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희복 교수
- 승인 2025.09.30 07:57
문화적 콘텐츠로 소비…원하는 라이프스타일 제공해야
저속 노화·케어 푸드 등 건강 키워드로 메시지 정립을
유행 현상 빠른 제품화+스토리텔링, 감성적 연결 촉진
국가 차원 브랜드 관리·글로벌 캠페인 통해 위상 높여야

한류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한국의 위상은 높아지고, 한국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인지도 역시 크게 달라지고 있다. 특히 한류 콘텐츠 속에 다양한 한국식품이 자연스럽게 노출되면서 K-푸드에 대한 글로벌 관심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이제 이러한 관심이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성장의 발판이 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와 ‘K’가 지닌 브랜드 자산의 축적이 더욱 필요할 때다.
또한 안전성과 건강, 그리고 한국 고유의 문화적 가치를 담아낸 K-푸드 프리미엄 전략은 단순한 식품 산업을 넘어 글로벌 브랜드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이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가능케 할 뿐 아니라 국가 이미지 제고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이에 본지는 창간 29주년을 맞아, 한국공공브랜드진흥원 사무총장이자 상지대학교 미디어영상광고학과에 재직 중인 이희복 교수의 특별 기고를 통해 K-푸드의 더 큰 도약을 위해 필요한 브랜드 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K팝 애니메이션 ‘케데헌(케이팝 데몬 헌터스)’이 오징어게임에 이어 넷플릭스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김밥과 라면, 그리고 대중목욕탕처럼 한국적인 장면들이 소개되면서 ‘붉닭볶음면’ 열풍에 이어 ‘김밥 한입에 먹기’가 SNS에 확산, 김밥의 글로벌 인기가 다시 한번 치솟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현지 시장에서는 K-푸드 브랜드의 도전과 활약이 활발하다. 롯데리아는 미국 캘리포니아 풀러턴에 1호점을 열고 토종 패스트푸드의 브랜드파워를 높이고 있다. 불고기·새우버거 등 대표 메뉴와 서울 로고, 한글 간판으로 한국적인 차별성을 강조했다.
또 삼양식품은 미국 최대 아시안 외식 브랜드인 ‘판다익스프레스’와 협업해 공동 개발한 메뉴를 한정 판매하며 현지 소비자에게 새로운 매운맛 경험을 제공하는 등 K-푸드의 글로벌 확장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서사가 있는 음식은 힘이 있다. K콘텐츠의 영향력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실시한 2025년 글로벌 한류 조사에서는 드라마, 음악, 영화 등 K콘텐츠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호감도와 음식, 패션, 뷰티 등 연관 산업으로 소비가 확장되고 있다. K콘텐츠에 대한 호감도는 한류 관련 상품 구매 의향으로 연결되면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한식 수출액도 2015년 35억 1천만 달러에서 2024년 70억 2천만 달러로 10년간 2배 이상 성장했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전 세계 1위를 기록한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이러한 트렌드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영화 속 걸그룹 헌트릭스는 김밥을 통째로 흡입하듯 먹고, 설렁탕으로 서로를 위로하며, 냉면과 새우깡, 컵라면을 즐기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과거 같으면 김치, 불고기, 비빔밥 등이 K-푸드를 대표했다면 클리세 같아서 전 세계 관객들이 아직 모를 수 있는 한국 음식들을 보이겠다는 제작진의 의도가 통했다. 이는 냉면이나 설렁탕 등 한국 문화에서 음식이 갖는 치유와 공동체의 의미를 잘 보여준다. 이처럼 아이돌의 개인적 경험이 팬들에게는 감정적 연결고리가 되어 전혀 예상치 못한 소비트렌드를 만들어낸 것이다.

K팝, K드라마, K-뷰티에 이어 K-푸드가 ‘먹는 한류’로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이제 라면, 간편식, 디저트, 음료 등 다양한 형태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며 문화적 소비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수출 증가를 넘어, 한국의 식문화가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를 획득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성공적인 K-푸드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을 넘어, 소비자가 원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해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특정 인물의 선호를 넘어서 K콘텐츠 속에서 발견되는 특별한 TPO(Time, Place, Occasion)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간접광고(PPL)와 같이 자연스러운 노출은 효과적이다. 헌트릭스가 콘서트 전 에너지를 위해 김밥을 먹는 장면, K드라마 속 주인공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매운 떡볶이로 해소하는 모습,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이사 후 짜장면을 시켜 먹는 관습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K-푸드가 단순한 식품이 아니라 K콘텐츠 속 상황과 감정에 연결된 문화적 코드로 기능한다면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은 매우 높다.
이재명 정부도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바꾸겠다”라는 의지를 밝히며, 문화·경제·사회 전반에서 대한민국 브랜드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K-푸드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가 브랜드의 핵심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으며, 전략적 브랜드 포지셔닝이 절실한 시점이다.
올해 3월 KT나스미디어가 발간한 ‘2025 주요 업종 시리즈 : 식음료 보고서’에 따르면, K-푸드는 단순한 수출 품목을 넘어 글로벌 브랜드로 진화를 꾀하고 있다. 2024년 K-푸드 수출액은 7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라면과 간편식, 음료가 주요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삼양식품과 오리온은 해외 매출 비중이 60~70%에 달하며, 현지 공장 설립을 통해 수익성과 브랜드 인지도를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K-푸드가 단순한 제품이 아닌 문화적 콘텐츠로 소비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특히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은 제품 생애주기를 단축하고, 소비자 반응에 따라 실시간으로 제품을 출시하는 초민감형 브랜드 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틱톡에서 유행한 ‘꿀떡 시리얼’이나 ‘수건 케이크’가 실제 제품으로 출시되는 사례는, 브랜드가 콘텐츠와 소비자 반응을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소비자 행태는 ‘푸드 밸런스’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건강을 중시하면서도 자극적인 음식의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는 소비자들은 건강한 간편식과 특별한 식사의 양극화된 소비 패턴을 보인다. 이에 따라 저속 노화, 로우 스펙 푸드, 케어푸드 등 건강 중심의 제품군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케어푸드 시장은 2025년 3조 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또 다른 트렌드는 식품업계에 부는 로코노미 바람이다. 창녕 마늘 품은 햄버거, 고창 고구마 담은 과자도 흥미롭다. 한국 식품·유통업계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제품을 출시하며 ‘로코노미(로컬+이코노미)’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단순하게 식품회사의 매출 증대만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농가와 협력해 특산물 메뉴를 선보이고 사회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ESG 활동에 식음료와 편의점 등 유통사가 함께 콜라보레이션하여 MZ를 비롯한 국민에게 커다란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K-푸드 브랜드 전략에 다음의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K-푸드 브랜드의 건강 정체성 강화다. ‘건강’은 단순한 기능이 아닌 브랜드의 핵심 가치로 자리 잡고 있다. K-푸드는 ‘저속노화’, ‘저당·저염’ 등 건강 키워드를 중심으로 브랜드 메시지를 재정립해야 한다.
둘째, 콘텐츠 기반의 실시간 제품 개발이다. 소셜미디어에서 유행하는 콘텐츠를 빠르게 제품화하는 능력은 브랜드의 민첩성과 소비자 친화성을 높인다. 이는 브랜드 충성도와 확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셋째, 스토리텔링 중심의 콜라보 마케팅이다. 인기 IP(지식재산권), 드라마, 작가 등과의 협업을 통해 제품에 스토리를 입히는 전략은 브랜드의 문화적 깊이를 강화하고, 소비자와의 감성적 연결을 촉진한다.
넷째, 케어푸드와 글로벌 소비자 맞춤 전략의 결합이다. 케어푸드는 고령층이나 환자 중심에서 벗어나 일반 소비자까지 타깃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K-푸드가 ‘웰니스 브랜드’로 포지셔닝할 기회를 제공한다.
결국 K-푸드 브랜드 전략은 건강, 콘텐츠, 감성, 글로벌 맞춤화라는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재편되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제품 경쟁을 넘어, 문화적 브랜드로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이제 K-푸드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을 향한 브랜드 포지셔닝 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다.
K-푸드 브랜드 전략의 핵심은 ‘K’의 의미 재정의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K’는 단순한 국가 코드가 아니다. 이제 ‘K’는 프리미엄의 상징이다. “좋은 것 앞에는 K가 붙는다”라는 슬로건처럼, K푸드는 고품질, 창의성, 문화적 깊이를 담은 브랜드로 인식되어야 한다.
K-푸드 브랜드 아카이브 구축도 필요하다. 스토리, 가치, 소비자 반응 등을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공유한다면 어떨까? 또한 정책적 차원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요구된다. 국가 차원의 브랜드 지원체계로 K푸드 브랜드 전략을 관리하고, 글로벌 캠페인을 기획·운영할 수 있다면 효과적이다.
앞으로의 K-푸드 브랜드는 단순한 식품회사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큐레이터의 역할을 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자신이 동경하는 인물의 삶을 경험하도록 도와야 한다. 이는 K-뷰티가 걸어온 길과 유사하다. K-뷰티 브랜드들이 단순히 화장품을 파는 것을 넘어 K팝 타들의 뷰티 루틴을 전 세계에 전파했듯이, K-푸드 브랜드들도 K콘텐츠 속 인물들의 식생활과 서사를 글로벌 트렌드로 만들어야 한다.
K-푸드를 비롯한 K-컬처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세계 소비자들이 한국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여행을 오는 직접적인 동기가 되고 있다. K-푸드는 이제 단순한 식품이 아니라 글로벌 문화 콘텐츠다. 브랜드 전략을 통해 K-푸드는 세계인의 식탁에 오르는 것을 넘어, 한국의 문화적 위상과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높이는 자산이 된다.
“좋은 것 앞에는 K가 붙는다.” 이제 K-푸드가 그 의미를 실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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