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 수출…표기 면제가 입증 책임까지 면해주진 않는다
- 이주형 전문위원
- 승인 2025.08.12 09:37
이주형의 식품수출 실전노트 5. COI 실무와 제조공정 유래 성분의 함정

법무법인 비트
글로벌식품산업지원실장/전문위원
미량 잔류 성분
미국 수입자가 식품 성분 분석 보고서를 들여다보며 묻는다. “이 성분은 COI에 없는데 왜 제품에 들어있죠?” 이는 한국 식품 수출 기업들이 자주 마주하는 순간이다. 많은 기업이 COI(Certificate of Ingredient, 원료 사양서)를 작성할 때 직접 투입한 원재료에만 초점을 맞추지만, 제조공정상 유래한 미량 잔류 성분 구체적으로 Processing Aid(가공보조물)나 Carrier(담체)을 간과한다. 이는 단순한 문서 누락이 아니라, 미국 FDA 기준상 ‘미표시 첨가물(unlisted additive)’로 해석되어 통관 거부, 리콜, 경고서한 등 규제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컨설팅 경험상, 이러한 누락은 통관 지연부터 경고서한(Warning Letter) 발부까지 이어지며, 기업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치명적 실수다.
COI의 사각지대: ‘사용하지 않았다’고 믿는 성분
COI는 법적 제출 의무 서류는 아니지만, FSMA의 FSVP(해외공급자 검증 프로그램) 규정상, 공급자의 성분 적법성을 입증해야 할 때 가장 핵심적인 증거로 사용된다. 기업들은 COI를 작성할 때 일반적으로 ‘직접 투입한 원재료’ 중심으로 기재하지만, 미국 FDA의 시각은 다르다. FDA 가이드라인(Generally Recognized as Safe (GRAS) Guidance)과 식품 첨가물 규정(21 CFR Parts 170~180)에 따라, 식품의 조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성분은 제조공정상 부수적으로 사용되었더라도, 그 존재 여부와 안전성을 입증해야 한다.
여기서 핵심 개념이 Processing Aid(가공보조물)와 Carrier(담체)다. Processing Aid는 제조 과정에서 사용되지만 최종 제품에 잔류하지 않거나 기능적 효과를 발휘하지 않는 성분으로, 표시 의무가 면제된다. 예를 들어, 효소 처리 시 사용하는 protease(단백질 분해 효소), 산소 제거를 위한 아황산염(sulfites), 정제 과정의 활성탄(activated carbon)이 이에 해당한다. Carrier는 기능성 성분을 안정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담체로, maltodextrin이나 gum acacia가 자주 사용되며, GRAS 기준(21 CFR §170.30)에 따라 적법성을 증명해야 한다.
이 성분들은 제품에 미량으로 잔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효소는 maltodextrin에 분산된 형태로 제공되는데, 이는 희석이나 정량화를 위한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제품에 섞인다. 만약 잔류량이 노출 한계(예: ADI, Acceptable Daily Intake)를 초과하거나, GRAS로 인정되지 않으면 문제가 된다. FDA는 이러한 미량 성분을 ‘부수적 첨가물(incidental additive)’로 분류하며, 안전성을 입증할 책임을 제조자 또는 수입자에게 부과한다(FSVP 규정 §1.506).
“미량이라 괜찮다”는 통하지 않는다: FDA의 입증 요구
FDA의 입장은 명확하다: 특정 성분이 제품에 ‘잔류하든 잔류하지 않든’, 제조에 사용된 이상 “해당 물질이 식품첨가물 규정 또는 GRAS 기준에 따라 적법한가”를 입증해야 한다. 이는 Preventive Controls 규정(21 CFR Part 117)에서도 강조되며, 실무적으로 다음 세 가지를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
ㆍ해당 성분의 기술적 정의
Processing Aid 또는 Carrier인지 여부를 명확히 판단. Processing Aid는 ‘기능적 잔류 없음(no functional residue)’을 증명해야 하며, Carrier는 GRAS 등재나 Notice를 통해 안전성을 입증한다.
ㆍ해당 성분의 규제 근거
GRAS로 인정되었는지(예: maltodextrin은 21 CFR §184.1444에 GRAS로 등재), 또는 식품 첨가물 청원(Food Additive Petition, 21 CFR Part 171)을 통해 승인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유럽이나 일본 기준만 있는 경우, FDA는 이를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
ㆍ제품에 잔류할 가능성: 실제 잔류 여부와 수준에 대한 과학적 평가
TOS(Total Organic Solids) 분석서, 공정 설명서, 효소 비활성화 증빙(예: 열처리 로그) 등이 필요하다. FDA는 “잔류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해 ‘Prove it (증명하라)’이라고 요구하며, 입증에 실패하면 해당 제품을 ‘불량 식품(adulterated food)’으로 판단한다.
특히 해당 성분이 GRAS로 인정되지 않았거나, 사용 범위를 벗어난 경우 일정 수준 이상 잔류하면 ‘불법 식품첨가물(adulterated additive)’로 간주될 수 있다. 2024-2025년 FDA 경고서한 사례(예: McClure‘s Lancaster Old Fashioned, LLC, 2024년 CGMP 위반)에서 유사한 성분 미기재 문제가 지적되었으나, 구체적 Processing Aid 잔류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FDA GRAS 가이드라인에서 이러한 입증 부족이 자주 문제시된다.
실무 사례: 효소 담체의 미기재와 경고서한
한 식품 기업은 음료 수출 제품에 사용된 효소를 COI에 기재했으나, 효소의 Carrier로 사용된 maltodextrin을 누락했다. 제품은 ‘무첨가(no additive)’로 마케팅되었고, 미국 내 리테일러가 FTC(Federal Trade Commission) 기준의 “clean label” 검증을 요청했다. 분석 결과 maltodextrin이 미량 검출되자, 기업은 “직접 넣지 않았다”고 설명했지만, FDA는 COI 상 허위 또는 누락 표시로 간주했다. 결과적으로 FSVP 점검 과정에서 시정 요구를 받았고, 수정된 COI 재제출과 추가 분석 비용이 발생했다.
이 사례는 단지 효소에 섞여 들어간 극미량 성분이 문서에서 생략되었을 뿐이지만, FDA는 이를 단순한 실수로 보지 않는다. 핵심은 ‘문서화(documentation)’와 ‘입증능력(demonstrability)’이다. 유사 사례로, FDA 경고서한 데이터베이스에서 GRAS 범위 위반(예: 색소 첨가물 잔류)이 자주 지적되며, Processing Aid 관련 지침(CP 7309.006)에서도 첨가물 잔류 입증을 강조한다. 만약 잔류가 확인되면, 제품은 ‘위해 식품(adulterated food)’으로 분류될 수 있다(21 CFR §117.3).
실무 대응 전략: “기재하지 않을 자유”가 아니라 “입증해야 할 의무”
이제 COI 작성 실무는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상적인 대응은 모든 가능성을 고려한 문서화다.
ㆍ원료 분석의 계층화
원료 분석의 계층화는 COI 작성의 기초 단계로, 모든 복합 성분(예: 효소, 추출물, 혼합 제형)의 구성 요소를 구조화 분석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1차 성분(효소), 2차 성분(Carrier), 3차 성분(보존제)으로 분해하며, 예를 들어 효소 공급업체의 TDS(Technical Data Sheet)를 검토해 Carrier 성분을 식별한다. 이는 FDA GRAS 가이드라인에서 요구하는 성분 투명성을 준수하기 위한 방법으로, 누락된 미량 성분을 사전에 발견할 수 있다.
ㆍ해당 성분의 규제 상태 분류
해당 성분의 규제 상태 분류는 입증 책임의 핵심으로, 21 CFR 열거 성분의 경우 해당 조항을 명시한다. GRAS 인정 성분은 GRAS Notice 번호 또는 Self-affirmed 여부를 명시하며 GRAS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한다. 유럽·일본 기준만 있는 경우 사용 금지 또는 위험 관리 등급을 부여하며, FDA는 외국 기준을 직접 인정하지 않으므로 동등성 입증(Evidence of Equivalence)이 필요하다.
ㆍCOI 기재 기준 설정
COI 기재 기준 설정은 잔류 가능성을 고려한 세밀한 접근이 요구된다. 잔류 여부가 불확실한 경우에도 “가공 보조물로 사용됨; 최종 제품에 잔류할 것으로 예상되지 않음” 등으로 사전 명시하며, 필요 시 별도 ‘Processing Aid Declaration(가공 보조물 선언서)’ 또는 ‘Ingredient Composition Annex(성분 구성 부록)’를 작성한다. 예를 들어 “Carrier: Maltodextrin (21 CFR §184.1444에 따라 GRAS), 효소 안정화를 위해 사용됨; TOS 분석으로 잔류 수준 <0.1% 확인됨”와 같이 기재하면, FDA 표시 규정(Processing Aid 면제 기준)을 준수할 수 있다.
ㆍ감사 대응용 문서 세트 정비
감사 대응용 문서 세트 정비는 사전 준비가 핵심으로, COA(Certificate of Analysis), TDS, SDS(Safety Data Sheet), 제조공정 플로우차트, 정량 분석 결과(잔류 시험 보고서) 등을 파일로 사전 준비한다. 필요 시 Equivalence Table(상응성 분석표)을 작성하여 원래 GRAS 용도 vs. 자사 제품 적용을 비교하며, 섭취량 모델로 ADI(Acceptable Daily Intake) 근접 여부를 계산하고 문헌 인용으로 보강한다. 이는 Preventive Controls 규정(공급망 안전 관리)에서 강조하는 증빙 문서 체계화에 기반한다.
이제는 미량 잔류 성분도 ‘규제 타겟’이 된다
특히 최근 미국 FDA는 Clean Label, Plant-based, Functionality 강조 제품군에 대해 ‘문서 대비 실제 성분 불일치’를 적극 점검하고 있다. 뉴욕주에서는 2023년부터 논의된 식품 투명성 법안(S8441, 2024년 5월 상원 위원회 통과, 2025-2026 정기 세션 계속 논의 예정)이 부형제(Carrier) 사용 실태 조사를 의무화하며, 유사 입법이 캘리포니아(AB 418, 특정 첨가물 제조/판매 금지, 2027년 1월 1일 시행 예정)와 버몬트(Act 131 PFAS 지침, 화학물질 금지 강화)에서도 진행 중이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초가공 식품 및 염료 규제 강화로 Carrier 잔류 검증이 더 엄격해질 전망이다.
이는 단순한 “기재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 권리 보호, labeling의 정직성, 그리고 제조사 입증 책임이라는 원칙의 문제로 바뀌고 있음을 시사한다. FDA GRAS 가이드라인에서도 “미량 잔류 성분은 GRAS 기준을 준수해야 하며, 입증 책임은 기업에게 있다”고 반복 강조한다.
당신의 COI는 ‘누락된 성분’까지 말하고 있는가?
‘미량이라서 괜찮다’는 인식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FDA는 언제든지 묻는다: “그 성분, 어떤 근거로 안 적었나?” Processing Aid, Carrier, Residual Solvent 등은 문서상으로 사라질 수 있지만 제품 내에는 존재한다. 식품 기업이 미국 시장에서 신뢰를 얻기 위해선, 이제 성분 자체가 아니라 ‘문서가 성분과 일치하는가’를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COI는 ‘적는 문서’가 아니라, ‘보여주는 문서’다. 그리고 보여주는 순간, 누락은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다. COI는 단지 성분 목록이 아니라, 귀사의 ‘규제 방패막’이자 ‘신뢰의 문서’다. 지금 COI를 다시 들여다볼 시점이다. 무엇이 적혀 있고, 무엇이 빠져 있는가? 규제의 물결은 이미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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