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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식품시장 선점 위해 주목해야 할 트렌드는?

곡산 2023. 10. 24. 07:40
세계 식품시장 선점 위해 주목해야 할 트렌드는?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3.10.23 07:54

임정빈 서울대 교수…‘건강·안전’ ‘편의성·간편화’ ‘R&D·융복합’ 예의주시해야
2025년 10조 불 넘어…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 트렌드 부합하는 전략 필요
건강과 안전 중시…유기농·건기식 수요 증가
도시화로 HMR 등 간편한 편의식품 고성장
기술 융복합 기능성 식품·바이오·제약 등 진출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5.6% 성장률을 보이며 10조2570억 달러 규모가 예상되는 세계 식품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건강과 안전 △편의성과 간편화 △R&D 투자와 융복합 기술의 응용 증가의 양상을 보이는 현 트렌드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2일 양재동 aT센터에서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주최로 열린 ‘식품산업 활로개척을 위한 수출확대정책과 업계 대응방안’ 심포지엄에서 임정빈 서울대 교수는 “현 세계 식품시장은 코로나19 사태 직후 축소된 상황을 빠르게 벗어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9조307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2년 이내 10조 달러 규모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정빈 서울대 교수

임 교수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전 세계 모든 지역에 걸쳐 식품시장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 아·태 지역이 22.3%, 유럽 20.2%, 중동·아프리카 61.6%, 북미 19.3%, 중남미 26.5% 등 고른 성장세가 전망된다.

임 교수는 이러한 우리나라 식품기업도 성장세에 있는 세계 식품시장에서 네슬레 등 글로벌 식품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현재 세계식품시장의 트렌드에 부합하는 맞춤형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가장 먼저 ‘건강과 안전’을 꼽았다. 임 교수는 “상품 선택 시 건강 관련 표시 여부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식품 하나를 고를 때에도 첨가물·보존제 이용 여부, 지방·트랜스지방 함량, 천연재료 이용 여부 등이 중요한 척도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기농 및 건기식 수요가 증대되고 있는 상황도 이와 마찬가지다. 세계 유기농 식품 시장은 2020년 기준 약 1290억 달러로, 지난 10년간 연평균 약 10.3% 성장하고 있다. 과거 신선 과채류와 유제품에 국한됐다면 현재는 즉석식품, 냉동식품, 탄산음료, 과자류에 걸쳐 매우 다양한 시장에 영역을 확대하는 추세다.

건기식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면역력 증진 등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연평균 5.3%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실제 미국이나 중국 등의 소비자 10명 중 7~8명은 면역력 유지를 위해 가공식품 구입 시에도 면역력 증진 성분을 첨가한 제품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추세가 지속되며 관련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임 교수는 예상했다.

임 교수는 “안전은 소비자 식품 선택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네슬레의 이유식 마케팅이 대표적인데, 아이의 건강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WHO 기본 규격 여부에 상관없이 개발도상국에서도 자체적인 강화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 기업도 식품안전 확보를 통해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부단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편의성과 간편화’ 트렌드도 주목해야 한다. 소득 증가와 도시화에 따른 소비트렌드 변화의 영향으로 편의식품 시장규모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 교수는 “글로벌 소비자 성향을 살펴보면 집이나 사이버공간 등 자신만의 공간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코쿠닝 현상’과 1일 3식이 아닌 수시로 음식을 섭취하는 ‘그레이징 현상’이 보편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가까운 나라 일본에서 두드러지고 있는데, 일본은 현재 밖에서 조리된 것을 구입해 가정 내에서 먹는 ‘중식(中食, HMR)’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또 미국은 HMR 상품 개발 시 다양한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해 건강하면서도 안전하고 편리한 가치를 추구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눈여겨봐야 할 트렌드는 ‘R&D 투자와 융복합 기술의 응용 증가’다. 임 교수는 “EU 식음료연합회에 따르면 세계식품산업 분야의 생산 R&D 트렌드는 ‘건강’ ‘즐거움’ ‘운동’ ‘편리성’ ‘윤리’ 5개 요소를 강조하고 있다”며 “생산 트렌드 역시 식품소비 트렌드에 변화에 맞춰 프리미엄 식품소비라는 식문화 변화 동향에 대응하고 있고, 식품가공원료의 안전성과 기능성 증진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융복합 기술 확산은 푸드테크를 예로 들 수 있다. 이미 전통적 식품산업이 제약, 바이오, 화장품 등 타산업과의 융복합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3D프린터산업을 비롯해 빅데이터, AI, IoT 등과 접목한 마케팅이 한창이다.

임 교수는 “네슬레는 기능성식품과 제약 부문까지 진출했으며, 오레오 제조회사인 몬델레즈 인터네셔널은 소비자가 직접 당분 조절, 맛 선택 등을 할 수 있도록 4000여 가지 조합이 가능한 오레오 쿠키를 개발했다”며 “글로벌 식품기업의 R&D 투자는 전체 제조업 분야를 기준으로 높은 수준이지만 여전히 집중도 0.5%에 불과하다. 반면 우리나라 식품기업의 R&D 투자는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이어서 R&D 경쟁력 측면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현재 각국은 식품안전 확보를 위해 검역강화, 수입금지 등 초강경 수단을 동원하며 전 방위적인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또 패스트푸드의 대명사 맥도날드가 웰빙메뉴를 확충하는등 건강식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미역, 다시마 등 농수산물을 사용한 기능성식품 개발이 한창이다”며 “우리나라도 이러한 트렌드에 예의 주시하고 제품 개발에도 집중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