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서영 기자
- 승인 2025.11.19 07:52
항산화·미네랄 등 장점 심신 균형·웰빙 추구 소비자 선호
옥수수수염차 ‘건강한 V라인’으로 액상차 1위
숙취해소 부문 광동 헛개차·컨디션 상위권 차지
‘제로 슈거(Zero Sugar)’가 휩쓴 음료 시장에서 RTD(Ready-to-Drink, 즉석음용) 차(Tea) 음료가 ‘원래 건강한 음료’라는 본질적인 강점을 무기로 조용한 반격에 나서고 있다. 탄산음료가 ‘당’과 ‘칼로리’를 빼는 ‘마이너스(-)’ 전략으로 건강 이미지를 ‘획득’했다면, 차 음료는 ‘항산화’ ‘미네랄’ 등 본연의 이점을 내세워 차별화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헬시 플레저’ 트렌드 속에서 두 카테고리는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다. 제로 탄산이 ‘부정적인 것을 뺀’ 마이너스 전략으로 성공했다면, RTD 차는 ‘본래 가진 긍정적인 것’을 내세우는 ‘오리지널(Original)’ 전략으로 승부하고 있다. 제로 탄산으로 ‘당 제로’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이제는 음료 한 병에서도 단순한 칼로리 제로를 넘어선 가치를 찾고 있다.
글로벌 RTD 차 시장은 연평균 5.8%에서 7.3%에 이르는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성장의 핵심 동력은 단순히 ‘제로 칼로리’ 때문이 아니다. 소비자들은 차(Tea) 음료에서 ‘건강 및 웰니스(Health and Wellness)’와 ‘천연/유기농 제품 선호’라는 가치를 찾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제로 탄산과는 달리, 차 고유의 항산화, 비타민, 미네랄 등 ‘본질적인 건강상 이점’에 가치를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 시장 역시 이러한 ‘헬시 플레저’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차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1조4175억 원으로 3년 전과 비교해 30% 이상 가파르게 성장했다. 이는 심신의 균형과 웰빙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각성 효과가 있는 커피 대신 일상에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차를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해진 결과다.
국내 RTD 차 시장은 ‘인식에 기반한 기능’이 시장을 주도해 온 독특한 특성을 보인다. 소비자들은 이미 ‘헛개차 = 숙취 해소’ ‘옥수수수염차 = V라인, 부기 완화’ ‘녹차 = 항산화’라는 이미지를 기반으로 제품을 꾸준히 소비해 왔다. 이러한 전통적인 인식은 차 음료가 ‘물 대신 마시는 건강한 음료’라는 포지션을 다른 음료보다 훨씬 견고하게 다져온 기반이 됐다.
국내 시장에서 ‘인식 기반’ 전략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2006년 출시된 ‘광동 옥수수수염차’다. ‘건강한 V라인’이라는 명확한 콘셉트로 20~30대 여성을 공략했고, 이는 출시 2년 만에 2억5000만 병 판매 돌파, 15년간 액상차 시장 1위 유지라는 폭발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숙취 해소’ 시장에서는 ‘광동 헛개차’가 남성 소비자층을 공략하며 포문을 열었다. 옥수수수염차와 헛개차의 연이은 성공은 ‘제약사’였던 광동제약의 이미지를 ‘음료 강자’로 바꾸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에 질세라 HK이노엔(HK inno.N)이 숙취해소음료 1위 브랜드인 ‘컨디션’의 후광을 업은 ‘컨디션 헛개수’로 맞불을 놓으면서, 두 제품은 100% 국산 헛개나무 열매와 ‘건강한 갈증 해소’ 이미지를 공유하며 오랫동안 시장 1, 2위를 다퉜다.
‘물 대용’ 곡물차 시장 역시 격전지다. 이 시장의 ‘원조’ 격인 웅진식품의 ‘하늘보리’는 2000년 ‘어머니가 끓여주던 보리차 맛’을 구현하며 RTD 보리차 시장을 개척했다. 100% 우리 땅에서 자란 보리만을 사용해 ‘무당, 무카페인, 무칼로리’ 음료로, 20년 넘게 보리차 시장 점유율 1위를 꾸준히 지키고 있으며 누적 판매량 7억 병을 돌파하며 ‘국민 보리차’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이어 출시된 하이트진로음료의 ‘블랙보리’는 ‘카페인이 없고 물 대용으로 마시기 적합하다’는 강점을 내세워 2024년 기준 20%가 넘는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최근 시장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전통적인 티백 제품에서 벗어나 맛과 형태를 다양화하며 소비자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 업계는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RTD(Ready to Drink) 제품은 물론, 프리미엄 원료로 차별화한 고급 티백, 휴대성을 높인 스틱형 분말차, 그리고 과일이나 허브를 섞은 블렌딩 차까지 제품 유형을 빠르게 세분화하는 중이다.
이러한 다양화 전략은 RTD 제품군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하이트진로음료는 ‘가장 맛있는 나만의 티 온도(℃)’라는 의미를 담은 과일 블렌딩 아이스티 ‘티도씨(T℃)’ 2종(자몽, 체리)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세계 3대 홍차로 꼽히는 스리랑카 우바산 홍차 추출액을 베이스로, 홍차의 깊은 풍미와 과일의 상큼함을 정교하게 블렌딩해 깔끔한 맛과 향을 완성한 데일리 웰빙 음료다.
휴대성을 높인 스틱형 분말차와 프리미엄 티백 시장의 공략도 거세다. 동서식품이 출시한 ‘동서 애사비 콤부차’ 3종(레몬 라임, 피치 패션프룻, 파인애플 망고)은 국내산 현미와 하동산 녹차로 만든 콤부차 분말에 국내산 사과발효식초(애플사이다비니거)를 더해 신맛과 단맛의 밸런스를 맞췄다. 티젠 역시 ‘프리미엄 꿀차’ 3종을 내놓았다. 20년 이상 차를 연구한 전문가가 엄선한 고품질 원료에 국내산 꿀을 더한 제품으로, ‘꿀홍차’는 스리랑카 우바홍차와 인도 아쌈홍차를 블렌딩했으며 ‘꿀캐모마일’ ‘꿀애플티’ 등 세분화된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건강 원료를 전면에 내세운 전문 브랜드도 등장했다. 일화는 지난 2월 혈당 관리를 콘셉트로 한 신규 브랜드 ‘당앤핏(Dang&Fit)’을 론칭했다. ‘당앤핏’은 ‘여주차’ ‘바나바잎차’ 등 RTD 차 음료와 최근 출시한 ‘올리브 레몬 애사비샷’ 등으로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주력 제품인 ‘당앤핏 여주차’는 특유의 쓴맛 때문에 ‘쓴 오이’ ‘쓴 멜론’으로도 불리지만, 당뇨나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진 ‘여주’를 활용했다. 이 제품은 씨앗을 제거한 100% 국산 볶은 여주를 사용했으며, 자체 로스팅 기술로 쓴맛은 줄이고 고소한 맛은 살렸다. 특히 색소, 향료, 칼로리, 카페인을 모두 배제해 물 대신 마시기 좋은 건강차 콘셉트를 강화했다.
음료 업계 관계자는 “제로 경쟁이 심화될수록, 소비자들이 결국 ‘성분’과 ‘본질’을 따지게 될 것”이라며 “차 음료가 가진 본연의 건강한 이미지와 전통적인 인식이 제로 탄산과는 다른 강력한 경쟁력으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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