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무신사의 '영토 확장'…득일까 실일까
- 이현석 기자 tryon@bizwatch.co.kr
- 2021.07.07(수) 15:27마켓컬리 등 '영역 넓히기' 한창
'전문몰 정체성+시너지' 고민해야 - 이커머스 전문몰의 변신이 활발하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이커머스 버티컬 플랫폼(전문몰)들이 잇따라 변신에 나서고 있다. 마켓컬리·무신사·W컨셉 등은 식품·패션 등 기존 카테고리를 넘어 새로운 상품군까지 취급 영역을 넓히고 있다. 카테고리 확장을 통한 수익성 제고와 규모 확대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전문몰의 정체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테고리 확장을 하더라도 기존 영역과의 시너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마켓컬리는 최근 여행·가전·뷰티 등으로 상품 취급 영역을 넓혔다. 지난 6일부터는 인터파크를 신규 호텔 상품 공급사로 선정해 여행 카테고리 공략에 열중하고 있다. 물론 마켓컬리 특유의 엄격한 '상품 큐레이션' 기조는 유지한다. 단기간에 취급 상품의 수를 크게 늘리지는 않겠다는 생각이다. 다만 인터파크의 여행 관련 역량을 활용할 수 있게 된 만큼 더욱 다양한 구성의 패키지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몰들은 각자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시장 내 영역을 확보한 상태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전문몰들의 변신은 이커머스 시장 변화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품으면서 '빅3' 구조가 확고해졌다. 일부 전문몰은 대기업이나 타 플랫폼과 합병되는 등의 방식으로 규모를 키우고 고객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규모 키우기도 카테고리 확장의 이유로 꼽힌다. 여행·리빙·가전 등 카테고리는 식품·패션에 비해 상품 단가가 높다. 상품 한개 당 가격이 높다. 거래액 규모는 추후 기업공개(IPO), 투자 유치 과정에서 중요하게 고려되는 요소다. 카테고리 확장이 가능하다면 대형 플랫폼과의 규모 경쟁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 전문몰들이 카테고리 확장에 나서는 데에는 플랫폼의 수준을 업그레이드하려는 전략이 담겨있다는 분석이다.다만 업계에서는 전문몰들의 잇단 변신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커머스 경쟁이 외형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문몰만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문몰 소비자는 각 플랫폼이 제공하는 차별화된 상품에 집중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규모의 경쟁에도 한계가 있다. 현재 전문몰 중 가장 높은 거래액을 기록하고 있는 플랫폼은 무신사와 마켓컬리 등이다. 이들의 지난해 연간 거래액은 1조~2조원 수준이었다. 현재의 성장세를 감안하더라도 2배 이상의 급성장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반면 같은 기간 네이버·신세계·쿠팡의 연간 거래액은 이미 20조원을 넘어섰다. 전문몰이 거래액 규모를 키우더라도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과의 경쟁은 어렵다는 평가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이커머스 시장에서 핵심 경쟁력은 가격이다. 가격 경쟁력은 거래액 규모와 비례한다. 대량 매입이 가능해야 단가를 낮출 수 있다. 나아가 일정 수준 이상의 판매량이 보장돼야 프로모션 등을 진행하더라도 최소한의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전문몰이 기존 대형 이커머스 업체와의 거래액 격차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없다면 전문몰의 변신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이런 전략은 고속 성장으로 이어졌다. 오늘의집 거래액은 코로나19 이후 홈 인테리어가 각광받자 급속도로 증가했다. 최근에는 월 1000억원 이상의 거래액을 기록하고 있다. 누적 거래액도 1조원을 넘어섰다. 오늘의집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가구에서 인테리어로 유도하는 데 성공한 결과다.
- 업계 관계자는 "대중적 카테고리 상품은 이미 이커머스 시장 내 선두 사업자들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급하게 취급 상품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것은 위험한 판단"이라며 "자칫하면 전문몰 특유의 강점마저 잃고 평범한 플랫폼으로 전락할 수 있다. 전문몰은 규모 경쟁에 집중하기보다는 현재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카테고리를 찾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따라서 전문몰이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존 카테고리와의 시너지를 고려해야한다. 가구 전문몰 '오늘의집'이 대표적이다. 오늘의집은 론칭 초기부터 가구를 전문적으로 취급했다. 거래액이 일정 정도 확보된 후에는 인테리어 서비스로 영역을 넓혔다. 가구와 인테리어의 밀접한 관계에서 착안한 전략이었다.
- 또 대부분의 전문몰은 취급 카테고리에 특화된 MD 인력풀 및 물류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출혈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의 경우 인프라 확장을 위한 큰 폭의 투자가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상품 카테고리를 섣불리 확장한다면 기존에 갖추고 있던 인프라를 새롭게 확장한 영역에 투입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기존의 주력 카테고리는 상대적으로 힘을 잃게 된다.
- 사업 방향성 반드시 유지돼야
- 이에 따라 전문몰들은 식품·패션 등 기존의 영역에만 집중해서는 경쟁이 어려워진다. 전문몰은 시장 자체가 한정돼있어 단기간에 매출액을 크게 끌어올리기 어렵다. 게다가 T커머스 플랫폼 등이 이커머스 영역까지 진출했다. 시장 내 신규 플랫폼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고객을 지키기 위한 프로모션 등이 필요하다. 전문몰들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 패션 플랫폼들은 '리빙 카테고리'에 손을 뻗었다. 무신사는 삼성전자의 TV·에어컨·냉장고 등 대형 가전을 판매하고 있다. 현재 판매하는 상품만 170여 개에 달한다. W컨셉은 신세계그룹에 인수된 이후 첫 행보로 삼성 비스포크 라인업을 입점시켰다. 브랜디도 리빙·인테리어·팬시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 전문몰, 일반몰로 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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