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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식품컨설턴트가 말하는 K-푸드 수출의 핵심은 “규제·인증·현지화·신뢰”

곡산 2025. 11. 5. 07:44
유럽 식품컨설턴트가 말하는 K-푸드 수출의 핵심은 “규제·인증·현지화·신뢰”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5.11.04 12:23

해외 진출의 가장 큰 장벽은 규제 미준수..."준비된 브랜드만이 통한다"
레나트 캠퍼(Lennart Kaemper)
EU 식품 규제 준수 컨설턴트

 

K-푸드가 세계로 뻗어가고 있지만, 그 여정은 결코 순탄치만은 않다. EU 식품 규제 준수 컨설턴트이자 LK 인터내셔날 서비스 대표인 레나트 캠퍼(Lennart Kaemper)는 10월 2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5회 국가식품클러스터 국제콘퍼런스’에서 “지금은 준비되지 않은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라며, “K-푸드와 K-뷰티 모두 규제와 인증, 현지화, 그리고 신뢰라는 네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지금 세계가 주목하는 K-wave(한류)의 중심에 있다”며 “이 긍정적인 흐름을 식품 산업에 제대로 적용한다면, K-푸드는 단순한 수출품이 아니라 하나의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규제와 라벨링, 수출 성공의 출발점

캠퍼 대표는 “해외 진출의 가장 큰 장벽은 규제 미준수(compliance failure)”라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유럽은 식품안전·위생·잔류물·표시기준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단순한 서류 오류나 라벨 표기 불일치만으로도 통관이 거절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그는 “이 문제는 매주 반복된다. 그래서 수출기업이 반드시 첫 단계부터 법적 요건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캠퍼 대표는 유럽에서 사용되는 ‘시장성 인증서(Marketability Certificate)’를 언급하며, “이 서류는 제품이 현지 규정을 준수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내부 문서로, 수출 전부터 준비하면 바이어 신뢰를 높이고 협상을 훨씬 유리하게 만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패키징과 라벨링, ‘판도라의 상자’

발표 중 캠퍼 대표는 패키징을 “판도라의 상자”라고 표현했다. “규정이 매우 복잡하고 나라마다 요구사항이 달라 전문가의 조력이 필수적”이라며 “스타트업이나 혁신식품 기업일수록 초기 단계부터 패키징과 라벨링을 함께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로 많은 수출 실패 사례가 “패키지의 한 줄, 문구의 한 단어”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현지 전문가와 함께 규제를 검토하고, 번역과 문구를 이중·삼중으로 확인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인증 체계, “선택이 아닌 필수”

캠퍼 대표는 유럽과 미국의 주요 인증 체계를 구체적으로 짚었다.

“HACCP은 유럽 전역에서 기본 의무이며, GFSI 계열의 인증제도(IFS, BRC 등)는 사실상 필수 요건으로 간주된다. 미국의 경우 FDA 등록과 GMP 기준 준수는 물론, NSF 인증은 미국 내에서 ‘신뢰의 상징’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을 목표로 한다면 NSF나 GFSI 인증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서화와 소통, 그리고 신뢰

캠퍼 대표는 “모든 해외 진출의 공통된 문제는 준비 부족과 문서화의 미흡”이라고 지적했다.

신제품이든 기존 제품이든, 상업 인보이스·인증문서·제품 시료 등 필요한 자료를 즉시 제출할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히 행정 절차가 아니라 신뢰 구축의 첫걸음입니다.”

또한 그는 해외 바이어와의 미팅에서 “국내 실적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 사례(success story)”를 제시해야 한다며, “한국 밖의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거뒀는지를 보여줄 때 바이어는 브랜드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성공 모델 ‘놀담(Noldam)’

캠퍼 대표는 한국 브랜드 ‘놀담(Noldam)’을 성공 사례로 언급했다. 놀담은 미국 내 법인을 설립해 자체 수입·유통 구조를 구축하고, 포장·물류·현지화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관리했다.

그는 “놀담은 파트너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수출 구조를 완성했다”며 “이런 브랜드가 바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한다”고 평가했다.

 

“성공의 핵심은 준비와 신뢰”

캠퍼 대표는 발표를 마치며 “해외 진출은 단순한 수출이 아니라 규제, 인증, 현지화, 브랜딩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장기 전략”이라고 말했다. “결국 성공의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준비, 문서화, 그리고 신뢰. 이 세 가지를 제대로 갖춘 브랜드만이 K-푸드를 세계의 식탁으로 올려놓을 수 있습니다.”

이날 그의 발표는 K-푸드 산업의 현실을 냉철하게 짚으면서도, “준비된 한국 브랜드는 충분히 세계에서 통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 청중의 공감을 얻었다. 그가 반복해서 강조한 단어는 단 하나였다.

“compliance(준수)”. 그것이 바로 K-푸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