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현 기자
- 승인 2025.11.17 07:56
농심·삼양식품 영업익 두 자릿수 신장
CJ 식품 매출 2조9840억에 영업이익 1680억
롯데웰푸드 1조1560억…롯데칠성 1조1030억
동원F&B 참치·김·떡볶이·음료 수출 20% 증가
오뚜기 외형 9410억…오리온 8260억에 1380억
작년 말부터 올 초 단행했던 가격 인상 요인이 반영되는 3분기 식품업계 실적에 큰 기대가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원달러 환율 강세로 인한 수익성 악화,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여러 악재가 있지만 가장 큰 요인은 내수시장 침체다. 경기가 얼어붙으며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은 이유가 크다. 때문에 내수보다 글로벌 시장에 집중한 기업들은 비교적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금융감독원 전자거래공시와 증권가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올 3분기 식품사업부문이 매출 2조9840억 원(+0.4%)과 영업이익 1685억 원(+4.5%)을 기록했다. 해외 시장에서의 지속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내수 부진과 원가 상승 부담 등으로 국내 식품사업(매출 1조5286억 원)에서 일부 어려움을 겪었다.
해외 식품사업(매출 1조4554억 원)은 ‘K-푸드 신영토 확장’ 성과를 이어갔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K-푸드 열풍 속 만두, 가공(냉동·상온)밥, K-스트리트푸드 등 글로벌 전략제품(+9%)이 성장을 이어갔다.
권역별로는 유럽이 가장 높은 성장세(+13%)를 보였다. 작년부터 유럽 전역에서 집중적인 사업 확장을 추진한 결과 3분기 말 기준 유럽 내 진출 국가는 27개국으로 확대됐다.
9월부터 신(新)공장을 가동한 일본의 경우 ‘비비고 만두’를 중심으로 매출 성장(+4%)을 이어갔다. 미주는 만두와 피자를 기반으로 견조한 성장(+3%)을 이어갔고, 오세아니아는 주요 메인스트림 유통채널로 판매 제품을 확대하며 매출(+5%)이 늘었다. 2023년 만두, 작년 김치를 호주 현지에서 생산한 데 이어 지난 3분기부터는 K-치킨도 생산·판매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4분기에도 글로벌전략제품을 중심으로 ‘K-푸드 신영토 확장’에 집중할 계획이며, 포트폴리오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더욱 힘쓴다는 방침이다.
롯데웰푸드는 3분기 매출은 1조156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8.9% 감소한 693억 원에 그쳤다. 주요 원재료인 카카오 가격이 톤당 1만2900달러에서 9000달러 대로 하락했으나 효과를 보지 못했다.
회사 측은 당초 고가에 매입한 카카오 재고가 아직 소진되지 않아 원가 부담이 지속되고 있으나 4분기 이후부터는 카카오 가격 하락 효과가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동원그룹의 식품 부문 계열사인 동원F&B는 글로벌 수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모델 방탄소년단 진을 앞세운 동원참치를 비롯해 떡볶이·김·김치 등 간편식과 펫푸드·음료 등 전략 품목이 고르게 성장해 수출이 전년 대비 약 20% 증가했다. 내수 시장도 조미소스(참치액), 유제품, 샘물 등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고, 온라인 경로 역시 15% 이상 성장했다.
그룹 관계자는 “식품 및 소재 부문의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고, 신사업 발굴에 힘써 지속가능한 성장구조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는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1조1033억 원, 883억 원으로 각각 12.2%, 3.6% 증가했다. 필리핀펩시(PCPPI)의 효율 구조화 작업인 ‘피닉스 프로젝트’가 마무리되고 있고, 공장 통폐합 관련 일회성 비용이 축소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오리온은 매출 8268억 원, 영업이익 1384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6.7%, 1.0% 증가했다. 국내 법인은 소비 둔화로 내수 부진과 이물 문제가 발생하며 매출 감소와 비용 부담이 가중됐다.
해외에서는 중국, 러시아와 인도 등 신흥 시장이 성장을 견인하며 전체 실적 안정화에 기여했다. 중국 법인은 매출이 현지 간식점과 이커머스 채널 중심으로 전년 대비 7% 증가했고, 러시아 법인은 초코파이 등 주력 제품의 판매 호조로 높은 공장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 4분기부터는 파이 라인 증설 효과로 생산 능력이 더욱 확대될 예정이다.

K-푸드 선두주자인 라면업계는 해외 성적에서 희비가 갈렸다.
삼양식품은 미국 고관세 영향 우려에도 3분기 매출액 5960억 원과 영업이익 130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7%, 49.9%를 기록했다. ‘불닭볶음면’이 북미·유럽·동남아 등에서 인기를 이어가며 글로벌 히트 상품으로 자리 잡은 성과로 분석된다.
삼양식품은 밀양 2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아이돌 그룹 ‘엔하이픈’을 글로벌 앰배서더로 기용하는 등 브랜드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최근 해외 시장에서 제품 가격 인상해 내년부터는 가격 인상 효과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농심도 매출액이 3.2% 늘어난 8775억 원, 영업이익은 23.8% 증가한 465억 원을 올렸다. 미국·일본 등 주요 법인에서 가격 인상 효과가 나타났고, 특히 ‘신라면 툼바’와 같은 신제품이 현지에서 인기를 끌며 성장세를 키웠다.
또 최근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협업한 제품들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며 견조한 실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농심은 주력 상품인 라면과 함께 스낵까지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고, 장기적으로 해외 생산 거점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체 매출 중 해외 매출 비중이 10%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오뚜기의 매출은 9419억 원으로 4%가량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604억 원으로 5% 줄었다. 주력 제품인 가정식·즉석식품 등의 내수 수요 둔화와 늘어난 판촉비가 수익성에 부담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미국 내 코스트코 64개 매장에 진라면 컵라면을 입점시키는 등 해외 유통망을 확장하고 있어 4분기에는 실적 반등을 기대할 만하다는 평가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주요 식품기업은 올 들어 제품별로 2~20%가량 가격을 올렸지만 내수시장 둔화에 따라 가격 인상분이 실적에 온전히 반영되지 못했다. 단 3분기가 실적 저점으로 보이는 만큼 4분기부터는 원가 부담 완화와 기저효과가 맞물리며 식품업계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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