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서영 기자
- 승인 2025.09.03 09:27
대안으로 떠오른 ‘학교급식법’ 개정…“일본 사례 참고해야”
학교 우유급식을 둘러싼 해묵은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일부 영양교사 단체가 과도한 행정업무를 이유로 학교 우유급식에 대한 제도 개선을 요구하자, 낙농업계는 학생들의 건강권과 산업의 생존 기반이 위협받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5일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송옥주 의원 주최로 ‘학생 건강과 시대 변화에 맞는 학교 우유 지원체계 개선’ 토론회가 열려 각계의 해법이 제시됐다. 정부가 연말까지 관련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만큼 지속가능한 상생 방안이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토론회의 가장 큰 쟁점은 우유급식으로 인한 영양교사들의 행정업무 부담 문제였다. 발제를 맡은 신현미 대한영양사협회 전국영양교사회장은 “학교 무상우유급식은 복지 목적이 강하고 농식품부에서 지자체에 예산을 지원하는 사업이므로 지자체로 업무가 이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유급식 신청 취합부터 정산, 관리까지 떠맡으며 교육이라는 본연의 업무에 차질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낙농업계와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건강권을 담보로 교사의 편의를 우선시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입장이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학교 우유급식은 OECD 국가 중 칼슘 섭취 부족률이 높은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 필수 영양소를 공급하는 공공 영양 정책의 핵심축”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갈등의 배경에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우유급식률이 있다. 전국 우유급식률은 2019년 50.3%에서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2023년 33.9%까지 급락했다. 급식률 하락은 학생들의 영양 불균형뿐만 아니라, 국내 원유 수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낙농산업의 기반을 흔드는 이중고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갈등을 해결할 현실적인 대안으로 ‘학교급식법’ 개정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우유를 별도의 급식 체계가 아닌, 일반적인 학교급식에 포함시켜 보편적 복지로 제공하자는 것이다.
한지태 한국낙농육우협회 상무는 “일본은 학교급식에 우유를 포함시킨 결과 2023년 기준 우유급식률이 96.1%에 달한다”며 “성장기 때 우유 섭취가 저조하면 ‘체격은 크나 체력은 약한’ 청소년이 될 수 있는 만큼, 일본처럼 법 개정을 통해 우유급식률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명길 서울우유협동조합 급식전략팀장은 “유당불내증을 앓거나 비만 걱정이 있는 학생을 위해 유당 분해 우유, 저지방 우유 등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전남도처럼 관련 조례를 통해 학교급식 안에 우유를 포함시켜 우유급식률을 높인다면 학생 건강 증진, 낙농산업 안정화, 우유 지원을 받는 저소득층에 대한 낙인효과 방지 등 일석삼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자체 역시 이 의견에 동조했다. 송창수 강원특별자치도청 팀장은 “학교급식에 우유와 유제품을 포함하면 무상급식 대상자의 신분이 노출되는 문제나 교사들의 별도 행정 업무 부담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선호도를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오경환 한국유가공협회 전무는 “흰 우유 중심에서 벗어나 발효유, 가공유, 치즈 등 청소년이 선호하는 유제품으로 품목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서울우유 등 유업체들은 유당불내증이나 비만 걱정이 있는 학생들을 위해 유당 분해 우유, 저지방 우유 등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학교 우유급식 제도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며, 학교 및 지자체 등과 협의해 일선 교사들의 행정 업무 부담을 줄이는 정책을 연내에 제시하겠다고 밝혀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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