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전반

[기획] 글루텐 없고 소화도 잘돼…쌀가공식품 수출 확대 ‘쑥쑥

곡산 2022. 11. 18. 10:49

[기획] 글루텐 없고 소화도 잘돼…쌀가공식품 수출 확대 ‘쑥쑥’

  •  문광운 농식품전문기자
  •  승인 2022.08.30 19:23
  •  호수 3421
  •  5면

 

글루텐프리가 여는 ‘라이스(RICE)토피아’
<2>쌀가공식품과 글루텐프리

[한국농어민신문 문광운 농식품전문기자] 

쌀가공식품협회가 매년 쌀가공식품 산업대전을 주관해 회원사의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면서 국내외 바이어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은 ‘2022 쌀가공식품 산업대전’ 전경

세계 글루텐프리 시장 확대
2026년 116억2320억 달러 전망
북미·유럽 중심 시장 형성 이어
중국·일본도 영역 확산 추세

글루텐프리 열풍 힘입어
건강식품 인식…품목 다양화
쌀가공식품 수출 증가 꾸준
지난해 역대 최고실적 기록
올 연말 1억9000만 달러 기대

글루텐프리 식품의 성장은 쌀가공산업 활성화 측면에서 블루오션으로 평가받는다. 글루텐프리 식품으로 획기적 발전을 꾀할 수 있는 새로운 촉매제가 등장한 셈이다. 서양에서 글루텐프리 식품의 인기는 밀가루 알레르기로 유발되는 ‘셀리악병’에서 비롯된다. 셀리악병은 유전적 요인에 의한 자가 면역질환이다. 만성 소화장애증으로 글루텐이 소장 융모에 남아 염증을 유발하는데 소화되지 않은 글루텐이 면역계를 자극하면서 복통, 설사, 복부팽만, 비타민 결핍 등을 초래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영양실조, 인지부조화, 정신적 우울증을 유발하고 심할 경우 장애나 사망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셀리악병의 발병률은 수십 년 동안 매년 평균 7.5%씩 증가할 만큼 심각하다.

이에 따라 글루텐을 함유하지 않은 글루텐프리 식품은 셀릭악병 환자들의 필수 식단으로 부상했다. 셀리악병 환자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이 글루텐프리 식품을 섭취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채식위주의 비건이나 유기농인증 식재료 등의 식단도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글루텐프리식품은 다이어트, 건강식으로 인식되면서 소비가 확산되는 추세다. 빵을 비롯한 시리얼, 스낵, 면류, 간편식품, 영유아식품 등 다양하다. 글루텐프리 식품을 통한 쌀가공산업 발전은 자연스런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쌀가공식품은 글루텐프리로 인증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윤승우 쌀가공식품협회 전무는 “쌀은 대표적은 글루텐프리 곡물”이라며 “쌀과자를 비롯해 가공밥, 쌀국수 등의 면류, 쌀빵, 시리얼, 라이스칩, 쌀부각, 어린이·유아식, 쌀우유, 주류 등으로 품목이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분질미를 이용한 쌀가공산업 활성화도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제품에 집중된다. 정부는 분질미의 가공 적성부터 품종별 특성에 맞는 제과, 제빵, 면류 등의 제품개발을 추진한다, 식이섬유와 감마 오리자놀 등의 성분을 규명하고, 이를 이용한 콜레스테롤 저하 및 혈압·혈당 개선 등에 대한 쌀의 기능성을 증명해 식품원료로 등록할 방침이다. 일반식품 기능성표시 제품으로 활용함으로써 글루텐프리 인증의 영역을 넓히는 것이다.

쌀은 글루텐이 없는데다 체내 소화도 밀가루에 비해 비교적 잘되는 특성을 갖는다. 쌀베이커리를 비롯한 쌀빵류의 경우 대표적 글루텐프리 품목으로 꼽힌다. 쌀베이커리는 직장인들이나 자녀들의 아침 대용으로 제격이어서 소비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같은 소비에 힘입어 글루텐프리식품 시장은 2010년 이후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회사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세계 글루텐프리식품 시장은 2011년부터 2017년 사이 연평균 8.2%씩 증가해 2023년 16% 이상 증가한다. 시장규모도 지난해 78억5890만 달러에서 2026년 116억2320억 달러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세계 글루텐프리식품 시장의 소비추세를 감안할 때 쌀가공식품의 수출 증가는 더욱 높다고 할 수 있다. 쌀가공식품 수출은 지난해 1억6400만 달러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9130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 기준 14.5% 신장됐다.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연말까지 1억9000만 달러의 수출이 기대된다.
 

해외 글루텐프리 시장과 쌀가공식품

글루텐프리 식품은 미국을 비롯한 영국, 캐나다, 호주, 독일, 이탈리아 등 북미와 유럽의 비중이 높다. 미국이 45.4%로 가장 크고, 영국 9.6%, 이탈리아 5.3% 등이다.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시장도 글루텐프리 식품의 영역이 확산되는 추세다. 일본은 2020년까지 글루텐프리 제품이 149개에 이르는 등 소비 저변이 넓다. 중국도 영유아식을 중심으로 글루텐프리 시장은 성장세를 유지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자료에 따르면 세계 최대 글루텐프리 시장인 미국의 경우 시리얼을 비롯한 빵, 스낵류, 면류 등이 주요 제품이다. 이와 함께 가장 활발한 글루텐프리 쌀가공식품 소비처로 부상하고 있다. 쌀 케이크를 비롯해 스낵, 유아용 이유식, 시리얼 제품 등이 주력 품목이다. 특히 쌀 우유가 현지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다. 쌀 우유는 우유에 쌀가루 등을 혼합한 것으로 견과류 우유를 소화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집중 구매한다. 미국은 글루텐 민감증으로 인한 일반인들의 알레르기 진단이 증가하는데 이에 따른 글루텐프리 식품 소비도 해마다 상승 곡선을 기록한다. 
캐나다도 2020년 기준 글루텐프리 식품 시장은 4억5700만 캐나다 달러에 이른다. 한화 기준 4533억원이다. 이는 캐나다 전체 음식물 알레르기 시장에서 67%에 이른다. 글루텐 대체곡물은 쌀, 귀리, 퀴노아, 현미, 아마란스, 수수, 옥수수, 아몬드, 메밀, 기장, 한천 등 다양하다. 유통 제품은 빵의 비중이 높고 시리얼, 과자류, 파스타 등도 인기다.
호주도 주요 글루텐프리 시장이다. 시장 가치는 2014년 기준 9000만 달러로 아시아에서 가장 크다. 미국과 서유럽의 중요 수출국가로 평가받는다. 2025년까지 연평균 7.8%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쌀가공식품도 글루텐프리 시장에서 유통되는데 뻥튀기, 가래떡, 쌀빵 등 쌀가루를 이용한 제품의 수출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독일의 경우 글루텐프리 식품 시장은 2017년 6320만 유로에서 2021년 2억2080만 유로에서 2021년 27억1700만 유로로 5년 동안 23% 신장됐다. 향후 2026년까지 2억9880만 유로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품목은 간편식과 빵, 파스타, 과자류, 시리얼, 이유식 등이다. 그동안 빵의 비중이 가장 높았으나 지난해 간편식이 8670만 달러로 빵류(7600만 유로)를 앞질렀다. 


>>주요 국가별 글루텐프리 인증제도

해외 유통매장에 진열된 글루텐프리 식품.

 미국  20ppm 이하 모든 식품에 ‘무글루텐’

2014년 8월부터 글루텐프리 인증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표시기준은 글루텐 함유 곡물인 밀, 호밀, 보리 및 이들의 교배종을 원재료로 사용하지 않거나 글루텐을 제거하여 글루텐 함량이 20ppm 이하인 모든 식품에 ‘무글루텐’ 표시를 할 수 있다. 글루텐을 아예 함유하지 않은 물이나 당근 등에도 무글루텐 표시가 가능하다. 미국 연방 정부에서 직접 인증하는 제도는 없다. 다만, 소비자단체와 비영리단체에서 무글루텐 인증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들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무글루텐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대표적인 인증기관은 셀리악지원협회(CSA), 무글루텐인증기구(GFCO) 등이다. 무글루텐 기준에 적합한 제품은 ‘Gluten-Free’, ‘No Gluten’, ‘Free of Gluten’, ‘Without Gluten’ 등을 표시할 수 있다.


 유럽연합(EU)  2009년부터 글루텐프리 인증제 운영

2009년 1월부터 글루텐프리 인증 제도를 운영한다. 표시기준은 미국과 동일한데 글루텐 함량이 10ppm 이하인 식품은 ‘Very Low Gluten’으로 규정하고 있다. 유럽셀리악협회(AOECS)가 유럽연합 전체 무글루텐 인증을 관리하는 비영리기관이다. EU 본부 역할을 하는데 영국 셀리악협회와 연계해 운영하고 있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표시 시험법을 따르는 것은 물론 무글루텐 식당에 대한 인증과 교육도 시행한다.


 캐나다  글루텐 함량 20ppm 이하일 때 적용

2012년 8월부터 글루텐프리 인증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표시기준은 미국과 같이 글루텐 함량 20ppm 이하인 식품에 적용된다. 주요 인증기관은 무글루텐인증프로그램(GFCP)이다. ‘Low-gluten’이나 ‘Less-gluten’ 등의 추상적 표현은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일본  1ppm 이하인 일본산 쌀가루에 표시

2017년 3월 글루텐프리 인증제도를 도입했다. 표시기준은 ‘쌀가루 제품의 보급을 위한 표시지침’에서 글루텐 함량이 1ppm 이하인 일본산 쌀가루에 표시할 수 있다. 국제적으로 일본산 쌀가루를 차별화하기 위해 국제 기준보다 엄격한 기준을 정해 ‘Non-gluten’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인증 업무는 일본쌀가루협회(KOMEKO)가 맡고 있다.

<문광운 농식품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