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전반

[서울대 푸드비즈니스랩의 트렌드 캐처⑤] 어떤 맥주가 ‘프리미엄’으로 인식되나?

곡산 2021. 3. 29. 07:36

[서울대 푸드비즈니스랩의 트렌드 캐처⑤] 어떤 맥주가 ‘프리미엄’으로 인식되나?

  •  박서영 연구원
  •  승인 2021.03.29 02:05

컵에 따르는 고데시벨 소리에 프리미엄 반응
행복감 등 연상…청각적 시그널 주는 접근 필요

△박서영 서울대학교 푸드비즈니스랩 연구원

국내 맥주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수제맥주 시장은 ‘20년 1천억원을 돌파했으며, 대형 3사 또한 생맥주, 청정라거, 투명병 맥주 등 다양한 시도를 펼치고 있다. 변화하는 만큼, 마케팅 경쟁도 치열해져 가고 있다.

이러한 경쟁상황 속에서 맥주 마케터들은 어떠한 강점에 집중해 맥주를 홍보해 나가야 할까? 본 기고문에서는 프리미엄 맥주 시장을 중심으로 다루고자 한다. 연구자들은 청각적 자극에 따라 프리미엄 정도를 평가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소비자들은 맥주를 소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어떠한 소리를 들었을 때 프리미엄 맥주라 인식할까?

두 번의 실험을 통해 프리미엄 맥주와 소리의 연관성을 살펴봤다. 각 실험은 평소에 맥주를 마시는 일반 소비자가 실험에 참여했다. 첫 번째 실험에서 정상 청각 능력을 갖춘 197명의 참가자가 참여했다. 맥주병과 캔을 각각 컵에 따르는 소리와 병과 캔의 뚜껑을 따는 소리를 실험 참가자들에게 무작위로 들려줬다. 연구자들은 소리의 높낮이(주파수)와 세기(데시벨)의 변화에 따른 총 16가지 경우의 소리(예: 병맥주를 컵에 따르는 소리가 높은/낮은 데시벨과 주파수를 가진 경우, 낮은/높은 데시벨과 높은/낮은 주파수를 가진 경우 등)를 만들었다. 참가자들은 각 소리의 프리미엄 정도를 평가했다.

참가자들은 캔을 딸 때보다 병을 따는 소리를 들었을 때 프리미엄을 인지했다. 그 중 뚜껑을 여는 소리보다, 컵에 따르는 소리를 들었을 때 프리미엄 인지 현상을 보였다. 또한 그 소리의 데시벨이 높을수록 더 프리미엄 하다고 느꼈다.

△실험1에서의 패키지 종류와 청각적 신호의 데시벨, 주파수에 따른 프리미엄 점수 (5점 리커트 척도 기준). (Almiron, P., Escobar, F. B., Pathak, A., Spence, C., & Velasco, C. (2021). Searching for the sound of premium beer. Food Quality and Preference, 88, 104088.)

두 번째 실험에서는 123명의 참가자가 참여했으며, 앞서 들려줬던 16가지 소리의 프리미엄 점수와 소리를 듣고 느낀 점을 총 12가지 단어로 평가했다. 양극단의 형용사로 이루어진 평가문항은 100점 만점으로 숫자가 높을수록 긍정적 형용사에 가까움을 의미한다. (1)멋진-끔찍한, (2)좋은-나쁜, (3)온화한-가혹한, (4)행복한-슬픈, (5)힘없는-힘있는, (6)약한-강한, (7)가벼운-무거운, (8)얕은-깊은, (9)느린-빠른, (10)조용한-시끄러운, (11)소극적인-활발한, (12)죽은-살아있는 등의 형용사가 실험에 사용됐다.

실험 결과 실험1에서 참가자들이 프리미엄하다고 인지했던 소리들은 주로 멋진, 좋은, 행복한, 살아있는 등과 같은 긍정적 표현들과 연계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요컨대 병맥주를 높은 데시벨로 따르는 소리를 들려줬을 때, 소비자들은 프리미엄 맥주라고 인식했으며, 프리미엄 맥주로 인식할수록 멋지고 행복하다는 등의 긍정적 표현을 상상했다.

사람들은 왜 캔맥주보다 병맥주 소리를 더 프리미엄 하다고 느꼈을까? 연구자는 소비자의 과거 경험에서 자연스레 나오는 현상이라고 말한다. 맥주를 따를 때, 나오는 탄산거품 소리는 축하하거나 특별한 장소에서 마시는 샴페인 혹은 스파클링 와인 소리와 유사하다. 소비자들은 ‘축하’라는 개념에서 이러한 탄산거품 소리와 프리미엄 주요 척도인 품질과 가격 가치를 떠올리게 된다.

맥주 또한 마찬가지다. 맥주의 탄산거품을 따르는 행동에서 소비자들은 자연스레 축하하는 분위기를 떠올리고, 소리를 연상하며 프리미엄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맥주병을 딸 때보다, 맥주를 컵에 따를 때 더 긴 소리가 나기 때문에 소리에 대한 자극을 더 받을 수 있어, 소비자와 맥주간 상호작용이 더 일어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청각적 신호는 소비자의 프리미엄 경험에 필수적인 부분이며, 이러한 신호는 브랜드 속성(고품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실제 맥주 시장에서의 소비자와 제품 간 상호작용을 일으키기 위해 소리가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병 모양과 캔 디자인을 개발하거나, 거품이 더 잘 일어나서 청각적 시그널을 줄 수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 제품의 직접적 변화 외에, TV광고 및 SNS 영상 속 펑펑 터지는 맥주와 시원하게 따라지는 모습 속에서 최적의 소리를 찾아낸다면, 좋은 마케팅 소구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연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Food Quality and Preference지 2021년 3월에 게재된 프리미엄 맥주의소리를 찾아서(Searching for the sound of premium bee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