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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신제품, 성공 방정식 달라졌다

곡산 2025. 11. 13. 07:25
K-푸드 신제품, 성공 방정식 달라졌다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5.11.12 07:55

국내 검증서 해외 테스트 베드에 선출시…인기 확인되면 내수 공략
‘야끼소바 불닭볶음면’ 일본서 완판 후 국내 판매
농심 ‘똠얌’ 이어 ‘신라면 김치볶음면’ 아누가서 공개
롯데칠성 밀키스 11가지 맛…‘복숭아’ 국내 시판 원해
CJ ‘비비고 누들’ 국가별 제품 달리해 라인업 확대
 

전 세계적인 K-푸드의 인기에 힘입어 국내 식품업계의 마케팅 전략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한국 시장 내 검증을 거친 후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해외에서 먼저 공개한 후 인기를 끌면 한국에서 역생산하는 정반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드높아진 K-푸드의 위상으로 인한 현상이다.

 

대표적인 것이 ‘불닭볶음면’ 시리즈다. 삼양식품은 지난 2023년 일본 시장 한정판 ‘야끼소바 불닭볶음면’을 출시했다. 일본 대표 소스인 야끼소바를 불닭의 매운맛과 결합한 이 제품은 출시 2주 만에 초도 물량 20만 개가 완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며, 일본을 방문한 한국 관광객들에게도 입소문이 퍼져나가 국내에 정식 출시됐다. 수출 전용 식품이 해외 시장에서 검증 받으며 국내 시장에서 재출시되는 대표적인 사례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내수시장의 한계로 신제품의 국내 테스트가 무의미하다는 의견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식품업계에서 떠돌던 이야기”라면서 “그러다 K-푸드의 해외에서의 인기가 치솟자 이제 업계는 해외 시장을 글로벌 트렌드와 소비자 반응을 테스트하는 무대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해외 소비자 사이에서 ‘Made in Korea’는 품질보증 마크로 인식돼 주목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식품 자체에 관심을 갖고 SNS 등에서 자연스럽게 바이럴이 일어나고 그 소식을 접한 국내 소비자들 사이 해외 이커머스를 통해 역직구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즉 해외 시장이 국내 신제품의 테스트베드가 된 셈이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해외 시장이 테스트베드가 되다 보니 국내에는 없는 맛의 제품과 브랜드를 해외 전용 상품으로 기획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반응도 좋아 업계의 이 같은 마케팅 전략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베트남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농심 ‘신라면 김치’가 매장 중심에 진열돼 있다.(사진=식품음료신문)
 

국내에서 냉장면만 팔던 CJ제일제당은 해외시장에서 볶음면, 파스타 등 누들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작년 말 국가별 환경과 소비자 성향을 고려한 누들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유럽 시장에는 컵우동 제품인 ‘비비고 우동누들(bibigo Korean Style Udon Noodles, 불고기맛·떡볶이맛)’을 선보였고, 태국에는 봉지면인 ‘비비고 볶음면’을 선보였다. ‘비비고 볶음면’은 ‘매운떡볶이·치즈떡볶이·김치·K-치킨·스모키K-치킨’ 5종으로 현지 세븐일레븐, 현지 대형마트인 로투스(Lotus’s)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현재 태국 메인스트림 유통 채널 90% 이상에 입점하는 등 현지 소비자 반응은 긍정적이다.

 

'비비고 볶음면'은 이달부터 세븐틴 멤버들의 이미지를 담은 스페셜 에디션으로 태국 현지에서 한정 판매된다. CJ제일제당은 K-푸드와 K-팝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태국 내 비비고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중국에서는 2023년 ‘러쿡(Le Cook)’ 브랜드를 론칭해 파스타를 선보이고 있다. 냉장 파스타가 주를 이루고 있는 중국에서 차별화된 맛·품질을 구현한 프리미엄 ‘상온 파스타’를 선보여 중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으며, 현재까지 누적 매출 약 90억 원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국가별 꾸준한 제품군 확장으로 누들 사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 ‘신라면’도 신라면 김치, 신라면 새우맛 등 한국에서는 팔지 않는 맛 들을 해외에서 선보이고 있다. 태국에서는 미슐랭1스타 태국 셰프와 협업해 똠얌신라면을 출시하기도.

 

올해 말에는 해외 소비자를 겨냥한 ‘신라면 김치볶음면’을 출시한다. 이미 신라면 김치 등을 선보이며 해외 시장에서의 수요를 확인한 농심은 신라면 김치볶음면을 2026년 글로벌 주력 제품으로, 향후 K-푸드 대표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신라면 김치볶음면’은 지난 10월 독일 ‘아누가 2025’에서 처음으로 공개한 제품으로, 스와이시(Swicy) 트렌드를 반영해 외국인에게 친숙한 단맛과 한국식 매콤달콤한 맛을 조화롭게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삼양식품은 지난 2024년 신규 브랜드 ‘맵(MEP)’을 태국에서 첫 공개했다. 태국 재계 1위인 ‘CP그룹’의 핵심 유통 계열사 ‘CP ALL’과 전략적 협업으로 론칭한 ‘맵’은 일본과 말레이시아에도 공식 론칭하며, 본격적으로 현지 국물라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빙그레는 유성분을 모두 제외하고 식물성 원료로 대체한 ‘식물성 메로나’로 유럽 공략에 나서고 있다. 유럽 지역에서는 수입 유제품에 높은 비관세 장벽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2023년부터 네덜란드,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을 중심으로 식물성 메로나를 수출하기 시작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두고 있다. 유럽 시장 인기에 호주 시장까지 확장세를 넓혔다.

 

향후 빙그레는 식물성 아이스크림의 라인업을 확대하며 멜론 위주의 맛뿐 아니라 국가별 선호하는 현지인 입맛에 맞춘 제품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롯데칠성음료 ‘밀키스’는 러시아 국민 음료로 불리고 있는데 딸기, 메론, 사과, 파인애플, 복숭아, 오렌지, 망고, 포도, 레몬, 바나나맛 등 11가지로 맛이 다양하다. 이중 가장 인기가 좋은 복숭아맛 밀키스는 한국인들이 국내 출시를 강력히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