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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식품 수입 해마다 증가하는 '스위스' 시장 주목

곡산 2023. 6. 20. 07:09

 

한국 식품 수입 해마다 증가하는 '스위스' 시장 주목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3.06.16 09:41

비중 적지만 빠르게 늘어…작년 1400만 불로 4년 새 3배 급증
김치서 고추장·소스·김·떡볶이 등으로 다양화
인스턴트 식품 두각…라면 62억 원으로 현지 4위
현지 언론, 비빔밥·만두·빈대떡 등 폭 넓게 소개
복합식품 규정 장벽…한식에 대체육 고려할 만

최근 인스턴트 식품 시장 성장과 더불어 한식이 인기를 끌면서 스위스의 한국 식료품이 수입액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또한 현지 아시아 식료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그리 높지 않지만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트라 취리히무역관에 따르면, 스위스 대형 슈퍼마켓에 진열된 한국 식료품 종류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스위스 최대 슈퍼마켓 체인인 쿱(Coop)은 2013년부터 한국의 봉지라면, 컵라면, 캔 김치 등을 판매해왔는데, 최근 몇 년간 비건 라면 및 우동 등으로 판매 품목을 넓혀가고 있다.

또 2위의 미그로(Migros)도 올해부터 고추장, 불고기 소스, 잡채 양념 등 소스류를 비롯해 당면, 컵떡볶이, 강정 등 한국 식료품을 다양화시키는 중이다. 이처럼 스위스인의 주요 식료품 구매 경로 중 약 76.8%를 차지하는 곳에서 한국 식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간다는 것은 분명 고무적인 일이다.

스위스의 한국 식료품 수입액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18년 485만 달러이던 수입액이 2022년 1400만 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2022년 스위스가 한국에서 가장 많이 수입한 식료품 항목은 HS코드 1902(스파게티, 국수, 당면, 라면)로, 전체 수입액의 33% 이상인 480만 달러를 차지했다. 라면뿐 아니라 냉동 만두 등도 이에 포함된다. 수입액 2위는 HS코드 0304(신선, 냉장, 냉동 어류의 필레)로 360만 달러어치를 수입했다. 해당 제품은 대부분 소매업체가 아닌 식당 납품용으로 유통된다. 수입액 3위는 140만 달러를 기록한 조미김 등이 포함된 HS코드 2008, 4위는 김치 등이 포함된 HS코드 2005로 66만 달러어치를 수입했다.

자료: Global Trade Atlas

이처럼 수입액이 늘고 있지만 스위스 내 한국 식료품 시장이 전체 아시아 식료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그리 높지 않다. 아시아 국가 중 對스위스 식료품 수출액 1위는 베트남이다. 2022년 수출액 1억8000만 달러 이상으로 한국 수출액의 10배 이상 수준이다. 이어 태국, 인도, 중국, 일본 등의 수출액도 한국 수출액보다 많았다.

흥미로운 점은 비록 한국의 對스위스 식재료 수출량이 여타 아시아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지만 수출액은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21년 대비 2022년 對스위스 한국 식재료 수출액은 49.8% 증가했는데 이는 중국(11.1%), 베트남(29.2%) 등에 비해서도 월등하게 높은 수준이다.

자료: Global Trade Atlas

한국 식재료 수출 증가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스위스 인스턴트 식품 시장 성장을 꼽을 수 있는데, 특히 한국 라면의 수출 성장세가 눈에 띈다.

2019년 약 22억 원이었던 한국의 對스위스 인스턴트 라면 수출액은 2022년 약 62억 원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아시아 국가 중 2018년 수출액 1위였던 태국 수출량이 2020년 급격히 감소한 반면 한국 수출량이 가장 빠르게 증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 2022년 전 세계 對스위스 라면 수출국 중 독일, 이탈리아, 헝가리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유럽 전역에 퍼지고 있는 한류도 한몫했다. 한국 문화 콘텐츠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한식 또한 트렌디한 식문화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스위스 바이어들의 경우, 독일과 영국, 프랑스 등 주변국의 소비 동향을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인기 있는 제품을 시범적으로 현지 시장에서 판매하는 방식으로 시장성을 검증하고 있는데, 인근 국가에서 한국산 식품 유통이 늘어남에 따라 스위스에 소개하는 한국 제품도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한식의 인기는 현지 언론 보도에서도 확인된다. 눈에 띄는 점은 김치나 비빔밥 등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식을 넘어 다양한 길거리 음식들도 소개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한 예로 올해 5월 스위스 공영방송 SRF에서는 '서울 광장시장-세계 최고의 길거리 음식'이라는 기사를 통해 빈대떡, 간장 게장, 만두 등 폭넓은 한식 메뉴를 소개했다.

또한 쿱이나 미그로의 웹사이트에서는 판매하고 있는 한국산 식료품으로 조리할 수 있는 한식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다. 쿱에서는 불고기, 비빔밥, 만두 등의 조리법을 제공하고 있으며, 미그로에서도 'Seoul Food'라는 제목하에 파전, 잡채, 감자조림 등의 조리법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한편, 한식에 대한 높은 관심과 함께 유통되는 식재료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지만 막상 스위스 수출을 하려면 여러 장벽이 존재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복합식품에 관한 규정이다.

복합식품은 식물성 재료에 우유, 계란, 벌꿀, 수산물, 식육 등 동물성 가공제품을 혼합한 식품으로 빵, 과자, 만두, 음료류, 김치, 라면, 면류, 소스류 등이 포함된다. 복합식품 관련 스위스 식품법은 EU 규정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데, 복합식품에 함유된 동물성 원료는 반드시 △EU의 가축 위생 및 식품 안전과 관련된 수입 조건과 △국가 잔류물질 계획의 승인을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수산 제품만 상기 2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기 때문에 국내에서 생산한 식육을 함유한 복합식품은 EU 및 스위스로 수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비비고 등 만두 브랜드가 독일 등 EU 회원국이 원산지인 육류를 사용해 현지에서 생산, 유통하는 이유다.

아울러 무역관은 스위스를 비롯한 유럽 전역에서 대체육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비건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한식에 대체육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밝혔다. 또 아직 스위스 내 대체육을 활용한 애스닉 푸드 시장을 주도하는 경쟁자가 별로 없는 만큼 관심 있는 기업들은 도전해 볼 만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