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지혜 기자
- 승인 2023.01.05 07:50
기능성 니즈 구체화…면역 외 장 건강·이너뷰티 등 주목
풀무원·hy 등 개인 맞춤형·융복합 건기식 시장 활성화
업계 경쟁력 강화 위해 조직 개편·사명 변경·라인업 확대
대상웰라이프·노바렉스·인삼공사 등 해외 진출에 속도
2022년에도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6조 원을 돌파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장기간 이어진 코로나19 팬데믹과 물가 상승 등으로 소비자들의 전반적인 소비심리는 둔화됐지만 건강기능식품 수요는 지속 증가하는 모양새다. 팬데믹 이후 건강에 대해 적극적인 투자와 소비를 지향하는 셀프메디케이션(Self-medication)과 즐기면서 건강을 관리하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자리매김하며 건기식 구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 규모는 2021년 5조6902억 원보다 약 8% 늘었다. 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작년 건기식 시장 규모는 6조1429억 원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이후부터 나타난 건기식 소비력 강화 흐름도 이어졌다. 작년 건기식을 구매한 소비자는 82.6%로 전년비 0.7% 증가했다. 가구당 건기식 평균 구매액도 2021년 33만 원 수준에서 작년 약 35만7000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가장 많이 판매된 기능성 원료는 홍삼이다. 부동의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홍삼의 매출은 1조4602억원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비타민(약 9061억 원), 프로바이오틱스(약 8913억 원) 등이 차지했다.
비타민(종합 및 단일), 오메가-3(EPA 및 DHA 함유 유지)도 2021년에 비해 시장 비중이 커졌다. 2021년부터 주목받아온 단백질 보충제도 성장세를 보여 구매액 기준 2019년 약 640억 원에서 작년 1400억 원 수준으로 119%가량 증가했다. 반면 콜라겐의 경우 작년 922억 원 수준으로 전년비 약 7.8% 감소했다.
주목할 점은 소비자들의 건강 관여도가 높아지고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해지면서 기능성에 대한 니즈가 구체화된 것이다. 이에 면역, 일상 속 영양 관리를 위한 제품 외에도 장 건강, 이너뷰티, 전립선 등 세부적인 기능성이 각광받았다.
전립선 관련 기능성 원료인 쏘팔메토의 실제 구매액은 작년 약 151억 원으로 전년비 21%가량 증가했다. 관절·뼈 건강 기능성을 지닌 엠에스엠도 2021년 약 313억 원에서 작년 약 407억 원으로 늘었다. 업계는 2022년 한 해 동안 타깃을 세분화해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하고 2중·3중 등 복합 기능성을 강조한 제품 등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CJ제일제당이 작년 1월 신설한 건강기능식품 전문 법인 CJ웰케어는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건기식 전문가를 영입하고 조직을 개편하는 등 내실을 다졌다. CJ의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웰니스 가치를 제공하고자 R&D 기반의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유산균 브랜드 ‘BYO’는 장 건강을 비롯 피부면역, 체지방 감소 등도 동시에 관리 가능한 제품으로 시장을 이끌었다. 대표제품인 ‘BYO 피부유산균’은 단일 제품으로만 누적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하고 누적 판매량은 총 2억만 포를 넘었다.
다이어트 건기식 시장 공략을 위한 CJ웰케어의 ‘팻다운’도 누적 매출액 2300억 원을 기록했다. 하루 한 병으로 체지방 감소와 운동으로 인한 피로개선 관리를 할 수 있는 제품 등으로 소비자 니즈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CJ웰케어는 차별화된 R&D 역량을 기반으로 신규 기능성이 기대되는 균주에 대한 연구개발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상라이프사이언스는 작년 10월 대상웰라이프로 사명을 변경하고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웰라이프를 새롭게 론칭했다. 대상웰라이프는 혈관 이완을 통해 혈행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L-아르기닌을 함유한 ’웰라이프 아르포텐 솔루션‘, 마시는 인지기능개선 건기식 ’메모리수‘ 등을 출시하며 차별화된 입지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심도 ‘라이필’ 브랜드로 건기식 라입업을 늘리고 있다. 그동안 농심은 콜라겐 제품을 기반으로 프로바이오틱스, 비오틴 등 다양한 성분을 포함한 관련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혀왔다. 작년에도 ‘라이필 바이탈 락토’ ‘라이필 식물성 알티지 오메가3’ 신제품을 출시했다. 농심은 출시 후 누적 매출액 750억 원을 돌파한 ’라이필‘의 시장 가능성을 확인하고 종합 건기식 브랜드로 육성시키겠다는 계획이다.
KGC인삼공사는 작년 MZ세대 공략을 위해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홍삼의 이미지를 탈바꿈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전용 ‘활기력 에너지박스’ 출시에 이어 자몽농축액과 벌꿀로 맛을 더한 ‘활기력 JOY’를 선보인 것. 활기력의 최근 3년간 연평균 매출성장률은 44%가량으로 2022년 한 해에만 400억 원 매출액을 달성했다.
특히 활기력 온라인 판매량 중 2030세대 고객 비중은 약 60%에 달한다. 또 기존 붉은색과 금색으로 이뤄진 패키지는 파스텔색으로 다양화하고 소용량의 낮은 가격대 제품을 선보이기도.
이와 함께 개인의 생활습관과 건강상태에 대한 전문가의 상담을 바탕으로 하는 개인맞춤형 건기식, 정제, 캡슐 등 형태의 건기식과 액상 등 일반식품이 일체형으로 포장된 융복합 건기식도 시장에서 호평을 얻었다. 건강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개인 특화 제품 선호도가 높아지는 한편 비교적 모바일, 앱 등에 익숙한 20~40대의 건기식 구매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개인맞춤형 건기식 매출액은 작년 9월 기준 약 79억 원, 이용자 수는 약 7만8000여 명에 달한다. 같은 기간 융복합 건기식 매출액도 120억 원에 달하며 판매량은 298만 개로 집계됐다. 식약처가 지난 20일 개인맞춤형 및 융복합 건기식 시범사업 규모를 확대하면서 올해도 시장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7월부터 ‘퍼팩’ 매장을 오픈하며 개인맞춤형 건기식 시장에 뛰어든 풀무원건강생활은 2021년 초 정기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맞춤영양’ 앱을 선보였다. 개인맞춤영양은 개인에 특화된 제품을 추천하기 위해 건강검진과 투약정보, 알레르기 등을 반영한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다. 작년 개인맞춤영양 앱 다운로드는 전년비 800% 증가, 매출은 4배가량 신장했다. 재구독률도 앱 론칭 후 7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풀무원녹즙은 국내 최초로 융복합 건강기능식품을 선보이며 업계를 선도해 나가고 있다. 융복합 건기식 라인 강화를 통해 업계 리더 자리를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1호 융복합 건기식 ‘칸러브 엑스투’는 유기농 명일엽으로 만든 녹즙과 밀크씨슬추출물, 비타민B군 등이 함유된 제품이다. 출시 두 달 만에 30만 병 이상 판매됐다.
1호 제품의 인기에 힘입어 풀무원녹즙은 작년 3월 레드비트와 당근으로 짜낸 녹즙에 홍국과 비타민 B6, B12, 엽산을 더한 2호 제품 ‘하트러브 엑스투’을 출시했다. 1·2호 제품은 출시 8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200만 병이라는 성과를 냈다. 이어 작년 10월 풀무원녹즙은 3호 제품 ‘아이러브 엑스투’를 선보였다. 뚜껑 부분에는 눈 건강 기능성 원료 마리몰드꽃추출물과 복합영양소(비타민 E, 구리, 아연, 비타민 D)로 구성된 한편 병 부분에는 빌베리와 적포도 활용 녹즙이 담겼다.
hy도 건기식 원료를 넣은 음료와 이중 제형의 융복합 건기식을 내놓으며 기능성 음료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피부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바이오틱스 ‘HY7714’와 장 건강 프로바이오틱스를 한 병에 담은 ‘MPRO4’, 마리골드꽃추출물과 베타카로틴, 과일 및 야채 액상을 담은 ‘하루야채 바이탈 눈건강’ 등이다. hy는 지속적인 소재연구 개발로 기능성 제품 라인을 늘리고 B2B 사업까지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2030세대의 홍삼 소비가 늘면서 KGC인삼공사의 직영 온라인몰 ‘정관장몰’을 비롯 온라인 플랫폼 매출이 늘었다. 작년 정관장몰 회원 수는 120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7년 론칭 당시 2만 명에서 60배 증가한 수치다. 작년 2030세대의 신규가입 회원 수도 2021년과 비교 시 3배가량 늘었다.
실제 정관장몰 매출은 2017년 33억 원에서 2019년 274억 원, 2021년 503억 원으로 신장하면서 5년간 10배 이상 성장했다. 정관장의 카카오톡 선물하기 매출도 2021년 555억 원의 매출고를 기록하며 2020년보다 40% 이상 성장했다. 특히 MZ세대를 겨냥한 ‘정관장 활기력 에너지박스’는 출시 10개월 만에 26만 세트, 520만 병이 팔렸다.
막혔던 중국 시장이 다시 열리는 등 글로벌 시장에 훈풍이 예고되면서 업계는 해외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노바렉스는 수출 더블링(2배 이상의 성장)으로 성장의 새로운 모멘텀을 찾았다. 2020년 29억 원, 2021년 80억 원이었던 수출실적이 2022년 3분기 215억 원을 넘어서면서 1천만불 수출탑 영광을 안은 것. 노바렉스는 2022년 수출실적 260억 원으로 마감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중국과 아시아용 GNC제품의 매출이 약 160억을 차지하며 수출실적을 뒷받침했다. GNC멀티팩 제품은 중국 시장뿐 아니라 올해 노바렉스에서 참가한 2건의 해외박람회 Vitafoods Asia(태국 방콕), Supply Side West(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노바렉스는 올 상반기 1개 이상의 개별인정원료 인정을 추가 계획하고 있다. 현재 개별인정원료 39개를 보유하고 있는 노바렉스는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노바렉스는 오는 6월 중국 HNC china에 참가하고 태국에서 진행되는 비타푸드 아시아에 참가한다. 현재 노바렉스는 GNC와 중국 시장에 대한 내년 제품 물량에 대한 논의를 마친 상태다. 올해 물량의 2배 이상 규모다. 비타팩 제품과 장용코팅오메가를 비롯 2023년 3, 4분기에는 신제형 제품을 추가 론칭해 해외 수출에 적극 나선다.
대상웰라이프도 중국 건기식 및 특수의료용도식품 시장 진출을 위해 시노팜의 자회사 시노팜인터내셔널(중국국제의약위생유한공사)과 손을 잡았다. 양사는 하이난성 단저우시 양푸 내에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대상웰라이프의 첫 해외 합작법인인 만큼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KGC인삼공사의 스테디 셀러 ‘정관장 홍삼정 에브리타임’은 출시 10주년을 맞은 작년 누적 매출액 1조2000억 원을 넘어섰다.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대표 홍삼 제품으로 자리매김하며 2021년 해외수출 실적은 전년비 약 30% 증가했다. 특히 대만,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에서 정관장 제품 중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아울러 KGC인삼공사는 UAE(아랍에미레이트)에서 ‘제2회 KGC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고려인삼에 대해 홍보했다. 중동의 허브 국가인 UAE를 거점으로 중동 전역으로 수출하겠다는 것. 월드컵이 열린 작년 11월에는 카타르 내 200여 개 매장에 정관장 제품을 입점시켰다. KGC인삼공사는 해외 소비자 니즈에 맞춘 다양한 맛과 제형의 신제품으로 각국 유력 파트너사와 연계해 현지 유통채널 및 고객 확보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초고령화 시대 진입이 가시화되면서 치매와 같은 만성질환 관리는 중요한 사회적 현안으로 부상했다. 만성질환 관리를 비롯 건강 유지를 추구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며 건기식 수요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도 산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규제 완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업계는 건기식 영역이 확대되는 것을 긍정적으로 내다보면서 올해도 신규 원료 등장, 제형 다양화, 타깃 세밀화 등으로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CJ웰케어는 CJ의 4대 성장 엔진인 '웰니스' 사업을 강화에 주력한다. 경쟁이 심화되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차별화된 기술력 확보로 웰니스 솔루션을 진화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CJ웰케어는 장기간 섭취하는 건기식 특성상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고함량·고기능성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 음료, 젤리 등 다양한 제형은 물론 섭취 편의성을 높인 패키지와 디자인 개선 및 리뉴얼을 진행하고 다양한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고객 접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풀무원건강생활은 개인맞춤영양과 냉장유산균을 앞세운 ‘유어락’의 매출 증대에 집중한다. 풀무원건강생활은 개인맞춤영양 앱을 제품 추천에서 더 나아가 ‘개인에 특화된 건강생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건강 데이터 외에 일상의 건강 데이터까지 추적 관리한다. 소비자가 개인의 건강상태를 앱 하나로 손쉽게 관리 가능토록 품질 강화에 나선다. 풀무원건강생활은 고령화 시대를 대비할 수 있는 다양한 ‘유어락’ 제품 론칭도 계획하고 있다.
대상웰라이프도 신규 개별인정원료 발굴에 집중한다. 현재 L-아르기닌, 황국 등 10여 개 개별인정원료를 보유하고 있는 대상웰라이프는 신규 원료의 지속적인 확보와 자산화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상웰라이프는 균형영양식 뉴케어로 쌓아온 영양관리 노하우를 건기식으로 확대하면서 노년층을 위한 라인업 구축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KGC인삼공사는 위드코로나 시대 삶의 방식과 비즈니스의 구조적 변화에 대응해 포트폴리오 혁신 및 투자 확대를 이어간다. 국내의 경우 신규 브랜드 출시 확대를 통해 세부시장 침투를 강화한다. 또 개별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기반으로 라인업을 확장하는 등 균형적 마케팅 활동과 디지털 유통 확장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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