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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조치 완화 ‘삼겹살 가격 상승’에도 한돈농가 ‘도산’ 위기?

곡산 2022. 5. 22. 11:17
방역조치 완화 ‘삼겹살 가격 상승’에도 한돈농가 ‘도산’ 위기?
  •  최지혜 기자
  •  승인 2022.05.20 11:27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외식 수요 증가…삼겹살 1kg 2만 8230원 전년比 4500원 상승
삼겹살 가격 상승 요인에 가축질병 영향 근거 부족…돼지 공급두수 전년比 2418두 늘어
국제 원료값 상승으로 돼지 사룟값 상승…돼지 농가 약 30% 도산 위기 직면

최근 방역조치 완화로 외식 수요가 늘며 삼겹살 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나 한동농가의 30%가량은 도산 위기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적으로 원료값이 치솟으며 사룟값 인상으로 농가의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는 것.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위원장 손세희)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돼지고기 외식 수요가 단기간에 일시적으로 증가하면서 최근 삼겹살 가격이 올랐다고 분석했다. 삼겹살 1㎏당 소비자 가격은 5월 17일 기준 2만8230원이다. 전년 동월동일(2만3648원) 대비 19.4%(4582원/㎏) 상승했다. 

일각에선 가축질병의 영향으로 돼지 공급이 줄어 가격이 상승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한돈자조금은 돼지 공급두수는 전년보다 증가해 통계적인 근거가 부족하단 입장이다. 

최근 돼지 공급두수는 전년보다 많은 수준이다. 1~4월 일일 돼지 도축두수는 전년 동기간 대비 약2400두가 증가했다. 작년(7만6448두/일)에 비해 올해(7만8866두/일) 늘어난 것. 한돈자조금은 가축질병 영향에 따른 공급 부족은 돼지 도축두수를 볼 때 전년 대비 급격한 감소를 보이지 않았기에, 최근 급상승 현상을 가축질병 영향으로 설명하기에는 통계적으로 근거가 부족하다고 전했다. 

일일 돼지 도축두수 비교. 올해 1~4월 일일 도축두수는 전년 동기간 대비 약 2400두 증가했다.(자료=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또 한돈자조금은 최근 돼지 산지가격의 급상승은 일시적일 것이라며 돼지 산지가격이 올해도 예년과 비슷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4월부터 8월까지 꾸준히 상승하고 9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 동절기엔 최저 돈가를 유지하는 패턴의 돼지 산지가격은 전국 도매시장에서 수요와 공급 원칙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다. 농가에서는 가격을 결정할 수 없어 사룟값이나 인건비가 급격히 오르더라도 돼지가격을 올려서 팔 수 없는 구조다. 한돈자조금은 매년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돼지 산지가격이 올해도 예년과 유사한 추세일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한돈자조금 “오는 7월부터는 사룟값의 추가 인상이 예상되고 있어 올 하반기 농가 경영난에 대한 근심이 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적으로 원료값이 상승하는 가운데 돼지 사료원료인 옥수수 값이 오르고 있다. 옥수수는 돼지 사료원료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으나 온전히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국제 곡물가격은 코로나19, 가뭄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지난 2020년 하반기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해왔으며, 지난 2월에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영향으로 곡물값이 급등했다. 돼지용 배합사료에 쓰이는 옥수수는 2020년 12월 1㎏당 209원이던 것이 올해 2월에는 394원을 기록하며 1년여 만에 가격이 2배 이상 불어났다. 

국제 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사룟값 인상은 한돈농가의 경영난을 불러왔다. 작년 한 해 동안 돼지 사룟값은 30% 이상 올랐다. 사룟값은 돼지 생산비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사료가격 상승으로 인해 농가는 돼지 한 마리를 키우기 위해 작년보다 6만원씩 손해를 보는 셈이다. 

올해 7월경에도 사룟값의 대폭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올 하반기에는 돼지 생산비가 전년보다 10만원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한돈농가들의 경영적자는 돼지농가 중 30%가량은 도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돈자조금은 “유례없는 위기 상황을 맞이한 한동농가에서는 일시적인 돼지가격 변동에 일희일비 하지않고, 한돈산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건강하고 안전한 돼지고기 생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