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 수출 현장…공급업체 GRAS 문서, 그대로 믿으시겠습니까?
- 이주형 전문위원
- 승인 2025.08.05 10:10
GRAS Notice, ‘No Questions’가 면책은 아니다
이주형의 식품수출 실전노트 4. 미국 식품 수출 COI 실무에서 GRAS 인용의 함정과 대응 전략

법무법인 비트
글로벌식품산업지원실장/전문위원
이 성분은 안전한가요?
미국 식품 수출 현장에서 가장 빈번하게 받는 질문은 "이 성분은 안전한가?"다. 그러나 더 정확한 질문은 "이 성분은 미국 식품 규제 하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방식(제형ㆍ용도ㆍ식품군ㆍ사용량)으로 안전하고 적법한가?"여야 한다. 답변은 단순한 예나 아니오가 아니라, 성분의 GRAS(Generally Recognized As Safe) 상태를 입증해야 하며, 이를 위해 공급업체의 GRAS 문서를 분석하거나 직접 GRAS Notification을 제출할 수도 있다. 실제 컨설팅 경험에서 가장 자주 마주치는 착각은 ‘공급사가 GRAS라고 했으니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판단이다. 수많은 FDA 경고서한(Warning Letter)이 보여주듯, 공급업체 문서를 그대로 인용하는 COI(Certificate of Ingredient, 원료 사양서)는 규제 리스크의 시작일 수 있다.
COI 작성 시 ‘GRAS 문서’는 만능 열쇠가 아니다
COI는 법적 제출 의무가 있는 서류는 아니다(21 CFR에 직접 규정되지 않음). 하지만 FDA가 "이 성분은 왜 적법합니까?"라고 물을 때, 그 답을 증명하는 가장 핵심적인 문서가 바로 COI(원료 사양서)다.
COI에서 성분의 GRAS 상태를 기술할 때, 일반적으로 공급사 문서를 인용하는데, 이는 FDA에 GRAS Notice를 제출하고 "No Questions" 회신을 받은 GRN 문서와 제조사 또는 제3자가 독자적으로 선언한 Self-affirmed GRAS(자가결정형 GRAS) 문서로 나뉜다. 이 두 가지의 법적 지위, 신뢰성, 대응 방식이 전혀 다르다는 점을 구분하지 못하면 제품 통관 지연, 라벨링 위반, 심지어 '미승인 첨가물 사용'으로 FDA 경고서한 대상이 될 수 있다.
GRAS Notice, ‘No Questions’가 면책은 아니다
먼저 GRAS Notice(GRN) 문서 인용을 보자. FDA가 GRAS Notice에 대해 "No Questions" 회신을 준 GRN 문서는 공급자가 제출한 과학적 안전성 자료, 용도, 사용량 등을 포함하며, FDA가 해당 내용을 반박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이 문서만 있으면 면책이 된다고 착각한다. 중요한 것은 GRN 문서의 적용 범위와 사용하는 방식이 일치하는지다.
예를 들어, GRN 000155는 Aspergillus niger 유래의 Lactase 효소가 "유제품 내 유당 분해" 용도로 GRAS로 인정되었지만, 이를 아이스크림 제조에 사용하면서 "향미개선"이나 "제형 안정화"로 기재했다면 GRAS 범위를 벗어난 사용이 되어 입증 실패로 간주될 수 있다.
실무 대응으로는 원 GRN 문서의 제형, 사용량, 식품군, 목적과 제품 조건을 비교 분석한 Equivalence Table(상응성 평가표)을 작성하고, Carrier 또는 부형제 GRAS 상태를 병행 검토하며(예: maltodextrin의 21 CFR §184.1444 인용), 섭취량(Exposure) 분석을 포함해야 한다.
컨설팅 현장에서는 GRN 문서를 그대로 인용하기보다 적용 범위 일치성을 입증하는 별도 기술서를 작성하도록 유도한다. FDA는 언제나 "당신이 직접 입증하라(You must demonstrate equivalence)"고 요구하기 때문이다.
Self-affirmed GRAS, ‘문서만 보고’ 쓰면 안 되는 이유
Self-affirmed GRAS(자가결정형 GRAS)는 제조사가 자체 전문가 패널을 구성하여 과학적 안전성과 기존 사용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후 직접 GRAS라고 선언하는 방식이다(21 CFR §170.30 GRAS 기준).
FDA의 개입이 전혀 없기 때문에 내용이 불완전하거나 편향될 위험이 있으며, 특히 효소, 기능성 소재, 식물 추출물류에서 자주 사용된다. 문서가 정돈돼 있고 그럴듯해 보여도 전문가 패널의 독립성 입증 부족, 문헌 인용의 최신성 및 객관성 미흡, 사용 범위 불분명으로 기능성이 '보건의료 클레임'으로 해석될 가능성 등의 리스크가 존재한다.
최근 FDA는 자가 GRAS 문서의 남용을 강하게 경계하는 추세다. 심지어 소비자 단체는 외부 문서 인용을 금지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무 대응으로는 문서의 전체 내용을 검토한 후 COI에 직접 요약 기재하지 말고 "Self-affirmed GRAS by supplier; reviewed internally. Full documentation on file." 형태로 표현하며, 독립성 확보된 전문가 패널 구성 여부, 제조공정, 사용 식품군 등 세부 항목에 대해 검토기록(Review Memo) 또는 간이 내부검토보고서를 작성하고, COA, TDS, SDS, 문헌자료, 섭취량 데이터 등과 함께 문서 세트로 파일링해야 한다.
컨설팅 시에는 단순히 "문서가 있는가"를 넘어 "그 내용이 우리 제품에 정말 맞는가"를 따져보도록 권고한다. 공급사의 GRAS 선언이 '우리에게는 맞지 않는 옷'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장의 일반적 실무 관행과 이상적 대응 비교
이상적인 규제 대응 방식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가 GRAS 문서 전체(Full GRAS Report)를 확보하고, 전문가 패널 명단과 독립성 확인 자료(예: CV, 서면진술)를 포함해야 한다.
둘째, 섭취량 분석(Exposure Assessment)과 문헌 리뷰를 포함해 성분의 안전성 평가 전반을 검토한다.
셋째, 사내 품질팀 또는 외부 전문가를 통한 문서 검토 과정을 거쳐 Equivalence 문서(상응성 평가표)를 작성하고, 넷째, GRAS 선언 사유 및 적용 제한사항을 COI에 명시하며, 마지막으로 모든 근거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요청 시 즉시 제출 가능하도록 파일링한다.
반면, 실제 현장에서는 이와 다르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은 공급업체가 제공한 요약문(Summary Report)나 COA, TDS 수준에서 그라스 여부를 확인하고 끝내며, 문서 원본 확보 없이 성분명과 “GRAS”라는 문구만 COI에 기재하거나, 공급사조차 명확히 밝히지 않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러한 실무 관행은 FDA의 감사(FSVP)나 통관 심사 과정에서 입증 책임을 다하지 못해, 자료 보완 요청이나 서류 지연의 원인이 된다. 결국 이는 21 CFR §1.506에서 요구하는 공급자 확인 활동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전체 제품에 대한 규제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
실제 사례: 효소류 자가 GRAS 인용과 FDA 감사 리스크
미국 내 발효식품, 제과, 음료 원료에 자주 쓰이는 효소의 대부분은 GRAS Notice 없이 자가 GRAS 선언(Self-affirmed GRAS)으로만 시장에 유통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xylanase, glucose oxidase, lipase, hemicellulase 등이 이에 해당하며, 유럽 또는 일본 공급사의 "expert panel summary"만 인용한 상태로 COI를 작성한 후 FDA FSVP 점검에서 "GRAS 입증 미흡" 판정을 받은 사례가 있다.
이러한 경우 경고서한 없이 수정요구로 끝나는 경우도 많지만, 이는 FDA GRAS 가이드라인에서 강조하는 투명성과 적용 범위 입증 부족으로 인한 것이다.
실무적으로 필요한 ‘현실적 절충안’
따라서 업계에서는 "준법 방어력 확보 수준의 최소 요건"을 설정해 대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공급업체의 GRAS Summary가 있는 경우, Summary 문서 원본을 확보(PDF 또는 공급사 브로셔 형태)하고 사용 용도, 매트릭스, 사용량의 상응성을 간략히 내부 보고서 형태로 정리하며, COI에는 "공급업체의 전문가 패널에 의한 자가 GRAS(Self-affirmed GRAS)를 통해 GRAS로 선언된 성분; 문서는 우리 적용과의 동등성을 위해 검토되었으며 파일에 보관됨." 같은 문구로 국문과 영문 모두 명시한다.
Full GRAS Report 확보가 가능할 경우, 전문가 패널의 독립성 확인(affidavit 또는 CV 포함 여부), 섭취량 계산식과 문헌리뷰 챕터 검토, 사내 품질팀 또는 외부 컨설팅 검토 결과 요약을 PDF로 보관한다. 이는 FDA GRAS 가이드라인과 21 CFR §170.30의 과학적 근거 요구를 준수하면서 실무적 타협을 이루는 방법이다.
효소 사용 사례 비교: 리스크 수준에 따른 대응 차이
효소 사용 사례를 구체적으로 비교해보면, Self-affirmed GRAS 문서 인용 시 어떤 경우는 summary 수준으로 대응 가능하고, 어떤 경우는 정밀한 equivalence 보고서(Evidence of Equivalence) 또는 내부 검토가 필요한지 명확해진다.
첫 번째 사례로, 한국 제과기업이 미국으로 제품을 수출하며 반죽 개량용으로 α-Amylase 효소를 사용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효소 공급업체는 자가 GRAS 선언(Self-affirmed GRAS) summary 보고서와 COA, TDS를 제공하며, 사용량은 100ppm 이하로 극미량이다. Self-affirmed GRAS Summary는 효소명, 유래균주, 사용식품군, 섭취량 예시, 문헌요약을 포함하고, 식품용 사용 용도는 "Dough conditioner / processing aid for bread"로 명시된다.
이 경우 대응은 COI에 "공급업체 전문가 패널에 근거한 자가결정형 GRAS(Self-affirmed GRAS) 성분임. 아스퍼질러스 오리재(Aspergillus oryzae) 유래 알파-아밀라아제(α-amylase) 관련 문서는 검토 완료 후 파일로 보관 중임. 제빵 반죽에 가공보조제(processing aid) 용도로 100ppm 이하 사용함"으로 기재하고, 공급사의 문서에서 유래균주 및 사용 용도 일치 여부만 확인하며 제형·사용량·매트릭스 일치 확인 후 PDF 보관으로 충분하다. FDA 감사 리스크는 매우 낮아 summary 수준 대응이 가능하다.
반대로, 국내 유제품 업체가 미국에 고지방 아이스크림을 수출하며 향미 개선 목적으로 리파아제(Lipase) 효소를 사용하는 사례는 민감하다. 효소는 Candida cylindracea 유래로 GRAS 자가선언 보고서가 있지만 GRAS Notice는 없으며, 제조공정상 maltodextrin을 효소 담지체(carrier)로 사용한다.
해당 자가 GRAS 문서에서는 "cheese processing"만 명시되어 아이스크림은 적용 식품군이 다르고, 효소 외에 Maltodextrin의 GRAS 상태도 입증해야 한다. 사용량이 다소 높아지며 기능성이 있는 경우 processing aid 예외 적용이 어려워진다.
필요 대응으로는 Equivalence Assessment 보고서 작성, 즉 효소 원료의 유래균주, 생산공정, 용도 비교, 적용 식품군 비교(Cheese vs Ice Cream: 지방 함량, pH, 열처리 조건 등 분석), Carrier (Maltodextrin)의 GRAS 근거 정리, 전체 섭취량 평가(ADI 근접 여부 포함)가 필수다.
COI 기재는 "공급업체의 자가 GRAS(Self-affirmed GRAS) 선언에 따라 Candida cylindracea 유래 Lipase, 원래 치즈용. 내부 평가에서 현재 냉동 유제품(아이스크림) 사용과의 동등성을 확인함. Carrier (maltodextrin)는 21 CFR §184.1444에 따라 별도로 GRAS."로 하며, FDA 규제 리스크는 상당하다. FSVP 점검 시 '적용 식품군 상이'로 인해 GRAS 범위 위반 지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 두 사례를 정리하면, α-Amylase(빵류)는 사용 목적이 반죽 보조로 통상적이고 적용 범위 차이가 없어 summary 수준 대응으로 낮은 리스크를 보이지만, Lipase(아이스크림)는 향미 강화 목적으로 식품군이 다르고 Full GRAS Report가 필요하며 equivalence 보고서가 필수적이어서 리스크가 상당하다. 이는 FDA GRAS 가이드라인에서 강조하는 적용 범위 일치성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GRAS 문서 분류와 실무 함정
GRAS 문서 유형을 분류하면 GRAS Notice(GRN)는 법적 신뢰성이 높고 FDA 개입이 있어("No Questions" 회신) 적용 범위 일치 여부 중심 검토와 상응성 분석이 필수적이며, Self-affirmed GRAS는 신뢰성이 중간에서 낮고 FDA 개입이 없어 전문가 독립성, 안전성 근거, 적용 범위 전수 검토 후 간이 평가서 작성이 필요하다.
COI 실무에서 빠지기 쉬운 함정으로는 적용 용도 또는 매트릭스가 다른 경우(예: 원 GRAS 문서가 "음료용"인데 "스낵 분말"에 적용), 혼합제형 성분의 Carrier 성분 누락(예: 효소에 담지된 maltodextrin이나 gum acacia 등 별도 입증 필요), GRAS가 아니라 사실 Food Additive였던 경우(예: 사용 용량 증가로 GRAS 기준 초과)가 있다.
COI 작성, 이제는 ‘문서 작성’이 아닌 ‘사전방어 전략’이다
COI 작성은 이제 '문서 작성'이 아닌 '사전방어 전략'이다.
미국 수출을 준비하는 식품기업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공급사가 제공한 GRAS 문서를 '의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단순히 "GRAS라서 괜찮다"가 아니라 "우리 제품에 적법하게 적용 가능하고, 입증 자료가 준비돼 있는가?"를 따져야 한다.
COI는 FDA의 질문에 답하기 위한 실질적 방어 수단이며, 그 질문은 언제나 ‘그건 당신이 어떻게 증명할 건가?’로 귀결된다. 제과용 효소나 일반 가공보조물에 대해 자가 GRAS 문서를 "그냥 인용하는" 것이 업계 관행인 것은 맞지만, FDA가 이를 용인한다는 뜻은 아니며, 특히 FSVP 점검이나 경고서한, 통관 지연 등의 상황에서는 실질적인 입증 책임이 수입자에게 전가된다.
리스크가 낮은 성분(예: 소량 효소류)이라면 summary 수준으로 방어 가능하나, 민감한 기능성 소재 또는 새로운 식품 매트릭스 적용의 경우 보다 정밀한 equivalence 보고서 작성 또는 자체 전문가 검토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최근 FDA는 GRAS 제도의 전면 재검토를 예고하며 Self-affirmed GRAS의 규제 강화 및 외부 인용 제한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수출기업이 감내해야 할 입증 책임은 더욱 커질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에도 COI는 단순한 '서류'가 아니라 규제 대응의 전략적 무기로 진화하고 있다. 당신의 COI는 방패인가, 약점인가? 만약 불확실하다면 전문가를 통해 체계적으로 검토하는 것을 추천한다.
'식품안전사례,수출식품 부적합 사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미국 식품 수출, 현명한 대응을 위한 첫걸음: Prop 65 노출 평가,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0) | 2025.11.03 |
|---|---|
| 미국 식품 수출…표기 면제가 입증 책임까지 면해주진 않는다 (0) | 2025.11.03 |
| 미국 식품 수출, COI는 ‘서류’가 아닌 ‘규제 방패막’이다 (0) | 2025.11.03 |
| 한국 식품기업의 ‘안전한’ 알러젠 표시가 FDA에게는 ‘위험 신호’인 이유 (0) | 2025.11.03 |
| 벤더가 관리하는 수출식품 상세페이지…제조사가 ‘경고’ 받다 (1) | 2025.1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