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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 ‘데킬라’ 열풍…프리미엄 제품 경쟁

곡산 2024. 12. 4. 19:44
국내도 ‘데킬라’ 열풍…프리미엄 제품 경쟁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4.12.04 07:53

젊은 층에 인기…올해 수입량 수년 새 2배 증가
하이트진로 최상급 ‘코모스 엑스오’ 선봬
양주 업체 이어 국순당도 유명 제품 출시

국내 주류시장에서 멕시코 증류주 ‘프리미엄 데킬라(Tequila)’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작년부터 이어진 위스키의 인기가 한풀 꺾인 가운데 다수 기업들이 프리미엄 데킬라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작년부터 이어진 위스키의 인기가 한풀 꺾인 가운데 다수 기업들이 프리미엄 데킬라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사진=각 사)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데킬라들은 ‘저렴하고 취하기 좋은 클럽 술’이라는 오명을 지우며 고급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올해 국내 주류 시장에서는 위스키의 인기 이후 최소 수십만원에서 최대 수백만원에 달하는 고가 프리미엄 데킬라가 줄줄이 상륙했다. 엔데믹 이후 다양한 주종에 대한 경험이 증가했고 서구권의 젊은 소비자들에게 최고급 데킬라가 인기를 끌면서 국내에서도 점차 순도와 숙성도를 높인 프리미엄 데킬라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는 상황으로 해석된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데킬라 수입액은 510만2000달러로 전년 동기(498만5000달러) 대비 11만7000달러 늘었다. 아직 시장 규모는 작지만 성장세가 가파르다. 반면 수입량은 570.1톤으로, 전년 동기(627.8톤) 대비 57.7톤이 줄었다.

수입량 감소에도 수입액이 증가한 것은 기존보다 고가인 프리미엄 제품의 수입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추세라면 올해 데킬라 수입량은 800톤을 넘길 전망으로, 2020년과 비교해 2배 정도 늘었다.

이에 다수 기업들이 올해 프리미엄 데킬라 제품을 새롭게 선보이고 나선 상황이다. 데킬라는 숙성에 따라 즉시 병입하는 ‘블랑코’ 등급, 2개월 이상 숙성하는 ‘레포사도’ 등급, 1년 이상 숙성하는 ‘아녜호’ 등급, 3년 이상 숙성하는 ‘엑스트라 아녜호’ 등급으로 나뉘는데, 아녜호 등급 이상의 제품이 크게 늘었다.

하이트진로는 데킬라 브랜드 코모스(KOMOS)의 엑스트라 아녜호, 아녜호 크리스탈리노의 출시에 이어 최상위 등급 제품인 ‘코모스 엑스오(KOMOS XO)’를 선보였다. 코모스는 100% 블루 아가베로 만든 고급 데킬라 브랜드로 미국 저명 주류 전문 잡지 ‘더 테이스팅 패널 매거진’에서 데킬라 브랜드로는 최초로 100점을 받으며 세계적 품질을 증명한 제품이라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

‘코모스 엑스오’는 버번 베럴(Bourbon Barrel, 미국 위스키의 한 종류인 버번 위스키를 숙성시킨 오크통)에서 10년 이상 숙성시킨 뒤 레드와인 베럴(Redwine Barrel, 레드와인을 숙성시킨 오크통), 화이트와인 베럴(Whitewine Barrel, 화이트와인을 숙성시킨 오크통) 그리고 셰리 캐스크(Sherry Cask, 셰리를 숙성한 오크통)에서 2년 가까이 추가 숙성해 만든 제품으로 깊고 풍부한 맛을 낸다고.

국순당은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켄달 제너(Kendall Jenner)의 ‘818 데킬라 레포사도 하프 보틀’을 론칭했다. 켄달 제너는 3억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며 젊은 세대의 아이콘으로 부상한 세계적인 모델로, 818 데킬라는 그가 지난 2021년 설립한 멕시코 할리스코주의 데킬라 브랜드이다.

‘818 데킬라’는 미국 닐슨 리서치 기준 2021년 신규 론칭 스피릿 부분 1위, 인스타그램 데킬라 팔로워수 1위 브랜드로 선정됐다. 13개의 주류 시음대회에서 총 43개의 수상을 받았을 만큼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818 데킬라 레포사도 하프 보틀’은 8년 이상 재배된 블루 아가베 100%를 이용해 만든다. 오크통에서 3개월 동안 숙성과정을 거친 제품이다. 용량이 기존의 750ml 절반인 375ml이다. 기존보다 작은 병으로 휴대 간편성과 음용의 편리성 등을 높였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순도 100% 아가베의 프리미엄 데킬라 ‘알토스 플라타(Altos Plata)’를 출시했다. 알토스는 바텐더들을 위해 두 명의 바텐더가 합작해 만든 데킬라로, 합리적인 가격대로 완벽한 밸런스의 풍미를 제공한다. 알토스는 타호마 돌로 아가베 열매를 으깨어 만드는 전통적인 제조 방식을 추구하는 데 현재 전 세계 1%만이 이 생산 방식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소 7년 이상 재배한 아가베 열매로 100% 수작업해 제품을 생산하며, 천천히 요리하는 슬로우 쿠킹과 전통적인 제조 방식을 고수해 풍부하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라고 한다. 아가베의 향과 신선한 시트러스가 어우러지는 아로마에 라임, 레몬, 아가베 풍미가 입안에 달콤하게 퍼지며 긴 피니시가 이어지는 맛을 가지고 있어 칵테일 제조에 최적화돼 있다고.

디아지오코리아는 데킬라 브랜드 ‘돈 훌리오’의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확장해나가는 모습이다. 지난 9월 말에는 최고 등급의 ‘돈 훌리오 울티마 리제르바(Don Julio Ultima Reserva)’를 국내에 출시했다.

‘돈 훌리오 울티마 리제르바’는 36개월 숙성한 엑스트라 아녜호 등급의 데킬라 제품이다. ‘돈 훌리오’는 아가베 피냐(piñas; 아가베의 뿌리)를 보존하기 위해 ‘솔레라 에이징’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독특한 숙성 캐스크에서 다양한 특성의 데킬라를 혼합하고 숙성하는 방식으로, 엑스트라 아녜호 데킬라로 만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한다. ‘돈 훌리오 울티마 리제르바’는 솔레라 에이징 시스템을 통해 버번 숙성용 오크 캐스크에서 숙성한 뒤 마데이라(Madeira) 와인 시즈닝 캐스크를 거쳐 완성됐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데킬라는 올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판매된 주류 중 하나에 꼽힐 정도로 시장이 성장하는 추세”라며 “아직 국내에서는 프리미엄 데킬라에 대한 수요가 크지는 않지만 점점 젊은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있는 카테고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