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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레저 식품의 새로운 성장 엔진 ‘매운맛’

곡산 2025. 12. 22. 07:27
중국 레저 식품의 새로운 성장 엔진 ‘매운맛’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5.12.19 14:39

41조6000억 원 규모…연간 9.6% 신장
90허우·00허우 핵심 수요층…18~24세 비중 높아
소비 기준 맛에서 건강·가성비 이동…기업 실적 견인
새로운 맛 원해…한국 기업 온·오프라인 연계 전략 필요
 

중국 레저 식품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후발 주자인 ‘매운맛 레저 식품’이 빠른 성장세로 해당 시장의 산업 구도를 재편하고 있다. 특히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확대되며 주요 기업의 신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성장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제품 동질화가 심해 맛과 식감, 콘셉트의 혁신이 향후 경쟁력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코트라 정저우무역관이 중상산업연구원 자료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여가나 휴식 시간에 섭취하는 식품을 의미하는 레저 식품의 중국 시장 규모는 2020년 한화 약 164조 4500억 원에서 2024년 194조 3900억 원으로 성장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4.8%로, 식품 가공 기술 발전을 바탕으로 한 제품 유형의 다변화가 밑거름이 되었다.

 

이 가운데 매운맛 레저 식품이 최근 유독 눈에 띈다. 2023년 처음으로 약 41조 6000억 원을 넘어섰고 2026년에는 57조 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9.6%로, 전체 레저 식품시장의 두 배 수준이다.

 

매운맛 레저 식품시장은 젊은 층이 견인하고 있다. 특히 90허우·00허우가 핵심 수요층으로 부상했으며, 이 중에서도 18~24세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세대별로 선호도도 명확히 갈린다. 00허우 세대는 조미 면류, 곤약·해조류 등 채식 기반 식품을 선호하는 반면, 90허우는 육류·해산물·팝핑류 등 포만감이 높은 매운맛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소비층이 젊어지면서 소비 기준도 ‘맛 중심’에서 ‘건강·가성비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현지 소비자들은 간식을 선택할 때 단순히 자극적인 맛보다는 ‘맛있지만 살찌지 않는 건강 간식’, ‘높은 가성비’를 주요 구매 요인으로 꼽고 있다.

 

 기업 실적 견인한 ‘매운맛의 힘’

얼마 전 중국에서는 한국의 한 걸그룹 멤버가 팬 전용 소통 플랫폼을 통해 매운맛 레저 식품 ‘풍츠 다시마(매운맛 다시마)’를 언급하면서 큰 화제가 됐다. 해당 제품은 현지 매운맛 레저 식품 기업인 웨이룽의 대표 제품 중 하나로, 인지도가 높다.

 

웨이룽은 마라 곤약, 풍츠 다시마 등 채식 기반 스낵 제품군을 중심으로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1~2023년 관련 제품군 매출은 각각 한화 약 3460억, 3520억, 4400억 원으로 증가해 주요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2024년에는 마라 곤약을 비롯한 채소 가공 제품 매출이 약 7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9.1% 증가했으며, 전체 매출 비중도 53.8%에 달해 회사의 핵심 카테고리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중국 서남 지역에서는 전통적으로 ‘파오자오 풍미’의 매운맛 레저 식품이 인기를 끌었다. '파오자오(泡椒)'는 중국 요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매콤하고 시큼한 고추절임 요리 또는 소스를 가리키는 것으로, 특히 후난과 쓰촨요리에 많이 쓰인다. 1997년 설립된 유유식품은 파오자오 닭발을 핵심 제품으로 성장해 왔다. 하지만 2022~2023년 매출과 순이익이 모두 감소하며 정체기를 겪었다. 그러나 2024년 샘스클럽과 협력해 ‘뼈 없는 오리발’을 선보였고, 제품 출시 직후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2024년 유유식품의 연간 매출은 약 24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4% 증가했고, 순이익도 약 320억 원으로 35.3% 늘어나며 확실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샘스클럽에 따르면, 뼈 없는 오리발의 지난 8월 판매량은 20만 건을 넘어 여름철 판매 1위를 기록하며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크게 기여했다.

 

● 동질화 심화…제품·맛의 혁신은 필수

매운맛 레저 식품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제품 노후화와 동질화 심화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또 소비자 요구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를 충족하기 위한 제품과 맛 혁신이 시급한 과제로 지적된다. 실제로 아이미디어 리서치 조사에서 라탸오 소비자의 57.2%가 ‘새로운 맛 개발’을 업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에 기업들은 차별화를 위한 맛·식감·콘셉트 혁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웨이룽은 올해 상반기 두리안 맛을 적용한 ‘두리안 라탸오’를 출시해 젊은 층의 관심을 끌어냈으며, 온라인에서도 높은 화제성을 기록했다. 또한 ‘매운 곤약’을 ‘인간용 캣스틱’ 콘셉트로 재해석한 마케팅 전략을 선보이며 반려동물 문화와 청년층 감성을 결합해 또 한 번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쟈롱식품은 2022년 상반기 죽순과 곤약을 조합한 ‘신선 죽순곤약’을 출시하며 건강·저칼로리 선호 소비층을 공략했다. 해당 제품은 기존 매운맛 레저 식품과 차별화된 식감을 내세워 2023년 중국 신선 죽순곤약 카테고리 판매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원료 조합과 제품 콘셉트 혁신을 통한 신규 수요 창출 성공 사례로 평가된다.

 

두 기업의 사례처럼 해당 업계는 이제 단순한 신제품 출시만으로는 시장 성장이 어렵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제품 개발부터 마케팅까지 전반적인 혁신 역량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변화는 매운맛 레저 식품 산업의 경쟁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새로운 유통채널 확대도 성공의 또 다른 잣대가 될 것으로 현지 업계는 보고 있다.

 

무역관이 인터뷰한 현지 식품 유통 관계자는 “매운맛 레저 식품은 제품을 즉시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광고보다 중요하다”라며, “최근 중국에서는 회원제 매장, 스낵 할인점, 창고형 마트 등 신흥 오프라인 유통채널이 빠르게 확장되며 히트 상품의 주요 발굴 창구로 부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웨이보, 샤오홍슈, 더우인 등은 젊은 층의 신제품 탐색과 경험 공유의 주요 플랫폼이며, 특히 더우인은 알고리즘 기반 추천을 통해 잠재 고객을 정확하게 확보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그는 “한국 기업이 중국 레저 식품시장에 진출할 경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복합 유통 전략이 필수다”라며, “소비자가 보는 즉시 구매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한다면 초기 시장 안착과 브랜드 확산에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