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식품 시장, 미래 먹거리 선점 위한 스타트업 육성 활발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1.06.22 01:55
식품업계 전담팀 구성…아이디어·기술력 갖춘 국내외 파트너 발굴 박차
CJ, 대체 단백·건기식·푸드테크 등에 투자
농심, 간식 큐레이션 ‘스낵포’ 기업가치 10배 상승
SPC·풀무원·동원산업은 해외 업체와 제휴
식품업계가 스타트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미래 식품 선점 본격화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소비 식품 트렌드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눈에 띄는 아이디어 제품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인기 상품에만 안주할 경우 도태될 수 있다는 식품업계의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에 식품기업들은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미래 먹거리를 함께 개발할 파트너사로서 스타트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은 물론 스타트업 발굴 전담팀까지 구성하는 한편 해외 스타트업에도 손길이 닿고 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유행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갈수록 새로운 먹을거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식품업계는 신선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에 주목하고 있다"라며 “이는 곧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쟁 우위 선점을 위한 기업의 신성장동력과도 궤를 같이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CJ그룹은 미래 혁신기술을 확보하고 스타트업의 성장과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 창조경제혁신센터와 공동으로 ‘오벤터스’를 주최해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는데, 작년 상반기에만 270여 기업을 지원하며 약 110억 원의 투자유치 성과를 거뒀다.
지난 3월에는 식품 전략기획실 산하에 사내벤처캐피털 역할의 뉴 프런티어(New Frontier) 팀을 신설해 전략적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주요 관심분야는 대체 단백·건기식·푸드테크·업 사이클링 등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글로벌 식품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시장에 민첩하게 반응하기 위해서는 스타트업과의 협업이 필수”라면서 “CJ제일제당이 보유한 R&D 인프라와 풍부한 노하우, 스파크랩의 스타트업 육성 노하우를 결합해 미래 성장의 기회를 모색하고 건강한 산업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지난 2018년 말 식품업계 중 가장 먼저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스타트업 육성 전문 기업인 퓨처플레이와 함께 ‘농심 테크업플러스’를 통해 푸드테크 분야의 유망한 스타트업 발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간식 큐레이션 서비스를 하는 ‘스낵포’, AI 기반의 상권 분석 솔루션을 내놓는 ‘오픈업’, 3D 푸드 프린팅 기술을 가진 ‘요리로’, 차를 기반으로 새로운 음료 경험을 제공하는 ‘달차컴퍼니’, 가치소비 커머스 스타트업 ‘패신저스(비보트)’, 헬스케어 코디네이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진원온원’ 등에 투자했다.
이중 스낵포는 농심 투자 이후 현재 400여 개 고객사를 확보해 스낵 정기배송 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투자시점 대비 기업가치가 10배 이상 올라 추가 투자 유치도 준비 중이다.
농심은 앞으로도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성장 잠재력을 갖춘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해 미래 식품산업의 방향을 제시한다는 목표다.
롯데푸드는 최근 ‘Chefood(쉐푸드) 세븐데이즈 플랜’ 식단 관리 도시락 7종을 건강식 당일 배송 스타트업 프레시코드에 입점했다.
롯데푸드의 제품력과 프레시코드의 혁신적인 유통 서비스의 협업이라는 점에서 롯데그룹 스타트업 육성의 성과이기도 하다. 프레시코드는 카페, 편의점 등 오프라인을 거점으로 사용한 당일 배송 서비스의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롯데벤처스로부터 지난 2018년 투자를 받았다. 롯데그룹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엘캠프(L-CAMP) 5기에도 선정된 바 있다.
롯데푸드를 비롯한 롯데그룹은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해 푸드테크 스타트업 육성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롯데벤처스가 주관하는 ‘미래식단(未來食團)’은 미래 식음료, 대체 식재료 등 미래의 식음료 산업 생태계를 혁신할 잠재력을 가진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프로젝트다.
CJ프레시웨이도 푸드테크 스타트업과 손잡고 식자재 주문 시스템 및 빅데이터 솔루션 공동 개발에 나섰다. 그룹에서 운영하고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오벤터스(O!VentUs)’ 사업 일환이다.
CJ프레시웨이는 오벤터스를 통해 공동 기술·사업 개발 및 사업성을 검증하는 스케일업·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해 위대한 상사, 딜리버리랩과 식자재 주문 시스템 및 빅데이터 솔루션 관련 연구과제를 수행했다.
CJ프레시웨이는 식자재 유통시장의 선두 기업으로 그동안 축적한 데이터와 인큐베이팅, 전략 인프라를 제공함으로써 스타트업의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동시에 이들 업체를 이용하는 외식 예비 창업자 및 기존 외식 운영자들에게 보다 안정적인 사업 환경을 조성하는데 힘쓸 예정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스타트업에도 손길을 뻗치고 있다. SPC 삼립은 식물성 달걀 시장에서 주목받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체 단백질 기업 저스트(Eat JUST)와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풀무원은 어류 세포를 배양해 해산물을 생산하는 혁신 식품기업 블루날루(BlueNalu)와 세포배양 해산물 사업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 동원산업은 필(必) 환경 양식 기술을 보유한 노르웨이의 연어 양식 스타트업 새먼 에볼루션과 지분 투자 협약을 체결하며 안정적인 대서양 연어 수입 경로를 구축해 지속 가능한 식량자원과 해수 순환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기업들의 스타트업 투자 확대는 미래 식품인 대체식품, 맞춤형 건기식, 고령 친화 식품 등을 시장에서 빠르게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 될 수도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ESG 경영 측면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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