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현 기자
- 승인 2024.11.12 07:53
일본 바이어의 쌀로 만든 고추장 수입 제안에 연구 시작
‘쌀가공식품협회’ 글루텐 허용 기준치 충족해야 인증
우리쌀 된장·쌈장 등 5개 획득…100% 국산 농산물 활용
식품 대기업 문의 많아…내년부터 미국·유럽 진출 본격화
‘글루텐프리’가 안전하면서도 건강한 먹을거리를 대표하는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식습관 관련 질병을 앓거나 아토피 환자 등을 중심으로 관심받던 것에서 현재는 다이어트와 건강을 위해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 유럽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세계 글루텐프리식품 시장은 최근 5년간 7.7%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이며 오는 2026년에는 116억2320만 달러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글루텐프리 식품이 각광을 받으며 주목받는 것이 쌀가공식품이다. 2024년 10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41.9% 증가한 2억5000만 달러의 수출액을 기록, 작년 전체 수출액을 넘어섰다.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는 55.9% 급증했다. 자연스럽게 식품업계도 글루텐프리에 이목이 집중돼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한국쌀가공식품협회가 개발한 ‘한국글루텐프리인증(KGFC)’이 있다. 한국글루텐프리인증은 2022년 10월부터 심사업무를 개시해 2024년 10월 23일 기준 11개사 62개 제품 인증을 발급 완료했다. 올해 중 80개 제품 인증 발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본지는 ‘건강한 먹거리 첫걸음 글루텐프리인증’을 주제로 한국글루텐프리인증을 획득한 기업을 탐방을 통해 글루텐프리인증 획득 목적 및 마케팅 전략, 향후 계획 등을 살펴본다.
“온라인에서 제품 구매 후 한 소비자가 리뷰를 통해 아이에게 짜장면을 해주고 싶은데, 아토피로 인해 글루텐 성분이 있는 식품은 사용이 어려웠던 찰나 진미식품의 ‘우리쌀춘장’으로 짜장밥을 해줬더니 너무 맛있게 잘먹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한 걸 읽고 글루텐프리 제품 개발에 보람을 느꼈습니다.”
송상문 진미식품 대표는 식품 대기업 공세 속 중소기업만의 차별화를 위해 개발한 제품이지만 고객의 한마디가 사명감을 갖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기업으로서 이익을 추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제품이 누군가에게는 큰 위로가 됐다는 소리를 들으니 사명감까지 생기더라. 이는 75년 장류 외길을 걸어 온 진미식품의 ‘고객들의 가정과 행복을 위해 발효 진미를 제공하겠다’는 경영 이념과도 맞다”고 강조했다.
진미식품은 식품유형 '장류' 부분 최초로 국내 글루텐프리 인증을 받은 업체다. ‘진미우리찹쌀고추장’ ‘진미우리쌀쌈장’ ‘진미우리쌀춘장’ ‘진미우리쌀된장’ 4개 제품을 먼저 획득하고 최근 ‘진미볶음고추장’도 추가했다.
이들 제품은 100% 우리 농산물을 주원료로 사용해 전통장류의 제조공정과 현대식 장류 제조특징의 장점만을 살린 제품이다.
진미식품이 글루텐프리인증에 눈을 뜬 계기는 한 유통바이어의 제안에서 시작했다. 송 대표는 “2017~18년 즈음 일본으로 수출하던 중 현지 바이어로부터 쌀로 만든 고추장을 수입하고 싶다는 문의가 들어왔다. 당시 쌀로 만든 고추장이 있어 그 제품으로 수출하려고 했는데, 그때 쌀로 만든 고추장이 글루텐프리 제품이냐는 문의가 있었다. 당시에는 쌀로 만들었으니까 당연히 글루텐프리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알아보니까 글루텐프리 제품은 글루텐 기준치가 있고, 인증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진미식품이 글루텐프리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것은 그때부터였다. 단순히 쌀로 만들어 건강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에서 체계화된 연구를 통해 누구나 인정하는 건강한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개발한 제품이 ‘우리쌀 춘장’이다. 또 춘장의 경우 일반적으로 색상과 단맛을 위해 캐러멜색소를 사용하지만 진미식품은 건강한 맛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캐러멜색소도 뺀 춘장을 1년여 개발 끝에 완성했다.
이후 나머지 제품들도 연구를 시작해 2022년 말 한국쌀가공식품협회가 개발한 ‘한국글루텐프리인증(KGFC)’을 획득했다.
이들 제품은 글루텐 허용 기준치인 20ppm 절반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고, 불검출을 목표로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한창이다.
특히 글루텐 기준치 미만을 유지하기 위해 간이키트나 분석기관에 수시로 의뢰해 관리하고 있으며, 원료 납품업체 공정에서 (글루텐이)비의도적으로 혼입될 수 있다는 우려에 해당 업체까지 꼼꼼하게 관리하고 있다.
진미식품은 한국글루텐프리인증을 앞세워 내년부터 미국, 유럽 등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미국 아마존에도 입점 완료했다. 향후에는 해외시장 수출이 용이한 소스에 대한 글루텐프리인증도 획득할 계획이다.
실제 진미식품은 글루텐프리인증 획득 후 식품대기업으로부터 문의가 많다고 한다. 미국이나 유럽 등에 HMR을 수출하고 있는데, 현지 바이어들이 짜장, 떡볶이 등 제품에서 글루텐프리를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
송 대표는 “중소기업은 고부가가치나 사명감을 띤 제품 유무가 굉장히 중요하다. 대기업하고 똑같이 만들어서 가격 경쟁하는 것이 절대 오래 갈 수가 없다. 장류는 우리 전통발효식품의 근간이다. 외국인들이 K-푸드 중 가장 기초가 되는 장류를 더욱 선호하고 좋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꿈이고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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