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전반

발효 식품 세계적 트렌드…한식의 차별화 자산

곡산 2024. 5. 24. 06:10
발효 식품 세계적 트렌드…한식의 차별화 자산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4.05.23 12:21

생리 기능 확인…관여 미생물 특화 산업 육성을
업계·학계, 가치 경쟁 차원 전문 인력 양성해야
기능성 식품·의약품 개발에 발효 자원 활용 가능
한식 프리미엄 가치 보존 병행 성분 연구 확대를
한림원 한림콜로키엄

미생물과 효소의 작용으로 식품원재료를 변화시켜 새로운 풍미를 만들고 기호성을 개선해 가치를 부여한 식품인 ‘발효식품’. 우리의 발효문화는 한국음식에 조화를 이루는 역할이자 인간에게 유익한 변화를 가져오는 세계적인 트렌드로 거듭나고 있다.

전북대 신동화 명예교수 (사진=식품음료신문)

세계 식품시장이 발효식품의 개별 건강기능성에 주목한 가운데 22일 ‘발효기법을 활용한 산업 현황과 기술 발전 방향’을 주제로 열린 제138회 한림원 한림콜로키엄에서 전북대 신동화 명예교수는 “세계 과학자들이 발효식품에 대한 건강기능성을 인정하고 있으며 영양성분 및 비영양성에서도 다양한 생리기능이 과학적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대부분 발효식품의 기능은 발효관여 미생물과 발효산물의 역할로 발효를 통해 생리활성 물질의 생성, 소화성 증대, 향미물질 생성, 조직 개선 효과 확대 등을 강조한 발효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발효식품의 건강기능성은 프로바이오틱스, 프리바이오틱스, 포스트바이오틱스의 복합작용으로 일어난다. 이들의 기능성은 항균활성, 항산화 특성, 펩타이드와 기능성 효소의 생성, 항영양소 분해, 영양소 합성, 고혈압 및 심혈관질환 예방, 항암작용, 소화기관 이상 예방, 항알러지 작용, 항당뇨와 골다공증 억제 등 다양하게 알려져 있다.

인간의 마이크로바이옴은 소화기질환, 신경질환, 암, 염증성 질병과 관련돼 있어 숙주-마이크로마이옴 시스템의 구성을 조정함으로써 치료효과를 상승시킬 수 있다고 신 교수는 주장했다. 특히 우리 고추장, 된장, 청국장 등 장류와 김치는 장내 환경 개선 등 여러 건강기능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 교수는 발효식품은 식품 자체에 의한 기능과 함께 발효 관여 미생물, 발효산물, 그리고 균주 자체가 기능을 가지고 있어 인체 건강을 향상시키며, 면역 세포의 70%가 존재하는 장내 균총의 다양성 및 면역 기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다양한 건강기능성에 연계, 발전할 수 있는 학문 분야도 다양하다. 특히 신 교수는 합성생물확을 활용한 발효 미생물의 진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활용, 발효 관여 미생물을 생물학적으로 합성해 지향 목적에 맞게 변형한다는 것. 발효 원인균의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활용하고, 신물질생성, 생산, 수율향상 등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도 가능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신 교수는 “발효기술은 첨단 기술 집약적인 전망 있는 산업이다. 발효 관여 미생물을 특화해 새로운 산업을 육성 가능하고 전통발효식품의 인체 내 생리 기능성에 대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며 “한식의 차별화는 발효식품을 바탕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나 근본을 지키되 다문화가 수용할 수 있는 식품으로 확대, 육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진=식품음료신문)

이에 종합토론에서 호서대학교 권대영 교수는 “발효기술의 중요성은 누구나 다 인정하나 우리 기술이 산업적인 측면이나 기술적 측면에서 세계 어느 곳보다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학도, 업계도 이제 기술보다도 가치 경쟁에 필요한 인력을 배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미래 식품 산업은 가치 산업”이라고 제언했다.

경희대학교 약학대학 김동현 교수는 “우리 발효식품들은 생균치료제 자원의 보고”라며 “지금까지 연구해왔던 자산들을 활용해 새로운 기능성 식품 뿐만 아니라 의약품 개발에 적극 활용한다면 발효자원을 활용한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진 신소재들이 계속 개발돼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상 성영제 팀장은 “식품에서 발효는 단순한 제조공법의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식품을 특징짓게 하는 핵심요소이고, 소비자가 추구하는 식문화와 연계돼 고유의 문화적 정체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차별적 요소가 된다”면서도 “하지만 발효마케팅의 범람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오히려 정작 어떤 제품이 발효식품인지 혼동을 가져오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 작금의 기회를 K-푸드의 확장으로 지속 연결하기 이해서는 생리기능성 성분의 연구가 더욱 확대돼야 함과 더불어 우리 K-발효식품의 프리미엄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보다 엄격히 구분, 관리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