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캐나다등

‘맞춤형’으로 재편하는 미국 음료 시장…매출 효자 노릇 톡톡

곡산 2024. 6. 3. 07:28
‘맞춤형’으로 재편하는 미국 음료 시장…매출 효자 노릇 톡톡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4.05.31 10:17

소비자 62% 시도 경험…개인 취향 외 건강 고려
이용자 절반 설탕 덜 넣고 인공 조미료 제외
맥도날드·스타벅스 관련 메뉴로 매출 증가
 

개인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국 식품시장에서도 개개인의 취향과 가치관에 따라 다양한 재료와 제조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음료’가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이러한 트렌드는 개인에게 선택의 자유를 제공하는 것 못지않게 기존에 없는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점에서 젊은 세대들도 큰 흥미를 느끼고 있다.

 

코트라 시카고무역관이 인용한 스타티스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미국 음료 시장 매출액은 1128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며 향후 5년간 연평균 10.7%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 수도 증가해 2029년에는 약 1억3000만 명이 음료를 소비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레스토랑보다 스페셜티 커피, 음료, 스낵 가맹점의 매출이 더 빠르게 커진다고 한다.

 

이처럼 증가하는 수요에 맞추어 음료 시장의 흐름이 변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개인 맞춤형 음료 또는 ‘커스터마이징‘이다. 이러한 트렌드는 MZ 세대의 특성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모닝 컨설턴트가 미국의 13세에서 25세 사이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서도 이러한 추세가 잘 나타났는데, Z세대 소비자의 62%는 설문 기간 새로운 음료를 제조하고 시도한 적 있다고 대답했다. 또한 미국 인구의 약 25%를 차지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자신의 가치 성향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거나 남들의 취향과는 다른 특이한 제품에 흥미를 느끼는 성향이 있다.

아울러 MZ 세대는 단순한 개인 취향 외에도 건강에 대한 우려로 맞춤형 음료를 선호한다. 하트만 그룹이 발표한 2023년 현대 음료 문화 보고서에서 젊은 소비자들은 인공 조미료와 원재료 생산지, 칼로리 등을 고려해 음료를 선택한다고 밝혔다. 특히 응답자의 49%는 당뇨에 대한 우려 등으로 음료 선택 시 설탕을 덜 넣는 것을 선택하며, 47%는 인공 조미료를 제외한다고 한다. 심지어 두 세대는 메뉴 선택 전 공정무역과 Non-GMO 등에 대해서도 고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최근 업계에서도 이를 반영한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고 있으며 인기도 좋다. 대표적인 곳이 맥도날드와 스타벅스다.

맥도날드는 작년 12월 시카고 외곽의 볼링브룩(Bolingbrook)에 코스맥스(CosMc’s)란 신규 브랜드를 선보였다. 코스맥스는 맥도날드가 홍보하는 오렌지색 외계인 마스코트로, 해당 브랜드는 맥카페 등 커피와 스낵류를 판매한다. 특이한 점은 매장 안에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없으며 드라이브 스루 형태로만 판매되고 음료를 소위 개인 취향에 맞게 제조할 수 있다.

△개인의 취향과 가치관에 따라 다양한 재료와 제조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음료’가 인기를 끌며 매출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사진은 맥도날드 신규 브랜드 코스맥스 매장 모습과 주문 방식. (사진=코스맥스 홈페이지)
 

예를 들어 기존에 정해진 형태로만 판매하던 스무디의 경우, 어떤 종류의 시럽을 올릴지와 기본 음료를 어떤 것으로 할지 결정할 수 있다. 그 외 머핀 종류에 대해서도 계란과 베이컨 등 식재료의 조리방식이나 소스 등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맥도날드 관계자는 “이번 콘셉트는 맥도날드가 기존에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한 스페셜티 음료와 커피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해당 매장은 22~29세의 젊은 소비층이 주로 방문했으며 2023년 12월 한 달 동안 맥도날드 체인점의 평균 방문자 수보다 더 많은 이들이 방문했다. 이러한 결과에 힘입어 맥도날드는 올해 중에 9개 매장을 추가로 운영할 계획이다.

스타벅스도 개인 맞춤형 음료로 매출 효과를 누리고 있다.

최근 주요 음료 가맹점은 AI 플랫폼을 활용해 각 소비자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개인별 취향과 선호하는 향, 맛 등을 분석해 신메뉴를 개발한다. 하지만 신규 메뉴를 개발하더라도 다수의 입맛에 맞을 수는 없기에, 개인 맞춤형 메뉴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스타벅스의 커스텀 음료는 만들어야 하는 바리스타에게는 골칫거리이지만 미국 시장에서 매출을 급격히 증가시켰다. 스타벅스는 코로나19 확산과 인플레이션 심화 등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지난 2022년 4~6월 매출액이 약 81억 달러에 달했다. 특히 2022년 4분기 전체 매출액의 60%가 개인 맞춤형으로 제조된 음료로부터 발생했으며 그 규모가 약 10억 달러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추세는 2023년에도 지속돼, 연간 매출액의 76%를 ‘커스터마이징 음료’가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같은 실적 증가에 대해 스타벅스는 소비자가 음료를 주문하면 시럽이나 우유, 물 등을 개인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주문’을 허용하고 있기에 매출액이 증가한 것으로 진단했다. 실제로 젊은 소비자들은 SNS에 본인이 새롭게 제조한 음료 사진을 게재하고 자신만의 레시피를 공유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