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전반

전통음료 세계 시장 경쟁력 강화 방안은?

곡산 2025. 5. 11. 20:17
전통음료 세계 시장 경쟁력 강화 방안은?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5.05.09 10:46

식품 명인 문완기 세준푸드 대표 ‘하늘청 식혜’ 세계적 상품 육성 포부
노변청담 제언…자연스런 단맛 경쟁력 불구 디자인 등 혁신 필요
전통 음료 진정성·신뢰 갖춰…패키지는 개선을
당 함량 낮추고 어린이용 맞춤형 제품 개발 유망
기능성 원료 첨가 영양 높이고 유통기간 연장도
문완기 세준푸드 대표 (사진=식품음료신문)

“저의 경영 철학은 대한민국의 전통 음료인 '하늘청 식혜'를 세계적인 상품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음료를 파는 것을 넘어,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고자 하는 염원을 담고 있습니다. 국가에서 저를 '식품 명인(77호 식혜)'으로 지정해 주신 것 또한 이러한 전통문화 사업의 가치를 인정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응원하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의 전통 음료도 세계 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해야 할 때입니다. 저는 ‘하늘청 식혜’가 세계적인 음료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하며, 그 길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문완기 세준푸드 대표는 지난 28일 열린 노변청담 간담회에서 전통 식혜의 제조 방식을 계승·발전시켜 식혜가 국내를 넘어 전 세계로 비상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세준푸드의 ‘하늘청 식혜·감주’는 대한민국 최초 식혜명인 문완기 세준푸드 대표가 계약재배한 경기미와 국내산 엿기름을 이용해 식혜 전통방식의 레시피대로 최적 배합한 뒤 당화과정을 거쳐 최상의 맛을 구현한 제품이다.

‘좋은 식혜는 좋은 원재료에서 시작한다’고 강조한 문 대표는 하늘청 식혜가 우리 땅에서 난 쌀, 보리로 만든 엿기름, 그리고 약간의 설탕 외에는 어떤 인공 첨가물도 들어가지 않은 건강한 전통 음료로, 이러한 식혜를 세계화하는 것이 본인의 사명임을 강조했다.

이번 노변청담은 첨가물 없이 쌀과 엿기름으로만 맛을 낸 전통 방식의 세준푸드 ‘하늘청 감주’가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식품업계 원로들은 사라져가는 전통 음료의 명맥을 잇는 노력과 설탕 대신 쌀로 구현한 자연스러운 단맛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했지만, 현재의 시장 트렌드를 따라잡고 특히 해외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디자인, 기능성, 마케팅 전략 전반에 걸쳐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원로들은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을 현대적인 '패키지 디자인'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으며,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에 맞춰 '기능성 강화' 또는 '저당(低糖) 전략'을 보다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내 시장의 한계를 넘어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전통의 가치를 지키면서도 현지화된 맛과 마케팅, 합리적인 가격 경쟁력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조언이 이어졌다.

이번 노변청담은 첨가물 없이 쌀과 엿기름으로만 맛을 낸 전통 방식의 세준푸드 ‘하늘청 감주’가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디자인, 기능성, 마케팅 전략 전반에 걸쳐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사진=식품음료신문)

이철호 한국식량안보재단 명예이사장은 “현 시대의 건강 트렌드 속에서 식혜가 가진 가장 큰 경쟁력은 바로 '자연스러운 단맛'이라고 확신한다. 설탕 사용을 줄이려는 추세에 맞춰, 인공 감미료가 아닌 오직 쌀 자체의 효소(아밀라아제) 작용으로 건강한 단맛을 낸다는 점을 핵심적인 세일즈 포인트로 삼아야 한다. 설탕 대신 쌀로 만든 건강한 단맛"이라는 메시지는 소비자들에게 강력하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개선이 시급한 부분은 패키지 디자인이다. 현재의 디자인이 다소 구식으로 보일 수 있으니, 현대적인 감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식혜의 진정한 가치인 '순수한 원료'와 '쌀 본연의 건강한 단맛'을 강조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본지 이군호 발행인은 “과거 비락 식혜가 처음 나왔을 때 전통 식혜의 대중화에 큰 기대를 걸었지만 안타깝게도 업체 간의 과열 경쟁과 저가 유사품 문제로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많은 업체들이 전통 방식 대신 첨가물을 넣고 가격 경쟁에만 몰두하면서 식혜 본연의 맛과 가치가 훼손됐고, 이는 소비자들의 불신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하며 “훼손된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진정성'과 '신뢰'다. 식혜명인의 노력이 우리 전통 음료의 가치를 다시 세우고, 소비자들의 사랑을 되찾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서형수 영흥식품 대표는 “K-전통식품의 세계화를 위해서 가장 시급한 것은 유통기한 연장과 포장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UHT 멸균 기술 등으로 우유나 두부도 1년 이상 유통된다. 식혜도 장기 보관이 가능하도록 기술과 포장(특히 ESG 경영에 맞춰 플라스틱 외 대안)을 개선한다면 국내 유통은 물론 해외 시장 개척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세계 시장을 겨냥해 가격 경쟁력과 인지도를 확보하기 위해 국산 원료만 고집하기보다 알로에나 다른 슈퍼푸드처럼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원료와 융합하는 전략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아무쪼록 경제성까지 고려한 현명한 경영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김춘진 전 aT사장은 “현대 사회의 건강 트렌드를 고려할 때 높은 당 함량(제품 정보상 당류 28%, 탄수화물 40g)은 고민이 필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설탕세 도입 등 당류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라면서 “건강기능성을 보강하는 방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기능성 원료를 첨가해 영양을 높이고, 어린이와 젊은 세대, 나아가 해외 시장의 기호에 맞는 다양한 맛을 개발하는 것이다. 국가별로 타겟을 설정한 맞춤형 제품 개발도 가능하리라 생각한다”고 제언했다.

윤지희 식품외식경제 이사는 “소비자가 먼저 손이 가게 만드는 매력적인 디자인 개발이 정말 중하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우리 음료나 식품 분야가 디자인 측면에서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이라면서 “세계적으로 각국의 전통적이면서도 건강한 음료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은 글로벌 음료 트렌드를 반영해 좀 더 현대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표현한다면 해외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더 자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화 전북대학교 명예교수는 “이제 음료 시장은 '기능성'으로 나아가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록 접근 방식이 다를 순 있겠지만, 다른 많은 산업 분야에서도 이미 건강기능성이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면서 “기능성을 더욱 강화하고 현대적으로 발전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른 유익한 원료를 혼합해 새로운 기능성을 부여하는 등의 방법을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시도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전통 식혜의 수출은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 식혜 수출액은 지난 2022년 1295만달러(약 186억 원)에서 2023년 19.1% 늘었고, 작년엔 1718만달러(약 243억 원)로 전년(1716만달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