞는 선택은 무엇인가'를 묻는다. 즉, 맥락이 중요해졌다.
웰니스 문화가 일상 전반에 스며들면서, 소비자들은 에너지, 면역력, 장 건강과 같은 효능을 약속하는 제품이라면 일정 수준의 풍미 희생도 감수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맥킨지(McKinsey)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70% 이상이 더 건강한 삶을 원하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건강상의 이점을 위해 맛의 트레이드오프를 받아들이고 있다.
그렇다고 맛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여전히 맛은 제품 성공을 예측하는 핵심 요소다. 다만 ‘좋은 맛’의 정의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효능이 곧 경쟁력인 시대
앞으로의 ‘맛 경쟁’은 제품이 약속한 효능을 얼마나 잘 전달하느냐에 달려 있다.
기능성 레모네이드는 스프라이트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장 건강이나 에너지 보충을 내세운 다른 기능성 음료들과 경쟁한다.
제품의 효능 맥락을 배제한 채 맛만 테스트한다면, 이는 잘못된 기준과 잘못된 경쟁 제품을 설정한 것이다. 소비자들은 프로바이오틱 소다가 기존 콜라와 같은 맛이기를 기대하지 않는다. 대신 신뢰감 있고, 깔끔하며, 제품이 약속한 가치와 일관된 맛을 기대한다.
건강 효능이 바꾸는 ‘맛의 룰’
Curion이 진행한 기능성 소다에 대한 조사 결과는 이러한 변화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잘 보여준다. 기능성 소다 구매자의 62%는 해당 제품을 ‘더 건강한 대안’으로 인식해 선택했다고 답했으며, 55%는 저당, 54%는 보다 자연스럽고 클린한 원료를 주요 이유로 꼽았다.
소비자들은 오히려 ‘덜 달고’, ‘허브향이 나며’, ‘어딘가 흙내음이 나는’ 풍미를 건강 효능의 증거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이는 이른바 ‘헬스 헤일로(health halo)’로, 맛의 타협을 건강함의 상징으로 인식하는 현상이다. 실제로 영양 정보가 패키지에 명확히 표시될 경우, 기능성 소다의 맛 선호도와 구매 의도는 상승한 반면, 일반 탄산음료에 대한 선호는 감소했다.
단백질 바가 크럼블 쿠키보다 맛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소비자는 없다. 애초에 경쟁 상대가 다르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단백질 섭취, 포만감 유지, 그리고 ‘건강을 중시하는 나’라는 정체성과의 일치를 위해 단백질 바를 선택한다. 이것이 소비자가 해당 제품에 기대하는 ‘일(job)’이다.
소비자의 ‘일(Job)’은 진화하고 있다
제품이 소비자가 기대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때, 높은 구매 의도와 충성도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 역할은 이제 단순한 영양을 넘어 기분, 정체성, 라이프스타일까지 포함하도록 진화하고 있다.
Cargill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는 뚜렷한 유형으로 나뉘고 있다.
'임펄스 먼처'(Impulse Munchers)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전통적인 쿠키로 위안을 찾고, '이모셔널 스내커'(Emotional Snackers)는 향수를 자극하는 맛을 선호하지만 더 건강한 선택지를 원하며, '길트리스 그레이저'(Guiltless Grazers)는 단백질 바나 기능성 초콜릿처럼 ‘죄책감 없는’ 간식을 적극적으로 찾는다.
이들에게 스낵은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하나의 사회적 신호다. 고단백 바, 영양 강화 식품,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패키지는 개인의 건강 의식, 가치관, 소속감을 드러내는 수단이 된다.
브랜드가 읽어야 할 ‘새로운 플레이북’
이에 따라 브랜드들은 향수와 혁신을 결합하고 있다. 익숙한 컴포트 푸드를 영양적으로 재해석해, 소비자가 ‘참고 버틴다’는 느낌이 아니라 ‘쿨하고 의식적인 선택을 했다’고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다. 최근 화제가 된 David Bar의 성공은, 기능성과 즐거움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길트 프리 스낵’이 어떻게 소비자의 지지를 얻는지를 잘 보여준다.
오늘날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브랜드는 올바른 맥락에서, 올바른 경쟁군과 함께 제품을 테스트해야 한다. 더 이상 ‘강한 풍미’만이 핵심 경쟁력이 아니다.
기능성 제품은 기능성 제품끼리 비교해야 하며, 단순히 '얼마나 맛있는가'가 아니라 '왜 이 맛이 의미 있는가'를 측정해야 한다. 여전히 ‘맛 + 저가’ 공식에만 집착하는 브랜드는 결국 시장 점유율 하락이라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소비자들은 이미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맛을 조금 포기할 수는 있다. 대신 건강을 충분히 달라.”
이러한 트레이드오프를 정확히 읽고, 소비자의 순간과 니즈에 맞춰 제품을 설계하는 브랜드만이 다음 세대의 승자가 될 것이다.
https://www.fooddive.com/news/taste-nutrition-functional-ingredients-opinion/808247/
문의 : LA지사 박지혜(jessiep@a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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