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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시대 소비자 지갑 열기 ‘가성비·프리미엄’ 투트랙 전략

곡산 2025. 11. 24. 10:33
고물가 시대 소비자 지갑 열기 ‘가성비·프리미엄’ 투트랙 전략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5.11.24 07:54

실속형 가성비 제품 합리적 소비로 경쟁력
유통가 컵밥·닭강정 등 PB 브랜드로 재미
식품 업계 붕어빵·호빵 등 1인 가구 소용량 개발
농심 ‘신라면 더레드’ 등 프리미엄 버전도 인기
 

고물가가 장기화되며 최근 가장 주목받는 소비 트렌드로 ‘가성비’가 꼽히고 있다. 사실 2000~2010년대를 관통하던 소비 트렌드였지만 점차 소비자들의 식(食) 수준이 높아지면서 가격보다 맛·품질을 중요시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돌고 돌아 다시 가성비로 회귀했다. 고물가 영향이 크다.

 

실제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5년 10월 소비자 물가 지수는 117.42(2020=100)로, 전년 동기 대비 2.4% 상승했다. 1년 3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중 식품은 1년 전보다 3% 올랐는데, 축산물(5.3%)과 수산물(5.9%)이 많이 올랐고, 가공식품도 3.5% 상승했다.

 

이에 최근 식품업계는 품질을 일정 수준 유지하면서도 가격 부담을 낮춘 다양한 제품들을 연이어 선보이며 합리적인 소비를 중시하는 트렌드에 발맞추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가장 큰 재미를 보고 있는 곳은 리테일 업계다. PB브랜드를 연이어 론칭하며 합리적인 가격의 실속형·소용량 제품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는 것.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식품업계가 ‘가성비’와 ‘프리미엄’을 동시에 추구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사진은(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길거리 간식의 가격 상승 대안으로 떠오른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붕어빵’, 1인 가구를 겨냥한 소용량 SPC삼립 ‘1입 포장 호빵’, 유명 셰프의 맛을 담은 프리미엄 밀키트 CJ제일제당 ‘비비고 셰프컬렉션’, 기존 제품의 품질을 높인 농심 ‘짜파게티 더블랙’.(사진=각 사)
 

이마트는 최근 1인 가구를 겨냥한 냉동간편식 PB브랜드 ‘끼니’를 론칭했다. 3980원 컵밥, 1980원 파스타 등이 주력 제품이다.

CU는 ‘매콤달콤 안심 컵 닭강정’을 내놓았다. 프랜차이즈 제품 대비 40%가량 저렴하다. 출시 10개월만에 누적 매출 50억 원을 넘어섰다.

 

배달의민족도 PB를 전면에 내세웠다. 배민에 따르면 PB 브랜드인 ‘배민이지’의 올해 10월까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성장했다. 배민이 B마트를 통해 판매하는 배민이지 상품은 신선식품, 간편식, 생활용품 등 200여 종이다.

 

리테일 업계의 이러한 가성비 공세에 식품업계도 합리적인 가격에 1인 가구 맞춤 소용량 제품을 선보이며 맞서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겨울철 길거리 음식 최강자 ‘붕어빵’이다. 원료값 상승으로 붕어빵 한 개에 1000원으로 급상승한 점을 반영해 CJ제일제당, 오뚜기, 풀무원 등은 말차, 피자 등 다양한 맛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이중 CJ제일제당 비비고 붕어빵 시리즈는 2023년 하반기 출시 후 현재까지 약 440만개가 팔린 것으로 집계 됐다.

 

냉동빵도 인기다. 시중 베이커리 가격이 물가 상승률의 약 3배로 치솟자 소비자들이 냉동빵을 찾고 있는 가운데 신세계푸드의 올해 냉동 샌드위치 판매량은 전년과 비교해 68% 증가했고, 삼양사도 늘어나는 냉동생지(반죽) 수요에 맞춰 공장 라인을 증설 중에 있다.

또 SPC삼립은 겨울 대표 간식 호빵을 보다 혼자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1입 포장 호빵’을 내놓았다. 1인 가구 증가 트렌드에 따라 삼립호빵을 한 개씩 구매할 수 있도록 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힌 것.

 

‘1입 포장 호빵’은 특허 기술이 적용된 ‘호찜팩’ 포장으로 맛과 편의성을 더했다. 봉지째 전자레인지에 그대로 데우면 찜기로 갓 찐듯 촉촉한 호빵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식품업계의 또 다른 전략은 ‘프리미엄’이다. 농심은 짜파게티의 프리미엄 버전 ‘짜파게티 더블랙’을 선보였다. 가격은 기존 짜파게티보다(1봉 기준) 400원 정도 비싸다. 또 농심 ‘신라면 더레드’는 번들 기준 1000원 이상 비싸다. 그럼에도 출시 80일 만에 1500만봉 이상 판매돼 주목을 끌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22년부터 스타 셰프의 맛을 담은 ‘비비고 셰프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한식 파인 다이닝을 전문으로 하는 미쉐린 스타 셰프의 요리를 집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든 프리미엄 밀키트다.

 

신세계푸드도 작년 4월 프리미엄 식품 브랜드 ‘호텔컬렉션’을 론칭했다. 대표 제품인 ‘한우 육개장’ ‘한우 맑은 고기곰탕’ 등의 일 평균 판매량은 700여 개를 넘어서기도.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장기적인 불황에 고물가 여파까지 더해져 가성비나 실속형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고 있다. 업계에서도 한정 운영하던 실속형 제품 전략을 더 확대하고 고도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특히 대폭적인 투자보다는 기존 제품을 실속형으로 재구성하는 형태의 전략도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지갑을 안 열고 있다. 이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서는 가성비로 가거나 프리미엄 전략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소비자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업계 역시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