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전반

[인터뷰] 20주년 맞은 프랜차이즈 ‘죽이야기’의 임영서 대표

곡산 2023. 10. 7. 08:09
[인터뷰] 20주년 맞은 프랜차이즈 ‘죽이야기’의 임영서 대표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3.10.06 10:38

약국 전용죽 등 경영 혁신 통해 새로운 20년 고성장
“음식으로 사람을 이롭게” 경영철학 전국 400여 곳 운영
무리한 해외 진출 폐해 교훈 삼아 내실 경영으로 선회
IT 접목 마케팅 체계화·가맹점 운영 쇄신…폐점률 줄여

“지난 20년간 음식점을 경영하며 가장 후회하는 것은 내실을 다지지 않은 채 해외에 진출한 점과 마케팅에 소홀한 점, 직원 양성에 적극 나서지 않은 점, 가맹점 관리에 소극적인 부분입니다. 앞으로는 그동안의 후회되는 점을 반면교사 삼아 ‘선승구전(先勝求戰 : 이길 수 있는 형세를 만든 뒤 싸움에 나선다)’의 마음으로 경영을 할 계획입니다.”

올해 스무살을 맞은 ‘죽이야기’의 임영서 대표는 지난 20년간 프랜차이즈산업을 전개하며 깨달은 부분에 대해 이같이 전하고 죽이야기만의 차별화된 경영전략으로 향후 20년을 이끌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임영서 죽이야기 대표는 지난 20년간 브랜드를 경영하며 깨달은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향후 경영은 ‘선승구전(先勝求戰 : 이길 수 있는 형세를 만든 뒤 싸움에 나선다)’의 마음으로 펼친다는 계획이다.(사진=식품음료신문)

지난 2003년 을지로에 첫 매장을 연 죽이야기는 ‘음식으로 사람을 이롭게 하자’는 경영 철학 아래 20년이 지난 현재 전국 가맹점 400여 곳을 운영하고 있다.

임 대표는 지난 20년간 경영하면서 가장 후회되는 부분으로 무리한 해외진출을 꼽았다. 한때 중국 내 매장이 46개에 달할 정도로 번성했지만 각종 규제와 코로나19 여파로 현재는 중국은 연길, 상해 등 3곳의 가맹점만 남은 상태다. 남은 3곳도 직접적인 관리보다는 한국에서 서포트 역할만 하고 있다.

임 대표는 “무리한 해외진출이 재정 악화를 가져왔다. 기업이 재정적으로 안정돼 있지 않을 경우 해외 진출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의 실패가 교훈으로 남아 현재는 미국 4곳, 베트남 1곳, 싱가포르·홍콩 2곳 등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의 사업이 안정화되며 오는 11월 말에는 간편하게 짜 먹을 수 있는 파우치죽(제품명 짜죽)을 수출할 계획이다.

지난 2021년 6월 신당동 본사를 정리하고 새롭게 둥지를 튼 경기도 광주시 본사 전경. 임 대표는 죽 사업 확대를 위해 생산시설이 있는 공장으로 본사 터를 옮겨 원가를 절약할 수 있도록 제조·유통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사진=식품음료신문)

고객, 노년층서 젊은 층까지 확대…니즈 맞는 상품 개발 
건강 검진·환자용 등 특수죽 제조…짜 먹는 죽 미국 수출 
전복 등 국산 재료 고집에 가맹점과 신뢰 구출…분쟁 없어

가맹점 경영도 쇄신한다. 과거 타 브랜드 가맹점 운영 경험으로 본사의 과도한 통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던 임 대표는 가맹점 관리에 소홀하다보니 10년이 지나 단종된 메뉴가 버젓이 판매되거나 자체적으로 식재료를 사입해 판매하는 경우도 있었다.

임 대표는 “프랜차이즈 특성상 전 가맹점의 통일화가 기본인데, 가맹점간 제각각으로 운영되다보니 문제가 지속 발생했다. 앞으로는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가맹점 경영 내실화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폐점률 줄이기다. 그는 “폐점률의 가장 큰 원인이 높은 노동 강도다. 죽이야기 메뉴는 중국식 죽이어서 볶는 것이 기본이다. 그러다보니 어깨, 손목 등 부상이 끊이지 않고, 화상 위험도 항상 도사리고 있다. 앞으로는 본사에서 직접 볶아 공급하는 방식으로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마케팅도 체계화한다. 핵심은 IT와의 접목이다. 임 대표는 “음식점도 결국 IT화가 돼야 한다. 과거에는 음식점 경영 시 좋은 상권만 확보하면 성공했지만 지금은 음식만으로는 승부를 낼 수 없다. IT와 접목한 매장관리(서비스), 인프라구축, 마케팅 등이 필수인 시대가 왔다. 죽이야기는 향후 상품, 교육, 마케팅, IT 4대 혁신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의 일환으로 죽이야기는 지난 7월 외식업IT 기업 토더와 손을 잡고 식자재 발주량 자동 산출, 매장 판매와 발주 데이터 관리 등 브랜드에 IT 혁신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짜죽(짜먹는 죽)’ 3종(흑임자귀리, 옥수수고구마, 호박)이 매장에 진열돼 있다. 이 제품은 오는 11월 말 미국으로 수출을 앞두고 있다.(사진=식품음료신문)

타깃층에도 변화를 준다. 주 고객인 고령층에서 21~26세 젊은 층까지 집중 공략한다는 것.

임 대표는 “현재 전국의 음식점만 65만개에 달하지만 앞으로는 인구감소, 고령화 등 사회적 요인에 따라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이다. 이런 상황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메뉴, 효율적인 매장 운영, IT 접목은 필수”라며 “과거의 죽 시장은 60대 이상 노인과 여성이 타깃이었다. 죽을 즐기던 고객들이 고령화되면서 현재는 환자나 다이어터 등이 찾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앞으로는 21~26세가량 젊은 고객층을 타깃으로 삼아 이들 니즈에 맞는 상품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주 고객인 60대 이상 중장년층을 위해서는 건강 죽 개발에 나선다. 암환자를 위한 야크 죽, 약 먹기 전 먹는 흡수가 빠른 죽, 건강검진 후 먹는 속편한 죽, 근 손실 저감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죽 등 특수죽 개발에 중점을 둔다.

임 대표는 “특수죽의 경우 약국 IT토탈서비스 제공기업인 팜베이스플러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약국에서 전용 죽을 판매할 계획이다. 이 경우 그동안 병원에서 처방을 받은 뒤 약국에 들러 약을 타고, 죽을 따로 구입하던 흐름이 줄어 고객의 편의도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 층을 위해선 지난 6월부터 매장에서 고객 취향에 따라 토핑을 얹을 수 있는 덮죽, 덮면, 덮밥 등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엔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짜죽(짜먹는 죽)’ 3종(흑임자귀리, 옥수수고구마, 호박)도 운영 중이다.

죽이야기는 지난 20년간 가맹점과 법적 분쟁이 한 차례도 없을 정도로 가맹점과의 신뢰가 두텁다. 임 대표는 모든 가맹점 오픈 시 직접 참석을 하고, 공청회 등 가맹점주와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꾸준히 마련하고 있다.

특히 공청회에선 향후 신메뉴 출시 계획 및 앞으로의 경영 방침을 가맹점과 공유함으로써 불필요한 분쟁거리를 만들지 않는다.

지난 2021년 6월에는 신당동 본사를 정리하고 경기도 광주시로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죽 사업 확대를 위해 생산시설이 있는 공장으로 본사 터를 옮겨 제조·유통 강화에 나선 것이다. 임 대표는 “국내 죽 전문점의 경우 완도 전복, 통영 굴 등 국산 재료를 사용하는 곳은 죽이야기뿐이다. 좋은 식재료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단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데, 가맹점은 원가 상승을 부담스러워해 식재료를 본사에서 부담하고 있다. 현재 월평균 1700~2000만 원가량 적자를 보고 있지만 고품질 식재료로 소비자들에게 최상의 메뉴를 제공한다는 마음으로 감내하고 있다”며 “더 이상 싸고 양 많은 시대는 갔다. 얼마만큼 음식 메뉴에 가치를 부여하느냐가 중요한 시대다. 이러한 면에서 ‘죽’은 건강과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최적의 메뉴다. 앞으로 죽이야기의 행보를 기대해달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