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및 결산

[2024결산/2025전망-음료·주류] MZ세대 겨냥 노 슈거·헬시 플레저 마케팅 활발

곡산 2025. 1. 8. 21:25
[2024결산/2025전망-음료·주류] MZ세대 겨냥 노 슈거·헬시 플레저 마케팅 활발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5.01.08 07:55

롯데칠성 ‘제로탄산’ 부문 매출 10% 늘어 3000억 추정
필리핀펩시 포함 글로벌 사업 속도…전체 매출 4조 넘을 듯
LG생건의 코카콜라도 제로 제품 확장…500㎖ 판매 50% 늘어
주류 시장 ‘헬스 앤 웰니스’로 열량 낮춘 ‘라이트 맥주’ 인기
여름 성수기 판매 전년비 2배…논알코올 음료도 저변 확대

고물가 시대, 일상 생활에서의 지출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동시에 점차 가치관과 개인의 취향이 반영된 소비를 지향하는 추세가 증가함에 따라 작년 음료·주류 시장은 과거와 달리 웰빙, 가성비, 가치소비, 1인 가구 등 다변화된 소비 양상이 나타난 한 해였다. 특히 트렌드 주도층인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기업들의 팝업스토어 운영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한 전략이 두드러졌으며, 지속가능성을 위한 ESG경영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는 내수 소비경기 둔화와 기후 위기 등 영업환경 악화, 제품 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각종 유틸리티, 인건비 물류비 등의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원재료비 상승에 따른 사업경비 부담이 과중되고 있다. 그러나 기회 요소로 K푸드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많은 식품사들이 해외 판로를 개척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는 한 해였다.

음료업계에서는 노슈가(No-sugar) 비즈니스와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포트폴리오 확대를 염두에 두고 있다. 주류는 소주, 맥주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기반으로 증류주, RTD, 논알콜 제품 등 신규 트렌드에 대한 대응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업계는 전망했다. 식품업계에서는 글로벌 판로 개척 및 국산 브랜드의 현지화 마케팅을 통해 국내 식품기업의 해외 매출 확대에 대한 활발한 활동이 주요한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왼쪽) 롯데칠성음료는 작년 글로벌 종합음료기업 도약에 속도를 냈다. 롯데칠성음료 글로벌 식품박람회 'SIAL Paris 2024' 참가 장면. (오른쪽) 코카콜라는 프리미엄 생수 브랜드 '휘오 울림워터'를 출시하며 프리미엄 생수 시장에서 새로운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롯데칠성음료, LG생활건강)

롯데칠성음료의 작년 1~3분기 누계 실적(연결 기준)은 매출액 3조1012억 원으로 전년 대비 34.5% 상승했으며, 영업이익은 175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3% 감소했다. 롯데칠성음료의 2024년 매출은 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2021년부터 이어진 ‘제로슈거’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작년도 ‘밀키스 딸기&바나나’ ‘칠성사이다 제로 그린플럼’ ‘게토레이 제로’ 등을 선보였으며, 이에 2024년 제로탄산 매출은 전년 대비 10% 신장한 약 3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부 데이터 기준 국내 제로 칼로리 음료 시장의 당사 점유율은 약 50%로 추산하고 있다.

제로슈거 소주 ‘새로’는 지난 7월 출시 22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4억 병을 기록했다. 새로 소주의 브랜드 엠베서더 ‘새로구미’를 앞세운 다양한 콘텐츠 마케팅은 큰 인기를 얻어 ‘대한민국 광고대상’ ‘유튜브웍스’ ‘K디자인 어워즈’ 등 연말 광고 시상식에서 수상하며 3관왕에 등극했다. 새로는 대전, 부산, 대구 지역 주요 상권 내 소비자 접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전개하는 등 전국 상권에서도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꾸준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제로슈거의 세계적인 인기에 따라 ‘밀키스 제로’와 ‘새로’ 소주를 지난 10월 프랑스에서 개최한 글로벌 식품박람회 ‘SIAL Paris 2024’에 선보인 결과 ‘SIAL 혁신상 셀렉션’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에 지난 11월에는 ‘농식품부×코엑스 푸드위크 2024’에서 국내 음료·주류의 글로벌 수출 확대에 기여한 점을 높게 평가받아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또 작년 10월에는 출시 74주년을 맞는 ‘칠성사이다’가 24년만에 패키지 디자인을 새롭게 선보였다. 기존의 맛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고유 심볼인 별을 크게 키워 중앙에 배치해 더 커진 별 만큼 소비자들의 일상도 함께 즐겁게 빛나고자 함을 표현해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했다.

글로벌 종합음료기업 도약에도 속도를 냈다. 롯데칠성음료는 2023년 10월 연 매출 1조원 규모의 필리핀펩시(PCPPI, Pepsi Cola Products Philippines, Inc)’의 지분 매입을 통한 경영권 취득 후 2023년 말 글로벌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했다. 작년엔 미국 주류회사 ‘E&J 갤로’의 유통망을 활용해 작년 미국 전역의 주류 전문 판매점 약 1만곳에 ‘처음처럼 순하리’ 등 소주를 입점시키며 판매 채널을 대폭 확대했다. 이에 미국 내 작년 상반기 소주 수출액은 전년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아울러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6월 ‘2030 플라스틱 감축 로드맵’을 수립하고 2030년까지 석유에서 추출된 원료로 만들어진 신재 플라스틱 사용량을 2023년 대비 20% 감축을 핵심 목표로, 꾸준한 용기 경량화 및 재생원료 도입 등 친환경 패키지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

이에 작년 10월 업계 최초 질소 충전 기술을 적용해 용기 중량을 혁신적으로 낮춘 ‘초경량 아이시스’를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기존 11.6g이었던 500ml 페트병 중량을 9.4g으로 18.9% 경량화했으며, 이는 1997년 최초 출시 당시의 무게인 22g에서 57%가 낮아진 수치로, 이번 초경량 패키지 도입에 따른 연간 플라스틱 감축량은 127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 지난 11일 환경부가 후원하는 ‘그린패키징 공모전’에서 대상인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했다.

11월에는 식품업계 최초로 SBTi(과학기반 감축 목표 이니셔티브)로부터 온실가스 감축과 넷제로 목표에 대한 승인을 받아 탄소중립에 대한 구체적 계획과 이행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 받았다.

또 롯데칠성음료는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IR 활동과 주주친화경영으로 한국 IR 협의회에서 주관한 ‘2024 한국 IR 대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며 4년 연속 IR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ESG 기준원의 환경분야 평가에서 작년에 이어 A+ 등급을 받았으며, 한국표준협회에서 주관하는 ‘2024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에서 3년 연속 지속가능성지수(KSI) 음료부문 1위 기업으로 선정됐다.

롯제칠성음료는 비용 효율화 측면에서 공장 생산라인을 통폐합하고, 물류거점에 자동화센터를 도입할 계획이다. 영업 측면에서는 세일즈 네트워크와 가격을 최적화할 예정이다.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RE100(재생 에너지 100%)을 지속적으로 이행하고 경량화, 무라벨 재활용 확대로 플라스틱 사용량을 감축할 계획이다.

앞으로 롯데칠성음료는 주주친환경정책을 강화하며, 해외 현지 컨퍼런스 등 해외 IR을 확대 실시하는 등 신뢰할 수 있는 소통으로 IR 활성화 및 자본시장 발전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작년 169%로 예상되는 부채 비율을 2028년까지 100% 수준으로 내리고, 주주환원율을 2028년까지 연결기준 30% 이상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생활건강의 코카콜라사는 작년 성적이 좋지 않았다. 작년 3분기까지 LG생활건강 음료 사업 부문의 누적 영업이익은 157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2%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음료 사업이 실적을 끌어내리면서 LG생활건강은 작년 화장품과 생활용품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전체 실적도 제자리걸음에 머물렀다. 코카콜라음료는 LG생활건강의 음료 사업부에서 매출 비중이 89.1%에 달하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에 LG생활건강은 작년 주주총회를 통해 코카콜라음료 신임 대표에 이희곤 음료사업총괄 상무를 선임했다. 전임자인 이형석 전 대표는 선임 1년 만에 코카콜라음료를 떠나게 됐다. 지난해 코카콜라의 부진한 실적이 인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희곤 상무는 9년 만에 영업이익이 감소한 코카콜라음료의 실적을 반등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음료시장의 제로슈거, 헬시플레저 기조에 따라 코카콜라도 제로 음료의 폭을 넓혔다. 작년 초 환타 제로 오렌지향과 함께 코카콜라 제로 체리와 레몬, 코카콜라 제로제로 제품까지 제로 콜라 라인업을 확장했다. 이외에도 △토레타 △파워에이드 △암바사 등 제로 신제품을 선보였다. 실제로 대표 제로 슈거 제품인 코카콜라 500㎖ 제품의 경우 작년 50% 넘는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작년 코카콜라는 뉴진스와 함께 코카콜라의 맛있는 마법을 전하는 ‘Coke & Meal’ 캠페인 디지털 광고 영상을 새롭게 공개했다. 새로운 ‘Coke & Meal’ 광고는 음식에 담긴 즐거운 추억과 함께 하는 행복한 분위기를 완성하는 코카-콜라의 ‘맛있는 마법’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멤버 별 5인 5색 스토리로 구성됐던 지난 5월 광고와는 색다르게 이번에는 뉴진스 멤버들 간의 유쾌하고 발랄한 티키타카 케미를 통해 맛있는 음식과 코카-콜라를 즐기는 순간을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또 코카콜라는 ‘Coke & Meal’ 캠페인의 오프라인 확장판으로 국내 최초 맛집 평가서 ‘블루리본 서베이’와 협업해 ‘레드리본 맛집’을 선정하고 맛집 리스트를 공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성수나 홍대, 연리단길, 이태원 같은 핫플레이스부터 강남, 광화문, 여의도 등 오피스 상권을 총망라한 ‘레드리본 서울의 맛집’ 600곳을 공개했다.

자원순환에 대한 인식이 점차 커지고 있는 가운데 환경 보호를 위한 캠페인도 지속했다. 2020년부터 작년 다섯 번째 시즌을 맞는 ‘원더플 캠페인’은 소비자 동참형 자원순환 캠페인이다. 투명 페트병이 올바른 분리배출을 거쳐 유용한 자원으로 재탄생되는 자원순환을 소비자들이 일상 속에서 재미있고 쉽게 경험하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 네 번의 시즌을 통해 총 77.6톤의 플라스틱이 수거됐으며, 시즌4에서는 참가자 10명 중 8.8명이 캠페인 미션을 완료했다. 아울러 국내 연안 정화에 힘을 보태고자 환경재단과 함께 시작한 ‘바다쓰담’을 통해 지난 5년간 각 지역을 사랑하는 다양한 연령과 특성을 가진 팀들의 참여를 도모했다.

LG생활건강은 시장의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제품을 내놓는 등 제로 음료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원가 부담과 관련한 대외환경 변수를 조정할 수 없는 만큼 제품의 라인업 등 신성장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LG생활건강은 작년 말 울릉도에서 유래한 프리미엄 생수 브랜드 '휘오 울림워터'를 출시하며 프리미엄 생수 시장에서 새로운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울림워터는 2017년 9월 LG생활건강과 울릉군이 함께 설립한 합작법인 '울릉샘물'을 통해 개발됐으며 500억 원의 투자와 7년 간의 준비 끝에 출시됐다. 7년간의 준비 끝에 선보인 울림워터는 차별화된 자연 용천수를 원료로 사용하며 프리미엄 생수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코카콜라 측은 기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하며 프리미엄 생수 시장을 타겟으로 한 마케팅 전략을 통해 기존 생수 브랜드와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확보하고자 한다. 이번 울림워터의 출시를 통해 기존 음료 제품군과 시너지를 이루며 음료 사업 부문에서 수익성을 회복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류시장에도 ‘헬스 앤 웰니스’ 기조에 따라 ‘라이트 맥주’가 인기를 끌었다. 아울러 논알코올 음료 시장에도 많은 움직임이 있었다. (사진=오비맥주, 하이트진로음료)

한편 주류시장에도 ‘헬스 앤 웰니스’ 기조에 따라 ‘라이트 맥주’가 인기를 끌었다. 라이트 맥주는 100ml 기준 열량이 30kcal 이하인 맥주를 뜻한다. 일반 맥주 대비 열량이 30~50% 낮다.

시장조사업체 프리시던스 리서치(Precedence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라이트 맥주 시장은 2024년부터 2033년까지 연평균 2.52%씩 꾸준히 성장할 전망이다. 오는 2033년에는 시장 규모가 약 4013억달러(약 576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라이트 맥주 시장은 최근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7~9월 성수기 동안 가정 시장 기준 국내 라이트 맥주 제품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오비맥주가 2010년 출시한 ‘카스 라이트’는 국내 라이트 맥주 시장의 대표 주자다. 올해 상반기 가정시장에서 판매량 기준 국내 라이트 맥주 중 1위를 지키며, 전체 맥주 브랜드 중에서는 6위를 차지, 작년 8위에서 두 계단 상승했다.

라이트 맥주 신제품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테라 라이트’를 출시하며 후발주자로 라이트 시장에 합류했다. 여기에 올해 북미 대표 라이트 맥주 미켈롭 울트라까지 출시되면서 국내 라이트 맥주 카테고리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아울러 논알코올 음료 시장에도 많은 움직임이 있었다. 시장조사 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논알코올 맥주시장 규모는 2021년 415억 원에서 2023년 644억 원으로 2년 만에 55.2% 성장한 가운데 2027년에는 946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올해 5월 ‘주류 면허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주류면허법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돼 유흥시장에도 논알콜 음료 판매가 허용되면서, 국내 논알코올 음료 시장의 성장 저변이 확대됐다.

오비맥주 카스는 개정안 시행에 맞춰 국내 주류 업계 최초로 ‘카스 0.0’ 병제품(330ml)을 유흥시장에 내놨다. 11월에는 ‘카스 레몬 스퀴즈 0.0’ 병 제품을 출시해 유흥시장 내 논알코올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2012년 국내 최초로 무알코올 음료 ‘하이트제로 0.00’을 출시한 바 있는 하이트진로음료는 올 12월 ‘하이트제로 0.00 포멜로향’을 새롭게 선보였다. 12년 만의 신제품이다. 디아지오코리아도 올해 5월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논알코올 맥주 '기네스 0.0'을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