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뉴스

‘디카페인 커피’ 바람…부담 없고 자연스런 풍미

곡산 2024. 9. 5. 07:24
‘디카페인 커피’ 바람…부담 없고 자연스런 풍미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4.09.04 07:57

일반 커피 대비 카페인 90% 이상 빼고 유명 산지 원두 사용…수입 증가
파리바게뜨·스타벅스 등 매출 늘어 라인업 확대
커피믹스·캡슐커피도…‘카누 바리스타’에 적용
편의점 업계 가세…세븐일레븐 200여 점포 판매

디카페인 커피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제조 기술이 발달하면서 맛이 있으면서도 유명산지의 원두를 사용한, 품질 좋은 디카페인 커피를 내놓는 곳도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생두 추출물 또는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천연 물질을 활용하거나 고가의 스페셜티 커피에만 활용되던 단일 농장·단일 품종의 커피를 쓰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일반 커피보다 카페인을 90% 이상 빼면서도 자연스러운 커피 맛을 낼 수 있게 됐다

△제조 기술이 발달하면서 맛이 있으면서도 유명산지의 원두를 사용한, 품질 좋은 디카페인 커피를 내놓는 업체가 늘어났다. (사진 왼쪽부터) 투썸플레이스의 디카페인 콜드브루 커피 2종, 쟈뎅의 ‘쟈뎅 브라질 디카페인’ 홀빈 원두 제품, 세븐일레븐의 세븐카페 디카페인. (사진=각 사)

이에 따라 커피전문점과 커피믹스 제조업체의 디카페인 커피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한 편의점 업체에 따르면 지난 6월 디카페인 커피 제품군(음료, 믹스, 원컵 등)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약 7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가 늘면서 디카페인 커피 수입량도 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를 보면 카페인을 제거한 원두 수입량은 △2021년 4755톤 △2022년 6933톤 △2023년 6521톤으로 상승세를 보였으며, 올해는 7월까지 3883톤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13% 증가했다. 건강을 고려한 디카페인 커피 선호는 해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전체 커피 수입량 중 디카페인 커피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2.5% △2022년 3.4% △2023년 3.4% △2024년 4월 기준 3.2%로 늘어나는 추세다.

맛있는 디카페인 커피를 즐기기 위해 커피 프랜차이즈들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자 업계는 관련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파리바게뜨의 경우 카페 아다지오를 통해 디카페인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이 디카페인 커피 판매량은 지난해 기준 84만3200잔으로 전년 동기보다 22% 증가했다.

파리바게뜨는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디카페인 커피를 판매했으며 올해는 콜롬비아 커피 농장 '파라이소 92'의 커피를 활용해 품질을 높인 '카페 아다지오 스페셜티 디카페인'을 선보였다. 파리바게뜨 외에도 SPC그룹의 커피앳웍스를 비롯해 커피리브레, 펠트커피 등 스페셜티 커피업체들도 앞다퉈 고품질의 디카페인 커피를 출시하고 있다.

스타벅스에서는 카페 아메리카노와 더불어 플랫화이트, 카페라테, 캐러멜 마키아토, 스타벅스 돌체라테 등을 10종을 디카페인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취향에 따라 카페인 함량을 절반으로 줄인 2분의 1 디카페인 옵션을 선택할 수도 있다.

넓어진 선택지 덕분에 올해 들어 7월까지 스타벅스의 디카페인 커피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 성장했다. 스타벅스는 2017년부터 디카페인 커피 판매를 시작해 올해 5월 누적 판매량이 1억잔을 돌파했다. 연간으로 보면 2022년 2020만잔, 지난해에 2110만잔으로 성장 중이며 전체 음료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에 육박한다. 스타벅스는 CO2와 스팀만을 활용해 생두에서 카페인을 제거하는 '내추럴 디카페인' 공정을 이용하고 있다.

투썸플레이스도 디카페인 커피 라인업을 확장하는 중이다. 투썸플레이스는 지난달 말 디카페인 커피에 대한 높은 수요를 반영해 디카페인 콜드브루 커피 2종을 선보였다. 이 디카페인 커피의 경우 현재까지 누적 11만잔이 팔렸다.

이밖에 이디야커피도 디카페인 에스프레소의 판매량이 작년 1월 출시 이후 1년 동안 월 평균 10% 성장했고, 컴포즈커피는 지난해 8월 일부 매장에 순차적으로 도입한 디카페인 아메리카노 누적 판매량이 이달 500만잔을 넘겼다고 밝혔다.

커피믹스나 캡슐커피에서도 디카페인의 매출이 꾸준히 증가 중이며 신제품 출시도 속속되고 있다. 동서식품의 카누 디카페인 제품은 최근 3년간 매출이 꾸준히 유지되는 등 안정적인 매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동서식품의 캡슐커피 ‘카누 바리스타’에도 디카페인 캡슐이 출시됐다.

롯데네슬레코리아의 네스카페도 물로만 카페인을 추출하는 워터 디카페인 기술을 적용한 ‘네스카페 수프리모 디카페인 아메리카노’를 출시했고, 커피 원두 전문기업 쟈뎅은 천연 이산화탄소 공법을 통해 카페인 성분을 99% 이상 제거함과 동시에 생두의 맛과 풍미를 최대한 보존한 ‘쟈뎅 브라질 디카페인' 홀빈 원두 제품을 출시하기도.

SPC 비알코리아의 던킨은 일부 매장에서만 운영했던 ‘디카페인 블렌드’를 전국 매장으로 확대함과 동시에 핫브루와 콜드브루 방식을 모두 사용하는 듀얼브루잉 추출 방식의 ‘디카페인 듀얼브루’ 메뉴 2종과 ‘디카페인 캡슐커피’를 출시해 라인업을 확장했다.

편의점 업계에서도 디카페인 원두커피를 선보이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전국 200여 곳의 점포에서 디카페인 원두로 만든 세븐카페 디카페인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카페인 없이도 부드럽고 고소한 커피의 풍미를 그대로 살리기 위해 일반 세븐카페 원두와는 다른 브라질(69%)과 콜롬비아(31%)의 원두를 적절히 블렌딩한 디카페인 전용 원두를 개발해 사용했다. 가격은 추가금 없이 일반 세븐카페와 동일 가격을 적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디카페인 커피 수요가 많지 않다 보니 대체로 품질이 좋지 못하거나 여분의 생두를 사용해 디카페인으로 가공해 맛이 없는 경우가 많았으나 카페인을 빼내는 가공 과정이 발전해 디카페인 커피 품질이 높아졌다”며 “디카페인을 선호하는 현상은 헬시 플레저 트렌드와 맞닿아 있지만 늦은 시간에도 커피를 즐기고 싶어하는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도 큰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