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전반

‘한식 세계화’ 식품 산업과 동행을…한식진흥원 역할 확대 성과 창출도

곡산 2025. 3. 31. 23:09
‘한식 세계화’ 식품 산업과 동행을…한식진흥원 역할 확대 성과 창출도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5.03.31 07:53

노변청담 토론회…한식과 K-푸드 구분 전통의 지혜 알려야
스토리텔링 입히고 가공식품과 연계 필요
홍보 강화 해외 한식당·식재료 판매 확대도
전문가 영입·부처간 협업 통해 시너지 내야

한식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한식 세계화’ 사업에 한식진흥원의 실질적이고 구심점으로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식품업계 원로들이 목소리를 냈다.

한식진흥원 전해웅 사무총장 (사진=식품음료신문)

27일 한국식품산업협회에서 진행된 노변청담 토론회에서 한식진흥원 전해웅 사무총장은 “한국문화에서 가장 오래, 많이 사랑받은 문화는 한식문화다. 전 세계 한류 팬의 수는 2억2500만명에 달하고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들이 가장 사랑하는 것은, 즉 한국문화콘텐츠 중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은 ‘한식, 뷰티, 음악’ 순”이라면서 “한식은 11가지 한류 장르 중 대중적인 인기에서 10년간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다. 이러한 한류의 확산, 건강에 대한 관심, 지구 환경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한식 확산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전 사무총장은 한식이 한류의 핵심이자 가장 지속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한식진흥원을 중심으로 한식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저변 확대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에 한식진흥원은 작년부터 K-미식벨트를 조성하고 있다. K-미식벨트 조성 사업은 주산지 식재료, 식품명인, 향토음식 등 국내 특색 있는 미식 자원을 활용한 미식관광 프로그램 발굴로 내외국인 관광객 유치, 지역경제 활성화, K-푸드 생태계 확장을 지원하고 있으며 지난해

이어 두 번째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오는 2030년까지 30개점을 열 예정이다, 한식진흥법에 근거해 해외 우수 한식당도 지정하고 있다. 현재까지 3년간 진행된 사업으로, 런던, 파리, 뉴욕, 도쿄 세계 4개 도시에 16개의 식당을 지정했고, 향후 이를 점차 확대해 나간다.

한식문화공간 ‘한식갤러리’를 운영, 국내외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한식의 아름다움과 멋을 알리는 사업에도 박차를 가한다. 한식갤러리는 80평 정도의 공간으로 50% 이상이 외국인 방문객, 한식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올림픽, 엑스포, 세계정상회의 등 국내에서 열리는 주요 국가 행사에서 한식을 알리는 일에도 힘을 쏟는다. 올해 일본에서 열리는 엑스포와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등에서도 한식 행사 벌일 예정이다. 아시아 50 베스트레스토랑, 한식컨퍼런스 등 미식 국제행사를 주최해 한식의 존재감을 높인다.

또한 지역 음식 기반 전후방 산업을 육성하고, 향토 음식의 인프라를 조성, 미래 한식 산업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 말까지 전남 목포에 ‘향토음식진흥센터’을 조성한다. 이밖에 지자체와의 협업 통한 지역 한식자원 개발 및 홍보. 인터넷 등을 통한 한식에 대한 인식 제고 및 한식 저변 확대에도 힘쓴다.

한식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한식 세계화’ 사업에 한식진흥원의 실질적이고 구심점으로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식품업계 원로들이 목소리를 모았다. (사진=식품음료신문)

본지 이군호 대표는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맛뿐만 아니라 분위기, 스토리텔링도 중요해졌다. 한식은 같은 재료로도 손맛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인데, 이 차이를 세계인들에게 어떻게 심어줄지 고민해야 한다. 한류 문화와 함께 한식이 세계적으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가공식품 세계화 행사와 연계해 실제 한식을 선보이는 것이 좋겠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한식에 대한 태도 차이를 고려해 조화를 이루는 것도 중요하다. 목포에 한식 관련 기관을 조성하고 토속 음식을 발굴, 접목해 국익을 우선시하는 단체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호서대 권대영 교수는 “최근 TV에서 흑백 요리사가 등장하는 것처럼 한식도 변화하고 발전하는 추세이다. 하지만 아직 한식, K-푸드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부족하다. 외국인들이 한식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상황에서 한식과 K-푸드의 차별점과 특징을 명확히 정리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한식의 지혜(wisdom)를 세계에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식품외식경제신문 박형희 대표는 “미국에서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미슐랭 가이드에 선정된 미국 LA지역 12개의 식당 중 8개가 한식당이며, 정식당은 3스타를 받았다. K-푸드 붐이 일어난 것에 대해 격세지감을 느낀다”며 “하지만 이 붐이 얼마나 지속될지, 정부와 민간은 어떻게 지원할지, 한식재단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현재는 요리 경연 대회 등 보여주기식 행사 위주의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예산과 인재도 부족하다. 세계한식당협의체의 존재를 정리하고, 한식진흥원과의 협업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김춘진 전 aT사장은 “한식 세계화의 핵심은 한류와의 연계이며, 재외 동포들의 김치 문화가 한식의 근간임을 인식해야 한다. 미국에서 한국 드라마와 K-pop의 인기는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됐으므로 한식진흥원은 이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또한 주한 미군 기지 등 외국인들의 접근성이 높은 장소를 활용해 한식 홍보를 강화하고, 해외 한식당 및 식재료 판매망을 확대해야 한다. 냉동 김밥의 성공 사례처럼 트렌드를 반영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며, 한식재단은 관련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구심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해외 교민들의 자발적인 한식 홍보 활동을 지원하고, 컨설팅을 제공해 한식 세계화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희대학교 조재선 명예교수도 “한식진흥원과 유사한 사업을 다른 기관에서도 진행하는 경우가 있어 중복될 수 있지만, 협력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도 있다. 현재 인력과 예산으로는 세계적인 한식 사업을 추진하기에 부족할 수 있다. 직원들의 전문성은 높지만, 세계적인 사업을 위해 분야별 전문가를 영입하고 체계적인 운영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한국식량안보재단 이철호 명예이사장은 “한식 세계화는 단순히 음식의 맛을 알리는 것을 넘어 식재료와 식품 산업의 세계화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재단에는 식품 산업 전문가가 부족해 한식 세계화를 위한 실질적인 접근이 미흡하다고 생각한다”며 “한식재단은 단순히 보여주기식 사업이 아닌, 한식의 본질을 세계에 알리고 뼈대를 구축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