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서영 기자
- 승인 2025.03.10 07:56
서울우유, ESG 강화…동물복지 원유·자원 순환 촉진
매일유업, 제품 포트폴리오 다양화 미래 먹거리 개발
남양유업, 준법 경영에 사회공헌 활동 통해 리브랜딩
낙진회도 소비 홍보 등 지속 가능한 산업 위해 팔 걷어
저출산 및 고령화로 인해 위기를 맞은 국내 유업계가 내년 FTA로 국내 유제품 시장에 대한 완전 개방이라는 또 다른 위기에 봉착하며 지속가능한 유가공 산업을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0년 1조7529억 원이던 국내 흰 우유 시장은 매년 위축돼 지난해 1조6591억 원으로 줄었다. 올해는 1조6000억 원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흰 우유 소비 감소에도 수입산 우유는 급증하는 추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외국산 우유의 수입량은 2020년 1만1476톤에서 작년 3만7407톤으로 3년새 2배 이상(226%↑) 늘었다. 작년 상반기에만 2만6700톤을 기록해 처음으로 5만톤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026년부터 FTA가 발효되며 미국·유럽산 우유가 국내에 무관세로 수입되게 되면 가격 경쟁력에 밀린 국내 생산 유제품은 더욱 설 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유업체들은 전 세계적으로 ESG경영이 기업 경영에서 필수적이고 핵심적인 가치로 떠오른 국제적인 기조와 더불어 환경과 사회, 소비자를 배려하는 투명한 경영전략으로 국내 낙농 및 생산환경을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지난 2021년 1월 비전선포식에서 경영이념 “우유로 세상을 건강하게”를 선포했고, 유업계 처음으로 ESG위원회를 출범해 친환경은 물론 조합·목장·지역사회 동반성장, 사회공헌활동 등의 강화로 ESG경영을 핵심가치로 실현하고 있다. ESG위원회는 온실가스 저감 활동, 목장 환경 개선 'Clean Farm' 캠페인, 동물복지 향상을 위한 투자를 통해 지속 가능한 환경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2023년에는 국내 유업계 최초로 ESG보고서를 발간하며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의지를 표명했다.
서울우유는 2000년에 이미 모든 공장의 연료를 청정연료인 액화천연가스로 전환함은 물론 1급수 수준의 생산배출수를 활용 거창공장 인근에 지역주민을 위한 생태공원을 조성하는 등 친환경 녹색경영을 앞장서 실천한 바 있다. 지난 2009년에는 원유의 생산에서 제품생산, 물류, 판매 및 서비스 활동으로부터 수반되는 모든 환경 및 녹색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업계 최초로 ‘녹색경영’을 선포했다.
서울우유는 멸균팩 재활용 프로그램을 통해 자원 순환을 촉진하고 있다. 2021년부터 택배를 활용한 종이팩 수거와 종이팩 수거 자원봉사 지원사업을 진행하며 폐종이팩을 회수 재활용하는 데 힘 쓰는 중이다. 또 친환경 패키지 도입 및 플라스틱 사용량 감축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종이 스트로우 사용, 캡스티커 제거, 수분리 라벨 적용, 라벨 제거, 각인 제거, 친환경 잉크 사용 등을 통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연간 30톤 이상 저감했다.
특히 ‘나100% 우유’는 동물복지 인증 목장의 원유를 사용하며, 동물복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아진 관심을 충족시키고 있다. 국내 낙농가의 안정적인 원유 공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지역 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친환경 패키지 개발 및 도입, 에너지 효율 개선 등 환경 친화적인 생산 시스템 구축에 힘쓰고 있다. 2023년에는 ‘탄소중립 추진 협의체(RE100)’에 가입해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한 노력을 본격화했고, 이어 플라스틱 감축을 위한 글로벌 이니셔티브 ‘PACT(Plastic ACTion)’에 참여하며 2030년까지 2021년 기준 누적 1만 톤의 플라스틱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3년 11월에는 친환경 패키지인 ‘컴포리드(흘림방지 이중리드)’를 개발, 소비자로부터 환경을 고려한 포장이라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제품은 알루미늄 및 재활용 가능한 합성수지 소재를 적용해 재활용성을 높인 제품으로 빨대없이도 음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동시에 음용편의성과 친환경성을 모두 확보했다는 평가다.
이에 더해 어린이와 영유아에 집중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65세 이상 세대를 비롯한 다양한 인구층으로 제품 연구개발의 타깃을 확대했다. ‘어메이징 오트’와 같이 식물성 대체음료를 출시하고, 노년층을 위한 단백질 파우더 등 프로틴 전문 브랜드 ‘셀렉스’를 내놓는 등 미래 먹거리 개발에 힘쓰고 있다. 아울러 매일유업은 40세가 넘으면 근육이 조금씩 감소하는 근육감소증에 주목해 연구를 지속하고 있으며, 선천성 희귀질환 갖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지속적으로 특수분유를 제조하고 있다.
앞서 홍원식 남양유업 전 회장 체제 당시 오너 리스크로 인해 이미지에 직격탄을 맞은 남양유업은 작년 1월 최대주주가 한앤컴퍼니로 변경된 이후 실적 개선과 함께 경영 정상화와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해 강도 높은 쇄신을 진행 중이다.
남양유업은 준법경영을 통한 '클린컴퍼니' 도약에 나섬과 동시에 사회공헌활동 리브랜딩에 주력했다. 2023년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을 도입한 데 이어 소비자 신뢰 회복과 기업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작년 7월과 12월 임직원 준법 교육을 진행했다. 내부 준법의식 제고와 준법 문화 확산을 위한 활동이다. 당해 8월에는 '준법·윤리 경영 강화'를 골자로 한 고강도 경영 쇄신안을 발표하며 법조계, 학계, 경제계 전문가로 구성한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를 출범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사회공헌활동 강화를 위한 노력도 병행했다. 지난해 9월 '전 세대를 위한 건강한 동행'이라는 새로운 CSR 슬로건을 발표하며 영유아부터 노인까지 사각지대 없는 사회공헌활동을 펼쳤다. 현재도 가족돌봄청년, 뇌전증 환아, 한부모 가족, 독거 노인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다채로운 CSR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한편 낙농진흥회도 올초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낙농산업 종사자, 유가공업체들이 합심해 올해 ‘지속가능한 미래형 낙농산업’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진흥회는 우유와 낙농에 대한 교육 실현으로 학생들의 올바른 우유 음용습관 형성 및 우유의 중요성을 전파하기 위해 현장 기반 소비홍보 교육 및 체험을 추진한다. 진흥회는 지난 2022년부터 ‘찾아가는 우유교실’을 운영해 전국 84개교 8653여 명 학생에게 우유와 낙농에 대한 교육을 실시해 낙농업은 물론 우유 음용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제고하고 있다.
올해부턴 강사진과 교육 횟수를 확대하는 데 이어 우유 및 낙농 홍보 창구로 활용하기 위해 낙농체험목장 운영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원하며 낙농체험목장에 대한 인증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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