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열전

[장수브랜드<21>]오리온 ‘오징어땅콩’…42년 맞은 맥주 안주 오징어+땅콩 ‘합체 스낵’

곡산 2018. 3. 15. 08:42
[장수브랜드<21>]오리온 ‘오징어땅콩’…42년 맞은 맥주 안주 오징어+땅콩 ‘합체 스낵’
땅콩에 반죽옷 27회 겹쳐 바삭한 식감에 고소
2018년 03월 07일 (수) 18:30:27김승권 기자 kskpox@thinkfood.co.kr

올해로 42주년을 맞이한 오리온의 ‘오징어땅콩’은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과 바삭한 식감으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 받는 장수브랜드 스낵이다. 2015년 64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정점에 오른 이 제품은 과자 시장의 축소에도 불구하고 작년 592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국민 스낵으로서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1970년대는 해물맛 과자가 소비자의 주목을 막 끌기 시작한 시기였다. 오리온 개발팀은 당시 차별화된 식감과 해물맛 제품을 고심하던 중 가장 인기 있던 맥주 안주인 오징어와 땅콩을 접목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과자에 접목을 시도했다. 당시 주류를 이루던 칩이나 막대 형태와 차별화된 볼(ball) 타입으로 1976년 탄생한 오징어땅콩은 시장 나오자마자 식품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오징어땅콩은 오리온의 제조 기술력이 집약된 제품이다. 흔히 오징어땅콩을 단순히 반죽 속에 땅콩을 넣은 뒤 튀겨내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땅콩에 원재료 반죽 옷을 27회에 걸쳐 얇게 입혀 구워 만든다. 이렇듯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과자 속에 독특한 그물망 구조가 형성돼 오징어땅콩 특유의 바삭한 식감이 나올 수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뿐만 아니라 오징어채를 맨 마지막에 넣는 등 원재료 반죽의 배합도 단계별로 달리해 오징어의 풍미와 과자의 바삭함, 그리고 땅콩의 고소한 맛의 절묘한 조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오징어땅콩은 42년간 국민맥주 안주로 사랑받고 있다.

땅콩 위에 밀가루를 입힌 이중구조의 조직이 절묘하게 융합되어 2가지의 다르면서 조합된 맛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이 제품의 특이성이다. 오리온은 최상급 땅콩을 엄선해 사용하고 있으며 2004년 공정 자동화와 2012년 완전 자동화 공정을 통해 품질 균일화에 성공했다. 또한 로스터 기술의 점진적 개발로 처음 깨물었을 때는 가벼운 바삭함, 내부는 크리스피의 고소한 식감이 입안에 맴돌 수 있도록 제품도 점차 개선했다.

2000년대에는 ‘심심풀이 오징어땅콩’이란 말까지 유행시키며 인기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는데 이는 2006년 30년 진품 콘셉트로 진행한 TV CF의 영향이 크다. 당시 경쟁사의 미투 제품이 쏟아지자 정통성을 강조하기 위해 바다가 연상되는 파도 이미지를 삽입해 바삭하고 시원한 과자임을 강조했고 이는 미투 제품의 경쟁력을 잃게 한 좋은 광고의 사례로 종종 언급되고 있다.

먼저 2016년 통쾌한 식감을 강조하기 위해 패키지 디자인에서 씨즐을 변경했고 전면에 'Since 1976'이라는 로고를 삽입해 전통성을 강조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또한 후면에 제조공정까지 삽입하며 오리온의 차별화된 기술력을 소비자들에게 어필한 것이 제품 신뢰의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최근에는 ‘홈술(Home+술)족’이 늘어남에 따라 오징어땅콩은 집에서 맥주와 가볍게 즐기기 좋은 간편 안주로 각광 받고 있다. 오징어와 땅콩을 한 번에 맛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홈술족들 사이에서는 맥주와 환상의 조화를 이루는 과자 1순위로 꼽히고 있는 것. 홈술족들이 직접 제품을 활용해 만든 ‘오땅 맥주 안주 레시피’는 온라인 상에서 큰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공 모양 어디서나 한 입에 쏙…심심풀이로 그만
해물 맛 국민 안주…42년간 매출 꾸준한 상승

또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도 인기가 높다. 그 이유는 짭짤한 오징어 맛과 고소한 땅콩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 긴 여행길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기 때문. 이와 함께 둥근 볼(ball)타입 형태로 운전 시 한 입에 먹기 편하다는 장점도 휴게소에서 인기를 모으는 이유로 분석된다.

오리온 관계자는 “출시 당시부터 성인들의 맥주 안주로 각광을 받은 오징어땅콩은 지난 42년간 완만한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천천히 국민과자로 자리매김한 사례로 볼 수 있다”며 “2016년 이천공장 화재 등 위기도 있었지만 익산 자동화 생산 공정 기술력이 높은 수준에 올랐기 때문에 앞으로 독보적인 제조 노하우로 더 맛있는 해물 스낵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